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을 쫓고 두 딸이 무탈하도록 기원하고자 창녕 화왕산 억새 태우기 행사장을 찾았던 한 부부의 염원이 화마 속으로 사라졌다.

'화왕산 참사'로 중화상을 입고 마산 삼성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고 10일 화상 전문병원인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정성일(42·전남 광양) 씨의 부인 박노임(42·전남 광양) 씨가 최종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9일 전신 화상을 입은 정 씨를 데려온 동료 정 모(51) 씨는 "제수씨가 연락이 안 된다. 경찰서·소방서에 실종 신고를 했는데 확인이 안 된다. 제수씨가 사람들 사이에서 넘어졌는데,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위치 추적을 하니 창녕 시내로 나오는데 누군가 휴대전화를 주워간 건지도 모른다"며 걱정했다.

밤새 마음을 졸인 동료 정 씨는 창녕 한성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박 씨를 확인하고 넋을 놓고 말았다. 그는 "경찰서·소방서도 제수씨를 계속 못 찾았다.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따라가보니 장례식장이었다. 휴대전화가 다 녹아 있었는데 위치추적은 됐다. 고등학교 2, 3학년인 두 딸이 있는데 앞으로 어떡할지 걱정이다"며 목이 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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