마산·창원 등 6000여 장 설치…지역주민 "지나치게 고가" 지적

'한 장에 25만 원 넘는 보도블록을 보셨나요?' 25만8500원짜리 보도블록이 나와 사람들 눈길을 끌게 됐다.

지난 한 달 창원시는 봉곡상가 네거리와 신월동 한전 삼거리, 신월고교 앞, 반송초교 앞, 반송중학교 앞, 도계주유소 앞 등에 'LED 발광형(發光型) 보도블록' 603장을 깔았다.

밤이 되면 노란 불이 들어오는 보도블록에는 빛이 나는 다이오드(LED-Light Emitting Diode)가 들어 있다. 겉을 싸는 재료로는 폴리카보네이트와 ABS 수지·PCB 등이 쓰였다.

마산 내서읍 중리 마산밸리(경남정보기술센터)에 있는 에스엘테크(대표 권성국)가 개발한 특허발명품인 이 보도블록은 조달청 홈페이지 나라장터 종합 쇼핑몰에 '안전 유도 타일'로 분류돼 나온다.

이에 따르면 이 보도블록 가로와 세로 길이는 30cm고 두께는 6cm이며 한 장 당 값은 부가가치세 10%를 포함해 25만8500원이다.

   
 
 
2004년 5월 출시한 10kg 크기 대우 공기방울 세탁기(DWF-105WR)가 가격 비교 전문 홈페이지인 '에누리닷컴'에서 최저가 24만6000원이라 소개돼 있는데, 보도블록이 이 세탁기보다 1만2500원이 비싼 셈이다.

특허청에 등록된 정식 이름은 '횡단보도의 신호등과 연계한 보도블록의 조명시스템 및 그에 의한 보도블록'. 특허 번호는 제 10-0679852호로 2007년 2월 1일 특허 등록이 됐다.

이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지나치게 비싸다'는 쪽으로 나왔다. "아무리 특허 제품이고 독점 공급이라지만 어지간한 세탁기 한 대 값과 맞먹을 정도로 값이 비싸야 한다고는 여겨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좀 비싸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우리 영역이 아니다"며 "조달청에 가격이 그렇게 정해져 있고 그래서 우리는 1억5500만 원 남짓을 주고 603장을 샀을 뿐이다"고 했다.

반면 에스엘테크 관계자는 "좀 비싸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그때문에 영업 사원이 압력을 꽤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특허 발명품이어서 개발 비용이 감안됐다는 부분을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독점 상태라 가격이 높게 유지되지만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고 두세 해 안에 경쟁 업체가 나타나면 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에스엘테크는 이 보도블록의 설치 효과로 △저시력 장애인 점자 블록 인식 효과 극대화 △교통 신호 대기선의 경각심 높임 △한밤중 자동차 운전자에게 건널목 인식에 효과 △아름다운 도시 조명 등을 꼽고 있다.

이 보도블록은 올 7월 조달청에 올릴 때는 지금보다 2500원 비싼 26만1000원이었으며, 대구와 부산을 비롯해 경남의 창원·마산·창녕·함양 등 지방자치단체에 6000~7000장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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