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 아동 성폭행
대책 궁해 쩔쩔매는 판에
어른 세계 성매매 단속 
왜 거기에만 열 올리는가
아이가
비명을 지르는 한 
어른 문제는 뒤로 밀쳐라.

지난 5일 자 경남도민일보 [바튼소리] '성매매? 넌 아동 성폭력 뒤로 물러서라'는 글 끝 부분 내용이다. 우선 '바튼소리'라는 꼭지 뜻을 찾았는데, 딱히 설명이 나와 있지 않아 '바른소리' 쯤으로 짐작해 본다. 그렇다면, 이 글 '바튼소리'에서 무엇이 '바른소리'란 말인가?

먼저 '발등의 불 아동 성폭행'이라고 했는데, 아동 성폭행은 이미 발등의 불이 퍼져, 분신 수준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한 술 더 뜨는 것은 '대책 궁해 쩔쩔매는 판'이라고 한다. 아동 성범죄의 대책이 과연 없을까? 왜 아동 성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는지 바튼소리 필자는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봤을까? 결론은 진정으로 고민했다면 이런 글은 결코 쓸 수 없을 성싶다.

더 기가 찬 노릇은 '어른 세계 성매매 단속만 열을 올린다'고 누군가에게 질타하고 있다.-정녕 이 사회가 성매매 단속에 제대로 열을 올리기는 하는가? 그렇다면, 왜 성매매는 없어지지 않는가?- 나아가 '아이가 비명을 지르는 한 어른 문제는 뒤로 밀쳐라'며 아예 쐐기를 박아버린다.

얼마 전인 9월 23일 성매매방지법 5주년을 맞아 온갖 언론에서 우리 사회 성매매 실태를 꼬집고 나섰다. 경찰과 성매매업소 비리니, 풍선효과니, 신·변종 성매매니 떠들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청소년 성매매의 심각성이었다. 그 연령대가 점차 10대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2010년부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로 바꿔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청소년 성매매 관련 자료를 보면, 10대 청소년이 성매매하게 되는 이유 가운데 '가출'이 가장 많이 손꼽힌다. 그런데 청소년 '가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이러저러한 가정문제가 있고, 그 가정문제 속에는 폭력 문제가 군살처럼 박혀 있다는 것이다.

어쩜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폭력은 약자에게 가해지는 강자의 힘자랑인지도 모른다. 아동 성폭력도 그렇고, 가정폭력도 마찬가지이다. 성매매 또한 돈이 있는 자가 돈을 주고 '성'을 샀다는 이유로 돈 자랑을 하며 '인권'을 짓밟는 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바튼소리 필자에게 묻고 싶다. 어떤 사람이 어렸을 때 성폭행을 당하고, 자라면서 집에서의 잦은 구타를 견디지 못해 가출했고, 먹고살려고 성매매를 하게 됐다. 그 사람이 우리 사회에 도와달라고 손을 내민다면, '아이가 비명을 지른다. 어른 문제는 뒤로 밀쳐라'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말에 '한통속'이라는 말이 있다. '여성 3대 폭력'이라고 일컫는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는 한 쾌다. 즉 우리 사회 약자에게 가해지는 강자들의 한통속 폭력이고 범죄이다. 이에 어찌 경중이 있으며, 완급이 있으랴…. 특히 성매매는 우리 사회 모순이 총체적으로 얽혀 있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머지않아 성매매로 말미암아 우리 아이들이 비명을 넘어 울부짖음이 터져 나올 판이다. 그런데 어떻게 뒤로 밀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박정연(경상남도상담소·시설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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