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함안지역 60·70대 여성 2명 각각 주인공 주장

함안군이 캐릭터화해 전국 가요제를 개최하고 있는 국민 애창곡 '처녀뱃사공' 노래에 대해 실제 인물의 배경을 두고 끊임없는 논란이 일고 있다.

'처녀뱃사공' 노래는 1959년 가수 윤항기, 윤복희 남매의 부친인 고 윤부길 씨가 유랑극단을 이끌고 낙동강을 건너다 만난 처녀 뱃사공이 군대 간 오라버니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연을 노랫말로 담아 지금의 국민 애창곡으로 불리고 있다.

'처녀뱃사공' 실제 주인공 논란은 최근 의령군 정곡면 적곡리 출신 정옥진(71) 씨가 문제 제기를 한데 이어 같은 마을 출신이던 이필남(72) 씨가 당시의 처녀뱃사공이 자신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이필남 씨는 의령군 정곡면 적곡리가 고향. 1954년 당시 18살이던 이 씨는 한국전쟁이 끝난 그해 1953년 겨울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함께 낙동강 지류인 의령군 정곡면 적곡리 남강 나루터에서 뱃사공으로 지냈다.

이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마을 사공일을 자청했고 나루터 근처에 집을 지어 농사일을 함께하며 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자 졸지에 홀어머니를 모신 가장 겸, 처녀뱃사공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이 씨는 "당시만 하더라도 어린 처녀가 뱃사공일을 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던 일이지만 의령 고향마을이나 함안 악양마을 등에서는 내가 처녀뱃사공으로 일한 것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강 건너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나룻배에 싣고 눈물을 흘리며 노를 저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반면 함안군과 인근 마을 사람들은 한마디로 생각해볼 가치도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현재 악양루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길석(47) 씨는 자신의 고모인 박정숙(69·법수면 악양마을) 씨가 당시 처녀뱃사공의 실존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또한 지금도 고모가 생존해 있다고 해 진실의 논란은 뜨겁다.

또 함안 악양마을주민 이덕영(75) 씨는 "이필남 씨가 주장하는 자신의 처녀뱃사공은 있을 수 없다"며 "이 씨는 북실나루터를 이용해 살아온 사람이고, 18살때 시집와서 당시의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이 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처녀 뱃사공' 주인공 진실이 해당 의령군과 함안군, 그리고 당시 나루터였던 인근 마을사람들의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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