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곽' 역사여행 코스로 탈바꿈고전면 일대 232억 원 투입…양마장·민속관 건립 본격화

하동읍성은 조선전기 연해읍성 중 유일하게 양마장이 있는 성곽으로 확인돼 지난 2004년 5월 31일 사적 453호(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됐다. 특히 이 곳에서 임진왜란 때 사용됐던 총통을 비롯한 다양한 유물들이 발견되면서 우리나라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등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하동군은 지난 2003년부터 하동읍성 복원, 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유적으로 만들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어떤 모습으로 복원되는가 = 하동군은 고전면 고하리 산 151번지 일원 12만 3000여㎡ 터에 국비 162억 원, 도비 35억 원, 군비 35억 원 등 모두 23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2015년까지 202년전의 하동읍성 모습을 그대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 하동읍성에는 관아와 객사(1동)를 비롯해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할 유물전시관(1동), 한옥체험시설(5동), 우물(5개), 연못(1개), 주차장, 관리동 등 부대시설이 설치되고, 길이 1400여m의 성곽과 해자(수로)와 양마장이 복원된다.

특히, 하동읍성의 성벽은 협축으로 축성하고 부분적으로는 계단식으로 보강하게 된다. 성벽의 높이는 4∼5m 정도로 복원되고, 4.2m 정도의 성상로를 복원, 정비해 이용객이 성 전체를 들러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동읍성 복원 조감도.
남문, 동문, 서문은 반원형 옹성이 있는 성문으로 복원하고, 해자와 양마장은 하동읍성 외곽에 복원하게 된다.

이 밖에 외삼문은 솟을삼문 형식으로, 협문은 일곽문 형식으로 복원할 예정이지만, 이들이 하동읍성에 존재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부대시설인 민속생활관(한옥체험시설)은 하동군의 전통적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관람공간으로 꾸며지게 되며, 선조들이 사용한 가구와 생활용품, 하동녹차와 관련한 민속공예품 등이 전시된다. 이 곳에 디딜방앗간과 소마구간도 함께 조성된다.

◇어떻게 추진되나 = 이번 하동읍성 복원·정비사업의 기본적인 틀은 성곽을 가장 먼저 복원한 뒤 이용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부대시설 등을 점차적으로 복원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군은 이번 사업의 실효성과 발굴성 등을 종합해 5단계로 나눠 추진하기로 했다. 1단계로는 남쪽성곽 일대, 2단계로는 서쪽성곽과 관아건물 일부, 3단계로는 동쪽성곽 일대와 주차장, 4단계로는 성내 객사 주변, 5단계로는 민속생활체험관 등을 복원하게 된다. 대상지에 포함된 터에 대한 매입은 우선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하동군은 지난 2007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하동읍성의 성격, 입지, 주변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문화재 주변지역에 대한 건축허용기준(안)을 마련하기 위해 하동읍성 주변 현상변경처리 기준(안) 작성에 대한 연구용역을 (사)경남도시건축연구소에 의뢰했다.

특히, 2007년말까지 잔여 터를 매입하고 현황측량, 현상변경기준 등을 확정한 후 2008년부터는 발굴조사, 성곽복원, 객사복원, 주변정비, 유물전시관 건립 등 본격적인 복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문제점은 없나 = 하동읍성은 양마장과 해자 등이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유적지로 조선시대 성곽 축조 기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선조들의 국토 수호의 산 교육장으로 관광객과 사학자, 학생 등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어 복원·정비사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하동군은 지난 1999년 8월 하동읍성이 경남도기념물 제217호로 지정된데 이어 2004년에는 국가 지정문화재 사적 제453호로 지정됨에 따라 2005년 하동읍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복원·정비사업에 나섰으나 '찔끔 예산'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동군은 지난 2003년부터 고전면 일대에 하동읍성 복원·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동군 제공
실제 지난해까지 하동읍성 복원·정비사업에 편입되는 111필지 11만 2036㎡ 중 75필지 8만 2154㎡를 매입했을 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올해 하동읍성 복원·정비 사업비가 지난해보다 4배가량 늘어난 16억 원이 확보돼 남아 있는 45필지 3만5966㎡의 터를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발굴조사, 성곽·객사복원, 주변정비 등의 복원·정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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