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후루룩' 마시면 더 맛있죠

선선한 바람이 마음을 설레게 하고, 향긋한 커피 향이 절로 생각나는 이 가을, 커피 세미나에서 장은정(29) 바리스타를 만났다.

오전 9시 30분. 손님을 맞는 시간까지는 한 시간이 남았지만, 매장 안에는 달콤하고도 쓴 커피 향이 진동했다. 장은정 씨는 현재 스타벅스 마산점을 책임지는 점장이다. 이른 나이에 점장이라는 직책이 부담스러울 테지만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커피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저 자신도 정말 몰라보게 많이 변했어요."

마산 산호동 신세계백화점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장은정(가운데) 바리스타가 동료들과 함께 섰다. /이미지 기자
장 씨는 지난 2003년 편입준비를 위해 서울로 향했다. 생활비와 학비를 스스로 벌어보고자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우연히 스타벅스라는 카페의 문을 두드렸다.

"스타벅스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을 때였죠. 바리스타라는 직업도요."

바리스타는 좋은 원두를 골라 소비자 입맛에 최대한 만족을 주는 커피를 만들어낸다.

커피마스터 5단계 통과가 목표

"무엇보다 먼저 커피 선택과 어떤 커피 머신을 사용할 것인지, 또 머신 성능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야 해요.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법도 알아야 하죠."

그는 단순하게 커피만 만드는 줄 알았던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가 자기계발을 끊임없이 해야 하고, 서비스 마인드를 1순위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고 한다.

"어느덧 커피와 관련된 서적을 들고 서울 커피 가게를 찾아다니고 있었죠. 그때 제가 이 일을 즐겁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바리스타 전문 서적이 없어 커피라는 글자만 들어가는 책이 있으면 무조건 보고 또 보며 공부했다는 장 씨는 스타벅스 '직원'이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진급이 허용됐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이후 한 매장이 익숙해질 때면 순환 근무를 하는 회사 시스템으로 다양한 소비자를 만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는 마산과 창원에 스타벅스 매장이 생기는지 항상 주시했다. 드디어 지난 2007년 봄, 스타벅스 마산점이 문을 열었다.

장은정 점장을 보면 앞치마에 배지 2개가 달렸다. 더욱 전문적인 바리스타가 되려고 현재 커피마스터 5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커피 지식을 갖췄다는 'Grow'와 여러 종류 커피를 비교해 맛을 구분하는 단계인 'Aroma' 과정은 끝마쳤다. 이제 소비자들의 커피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Roast' 단계, 필기시험 'Brew', 실습능력을 확인하는 시험 'Master'만 남았다. 올해 이 5단계 통과가 목표다.

"점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있다 보니 다른 10명의 직원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나요."

학비 벌려 시작, 6년 만에 점장

장은정 바리스타에게 가을에 어울리는 커피 추천을 부탁했다.

"가을에는 '카푸치노'가 어떨까요.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우유, 그리고 우유 거품이 어우러져 정말 부드럽죠. 거품과 커피를 함께 마시는 것이 카푸치노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에요."

이어서 그는 커피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했다.

"커피 향을 먼저 맡고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마시세요. 이후 혀 위 어디를 자극하는지 느낀 다음 자신만의 언어로 그 커피를 기억한다면 커피 마시기 달인이 된답니다."

커피 전문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해 간단한 요령도 가르쳐줬다.

"커피 종류가 많고 크기도 달라 고르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럴 때 우유만 확인하면 돼요. 우유가 들어간 커피와 아닌 커피를 구분해서 주문하면 됩니다. 아니면 오늘의 커피를 주문하세요. 원두에 따라 그날그날 달라 다양한 커피를 원하는 분에게 재밌는 경험이 될 거예요."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