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6년 만에 현판·기둥·보 등 나무 갈라져 붕괴 우려

마산시 구암동 국립 3·15 민주 묘지 유영봉안소 기둥이 도끼질을 한 것처럼 갈라져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마산 3·15의거를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민주열사를 모셔놓은 유영봉안소는 현판부터 기둥, 서까래, 보까지 모두 쩍쩍 갈라지는 등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국립 3·15 민주묘지는 마산시가 지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묘역 조성을 했고, 이듬해인 2003년 3월 15일에 맞춰서 현판식을 했다. 이때 3·15의거 열사의 위패와 영정사진을 모셔놓은 봉안소도 함께 만들어졌다.

그런데 지은 지 불과 6년 된 봉안소 목조 건물이 붕괴 우려까지 보이고 있다.

16일 오전 국립 3·15 민주묘지 유영봉안소를 찾았다. 계단을 따라 올라서니, 현판부터 나무가 심상치 않게 갈라져 있었다. 봉안소 주 기둥 16개 가운데 절반인 8개가 기둥 위부터 아래까지 1~3㎝가량으로 굵은 틈을 보이면서 속을 보였다. 기둥 속에는 벌레가 알을 깐 곳도 있었다.

봉안소 안은 더 심각했다. 핵심 기둥을 받치는 보가 심각한 균열을 보이고 있었다. 푸른색 보가 굵은 틈을 보이면서 갈라져 붕괴 우려까지 낳았다. 건물 내부 기둥도 외부 기둥만큼이나 갈라진 틈으로 속살을 드러냈다. 3·15의거 추모 열사 위패와 영정사진이 있는 곳곳에도 나무가 갈라져 있다. 특히, 김주열 열사 위패와 사진을 둔 선반 아래에 금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다.

이 같은 봉안소 상태에 대해 건축 구조 전문가는 애당초 자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창원대 건축학부 윤태호 교수는 "기둥, 서까래, 보는 하중을 견디는 부분이어서 갈라지면 붕괴 가능성까지 있다. 이 부분은 자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며 "나무 기둥은 처음부터 수분이 증발해 비틀어지는 것을 고려해 충분히 건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 소속인 국립 3·15 민주묘지관리소 관계자는 "묘지는 마산시에서 조성한 후 국가보훈처로 관리를 이관했기에 건물 도면 외에 건물 자재 등의 상세 내용은 알기 어렵다"며 "건립 당시 목재를 좋지 않은 걸 쓴 것 같다. 붕괴 우려는 없다고 본다. 그래도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 보완을 해야 하지만, 예산이 수반되기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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