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로만나는교과서](4)논술 실전 - 34다문화 가정과 개인·국가의 정체성

4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시카고=AP)
미국의회가 흑인 노예해방을 인준한 지 143년 만에 제44대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 것은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가져다준 새 역사의 시작이라 할 것이다. 이는 또한 인종의 용광로이며, 이민자의 천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이 그 이름에 걸맞은 최초의 선택을 한 것으로, 이주민 100만 시대를 연 우리나라로서도 고무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사회의 다문화 가정 문제와 개인 및 국가 정체성의 문제를 짚어본다.

<제시문1>

현재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사는 이주여성은 1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을 포함한 국내 거주 이주민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들의 수는 2020년엔 290만 명(인구의 5%), 2050년에는 인구의 9.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문화 가정의 학생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6년 7998명이었던 학생 수는 2007년 1만 3445명, 올해는 5월 기준으로 1만 8769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①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한국 사회의 주류로 편입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피부색에 대한 차별의 벽은 여전히 견고한 데다 다문화 가정이나 이주 노동자는 대부분 빈곤의 문제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피부색뿐만 아니라 경제력까지, 이중 차별에 노출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교육 기회의 차이로 이어져 빈곤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을 예고하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진 한국의 상황이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편견과 차별을 이기지 못하고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중략)

전문가들은 각 분야에서 '한국판 오바마'가 나오려면 적극적인 정부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빈곤 때문에 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사회 전체의 복지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중략)

국민의 의식 변화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차별금지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시급히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경남도민일보/2008년 11월 8일)

<제시문2>

국가 정체성이란, 한 개인이 국가라는 집단에 속해 있다는 느낌 내지는, 자신을 국가 구성원으로 생각하는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중략) 국가 정체성의 확립은 자칫하면 다른 나라 사람에 대하여 배타적인 태도를 지니게 하는 부정적인 면도 있을 수 있지만, 국가에 대한 헌신과 개인적 희생정신을 고취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릇, 한 국가의 영토 안에 살고 있고 같은 국적을 지녔다는 점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그 국가의 국민이 될 수 있겠지만, 그들 모두가 동일하게 국가를 사랑하며 믿고, 또 일체감을 느끼는 국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면, 한 개인의 국민으로서의 요건이나 자질을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법적이거나 외적인 조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개인의 심리적이고 내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 정체성은 후자의 조건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국가 정체성은 한 개인이 지니는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자신에 대한 신념과 그 정도라고 정의될 수 있다.(고등학교 교과서/윤리와 사상)

<제시문3>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또 다른 종류의 선택의 자유를 갖는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다. 각각의 개인들은 세상에 나올 때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짐을 갖고 나온다. 이를테면 인종, 민족, 국적, 종교 그리고 사회적 혹은 경제적 등급이다. 이 모든 짐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제는 물려받은 사회적, 경제적 계급을 초월하는 더 큰 가능성이 있다. 많은 사람은 태어날 때 물려받은 종교를 벗어던질 수 있으며, 인종적 유산을 포기하거나 수용할 수 있다. 국적을 예찬하거나 무시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 사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인종도 이제는 더 유동적인 것이 되었다. 인종 간 결혼이 더욱 일반화되면서 그들 사이에 태어난 자식들은 다양한 피부색과 얼굴모양을 보여주며, 그 결과 '외적인' 인종적 특성을 구분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그리고 그 사회의 포용성이 커지면서 '내적인' 인종적 특성도 보다 탄력을 갖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은 다수의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어떤 정체성을 감추거나 강조할 수 있다. 뉴욕에 사는 멕시코 출신의 젊은 이민자 여성은 대학에서 현대문학 강의를 듣는 동안 자신의 정체성을 중남미인, 멕시코인, 여성, 이민자, 혹은 십 대 소녀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다.(중략)

정체성은 과거보다 '물려받은' 특성이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정체성도 선택의 대상이다.

아마르타 센은 사람들은 늘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었음을 지적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정체성 일부를 거부하는 것은 비록 그 결과가 힘들다 해도 늘 가능한 것이었다. 결혼의 선택과 같이 정체성의 선택은 자동선택이 너무 강력하고 심리적으로 선택의 의미가 없는 상태에서 선택의 중요성과 의미가 아주 커지는 상태로 이동하고 있다.(선택의 심리학/배리 슈워츠)
   
 
 

<실전문제>

1.<제시문3>을 요약하고, 논지를 밝히시오.(300자 내외)

2.<제시문>들을 활용하여 <제시문1>의 ①과 같은 현상이 우려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논술하시오.(500자 내외)

3.<제시문>들을 활용하여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직면하게 될 정체성 문제와 그 해결방법을 논술하시오.(800자 내외)

/정영주(정샘 NIE연구소 대표·창원전문대 평생교육원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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