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시민저널리즘 시대' 열렸다시민·노동단체 강좌 개설 붐

시민운동도 이젠 블로그로 한다

마산YMCA 이윤기 기획부장은 지난 1월 자신의 블로그(http://www.ymca.pe.kr)에 '초등학교 우유 강제급식 중단하라'는 글을 썼다. 경남도내 학교에서 아이의 체질이나 식성에 관계없이 사실상 강제로 우유급식을 함으로써 아이와 학부모의 선택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우유 강제급식 중단 요구는 시민단체로서 마산YMCA의 활동과제이기도 했다.

그는 블로그에 이 글을 쓴 후 다음(Daum) 블로거뉴스와 메타블로그 '블로거's경남' 등에 '발행'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다음 블로거뉴스를 통해서만 무려 12만8000여 명이 글을 읽었고, 댓글도 143개가 달렸다.

또한 같은 요구를 담은 '우유, 아무리 몸에 좋아도 급식 선택권 필요'라는 글은 '권정호 경남도교육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경남도민일보> '블로거's경남' 지면에 실렸다. 이 글은 경남지역 독자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켰고, 많은 격려를 받았다. 또 경남도교육청 관계자와 아이의 학교 담임교사로부터도 연락이 왔다.

블로그 글로 의제 이슈화·뉴스 생산…상금·광고료로 수입도 '짭짤'

결국 경남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학교에서는 3월 개학 이전에 '우유 급식 희망 조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블로그가 없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포털 다음은 '블로거뉴스'를 통해 사실상 '절반의 뉴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충북역사문화연대 박만순 운영위원장은 지역현대사 관련 조사활동을 하던 중 한국전쟁 당시 상부의 지시를 거역하고 보도연맹원들을 탈출시켜 살려준 경찰관의 공덕비를 발견했다. 과거 같으면 그 내용을 보도자료로 작성해 언론사에 배포하거나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을테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가입해 활동하는 블로그 '지역현대사를 공부하는 사람들'(http://local-history.tistory.com)에 직접 글과 사진을 올렸다. 역시 큰 반향이 일었다. '한국에서 하나뿐인 경찰관 공덕비'라는 제목의 이 글은 순식간에 2만4000여 명이 읽었고, 댓글도 줄을 이었다.

뒤늦게 이 글을 포털에서 본 신문·방송사 기자들의 취재협조 요청이 쇄도했다. 기자들은 그의 블로그 글을 참고로 하여 그날 저녁 뉴스와 다음날 아침 신문에 한발 늦게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기존 언론을 통하지 않고, 직접 블로그에 글을 올려 의제를 이슈화하거나 뉴스를 전파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자들도 평생 가야 한 번도 하기 힘든 '특종'을 시민들이 나꿔채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실제 포털 다음(Daum)은 매주 '시사', '문화·연예', '스포츠' 등 5개 분야별로 2명씩 '블로거 특종'을 선정, 10만~20만 원씩 상금을 주고 있으며, 활동이 뛰어난 '베스트 뉴스블로거'를 선정해 30만 원의 활동비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 블로그가 당당히 '1인 미디어'로서 여론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됨으로써 시민사회운동에 블로그를 활용하거나, 연예인 또는 정치인이 자신의 발언매체로 삼는 것도 이젠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1세대 '시민기자' 시대를 열었다면, 블로그는 이제 자신이 직접 쓰고, 편집하고, 전송하며, 수익까지 올리는 '1인 미디어'의 시대를 연 것이다.

'우유 강제급식 중단 요구' 조회수 12만 돌파, 교육행정 개선 이끌어

이 때문에 전국의 시민단체나 노동단체에 '블로그 강좌' 붐이 일고 있는 것은 물론 영리학원에서는 '블로그로 돈버는 법'에 대한 강의도 개설되고 있다.

물론 블로그가 기존 언론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여론시장의 한 축으로 등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경남도민일보도 지난해부터 이들 블로그를 파트너로 삼아 지역메타블로그 '블로거's경남'을 개설,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의 글로 매주 1개 지면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매월 1회 블로거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블로그 강좌'도 개최한다. 4월 강좌는 오는 28일 오후 7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열린다.

이날 강좌에는 대표적인 메타블로그인 '올블로그' 운영팀 손병구 팀장과 박충효 과장이 강사로 나서 '블로그,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란 주제로 강의한다.

이 강좌를 앞두고,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해 개설 및 단계별 운영비법을 소개한다.

지난해 제1회 경남블로그콘퍼런스에 참석한 경남 부산지역 블로거들.
블로그 시작 및 운영, 어떻게 할까?


1. 블로그는 웹에서 발명된 가장 쉬운 글쓰기 툴이다.

2. 블로그는 웹에서 발명된 가장 연결망이 뛰어난 도구이다.

3. 블로그는 웹에서 발명된 도구 중 가장 개설하기 쉽다.

4. 가장 자유롭고 유용한 서비스형 블로그는 티스토리(http://www.tistory.com)이다. 2명 이상이 팀블로그로 운영할 수 있으며, 독립도메인 사용과 광고를 붙여 수익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5. 이미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메일로 초대장을 받아 가장 단순한 기본스킨으로 설정한다. 댓글은 '펼침', 글 주소 표시형식은 '숫자'로 설정하는 게 좋다.

6. 블로그 제목은 나중에도 수정할 수 있으니 대충 정하고, 카테고리는 글을 올려가면서 하나씩 만들어가면 된다.

7. 글을 올릴 땐 한글이나 다른 웹페이지에서 클립보드 복사로 붙여넣지 말고, 메모장에 붙여넣은 후 다시 복사하여 붙여넣어야 한다.

8. 제목은 15~16자가 가장 적당하다. 제목에선 가급적 약물이나 기호 사용을 자제하자. 인기글의 제목은 어떤 유형인지 살펴보자.

9. 보통 한글HWP에서 문서작성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글을 쓰되, 줄바꿈을 좀 자주 해주고, 줄바꿈 부분에서는 한 칸씩 공간을 두어야 한다.

10. 쓸데없이 글자 크기와 색깔을 달리하여 어지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

11. 딱딱한 신문기사 형식의 글 작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사실 전달에만 국한하지 말고, 내 생각을 덧붙이는 게 좋다.

12. 사진을 한 장 이상 넣는 게 좋다. 사진 크기는 500~600픽셀이 가장 적당하다.

13. 글의 길이는 상관없지만, 중간 중간에 단락을 끊어 굵은 글씨체로 본문제목을 달아주는 게 좋다. 태그 넣기도 필수.

14. 올블로그와 믹시, 블로그코리아, 블로거's경남 등 메타사이트에 자신의 블로그를 등록해 글을 발행한다.

15. 다음 블로거뉴스에 가입해 글을 발행한다.

16. 최소 20~30건의 글이 누적되고, 1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들어왔을 때 구글 애드센스와 다음 애드클릭스 등 광고상품을 신청해보자.

17. 광고는 글을 읽는 데 거슬리지 않게 배치하자.

18. 남의 글을 펌질하여 발행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금물이다. 인용할 땐 반드시 링크를 달자. 블로그는 내가 세상을 향해 발언하고자 하는 도구이지, 자료창고는 아니기 때문이다. 자료창고가 필요하다면 비공개카페를 개설해놓고 거기에 쌓아두고 활용하면 된다.

19. RSS로 관심있는 블로그를 구독해보자.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란 '정말 간단한 배포'라는 뜻으로, 블로그가 가진 가장 강력한 기능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실시간으로 다른 메타블로그나 포털에 전송이 가능하게 된다. 내 블로그도 RSS 디렉토리에 등록하고 구독자 수를 확인해보자.

20. 다른 블로그의 좋은 글을 찾아 추천하고, 짤막한 댓글도 달자.

21. 관련된 인기글에 대해 트랙백을 달아보자. 트랙백이란 다른 블로그의 글 아래에 댓글을 남기는 대신 내 블로그에 관련 글을 쓰고, 해당 블로그의 글 아래에 간단히 링크해 둘 수 있는 기능이다.

22. 책을 읽은 감상문이나 서평을 썼을 때는 알라딘 상품정보를 복사해넣자. 그리고 알라딘 책 광고도 달아보자.

23. 자신의 글에 실명 또는 블로그명을 밝힌 댓글이 달렸을 때는 반드시 답글을 달자.

24. 익명의 악플에 신경 쓰지 말자. 아예 무시하거나, 정도가 심할 경우 삭제해버리면 된다.

25. 스팸성 상품광고 댓글은 반드시 삭제하자.

26. 블로그의 가장 좋은 교재는 블로그이며, 가장 좋은 스승도 블로거이다. 모르면 검색하고, 물어보자. 실력자를 운영자로 초대해 고쳐달라고 해도 된다.

27. 오프라인 블로그 강좌나 행사에 참여해보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