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농업경영인회(회장 박용규)가 22일부터 27일까지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베트남과 중국을 견학하려고 인솔 공무원 한 명을 포함한 28명이 출국했다.

여기에는 함안군이 전체 금액의 57%에 해당하는 1800만 원을 지원, 1인당 75만 원씩의 여행경비가 군민 세금으로 지원됐다.

이는 FTA협상 타결로 사기가 떨어져 있는 농민들에게 해외 견학의 기회를 부여하고 무한경쟁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배양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들 농민이 견학하는 베트남과 중국은 선진 농업국가와는 거리가 먼 곳으로서 이들 나라의 농법과 판로, 가격형성 등의 동향파악 이외에는 별 소득 없는 해외 시찰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하노이 운남성의 곤명 화훼산업과 축산·채소농장, 베트남의 친환경 쌀생산단지의 농법을 벤치마킹하는 농민도 없지 않을 것이다.

여행경비 절반가량이 자부담으로 포함되긴 했지만 5박 6일간의 짧지 않은 여행기간에 기후 등의 농업여건이 우리나라, 특히 함안지역 농업과 접목할 수 있는 견학이 아쉽다는 것이다. 정부가 앞으로 친환경 농업에서 저농약이니 무농약이니 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GAP, HACCP 같은 유해요소를 가려낸 우수농·축산물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또 농산물 거래방식도 대형 직매장과 직접 농민들이 거래하는 방식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같이 우리나라 농업이 날이 갈수록 변해가는 추세에 농업과 관련없는 베트남 하롱베이에서 하루종일 관광을 즐기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함안군이 지역 농민들의 해외시찰을 통해 농업경영마인드와 경쟁력을 높이려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다수 농민의 싼 관광성 여행보다는 지역 실정에 맞는 선진 농업국가를 선택해 하나라도 우리 농업에 접목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해외시찰 계획을 세워 해외시찰 경비 전액을 지자체가 지원하는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조영규 함안군수는 이번 해외시찰단부터 종전 보고서로 대신하던 것을 개개인이 보고 느낀 점을 발표하는 보고회 형식으로 해외시찰 결과를 듣기로 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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