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부담 수도권 3분의 1…한달 1000대 이상 몰려

농촌지역인 함양군에 고가 외제 차량이 하루 1000대 이상 등록을 하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수도권 고가 외제 차량 소유주들이 공채매입 부담이 적은 함양에서 차를 등록하는 얌체 사례가 급증하면서 지난 2005년부터 등록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3일 함양군에 따르면 함양지역 외제 차량 등록이 국내차보다 무려 20배 이상 많은 현상은 수도권 외제 차량 소유자들이 서울, 경기도보다 자동차 등록에 따른 비용이 적게 드는 경남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 지점이 창원, 마산 등 경남지역에 주로 있고 차량구입 시 도내 어느 곳에서나 등록할 수 있어 시간·경제적 측면에서 유리한 함양군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함양지역 외제 차량 등록 건수가 지난 2005년 1370대를 시작으로 2006년 5000대, 2007년 1만 1600대, 올들어 6월 현재 8100대로 급격히 늘어나면서 차량등록사업소 직원들이 업무 과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외제 차량 등록 시 면장, 안전검사증 등 20 건이 넘는 각종서류를 챙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농촌인 함양군에서 등록하는 이유는 광역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개발공채 매입률이 서울, 경기도(20~23%)보다 경남지역(7%)이 훨씬 저렴해 자동차 등록에 따른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억 원짜리 외제 차량의 경우 서울, 경기에서 등록할 때보다 최고 1200만 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함양군이 지리적 이점으로 등록업무를 도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입은 증지대로 받는 대당 2000원에 불과해 지역 경제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고생은 함양군이 하고 돈이 되는 수입은 경남도가 상수도 채권과 차량공급 가격의 2~5%인 취득세·등록세를 챙겨가고 있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그래도 많은 차량이 등록해 수입이 쏠쏠하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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