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공장·대형마트·편의점 매출 급증연일 폭염, 지난 7일 70대 일사병 숨져

촬영·편집: 민병욱 기자

'낮에는 찜통더위, 밤에는 열대야'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9일 도내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8일 밀양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6.6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가 계속됐다. 이어 진주 35.5도, 산청 35.3도, 합천 35.2도, 거창 34.9도, 마산 34.2도를 기록했다.

함양, 의령, 합천, 창원, 김해, 밀양시 등 8개 시·군에 폭염경보가, 거창, 양산, 하동, 산청, 남해군에 폭염주의보가 지속됐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일사병으로 70대 노인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7일 논 일을 나갔던 ㄱ(73·함안군)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ㄱ씨가 불볕더위 속에서 일하다가 일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얼음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8일 오전 마산어시장 얼음도매상이 제빙공장에서 가져온 얼음을 상인들에게 배달하기 위해 포대에 옮겨 담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폭염과 열대야에 웃는 사람들 =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곳이 있다. 제빙공장은 그야말로 성수기에 접어들었다. 마산수협 제빙공장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하루 100포대의 선도유지용 얼음을 출하해오다 지난 7일부터 150포대 정도로 주문량이 늘었다.

이상현 공장장은 "얼음 소비가 많아지면서 일은 늘었지만 다른 사람보다 시원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남들이 무더위에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 좀 미안하지만 작년보다 얼음 소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신탕집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광우병 파동에 예년보다 일찍 손님이 찾기 시작해 지난 주말부터 보양식을 즐기려는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마산 월남동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이 모(50) 씨는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보신을 하려고 평소보다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동네 편의점에도 올빼미족이 몰렸다. 롯데마트 마산점은 지난달 28~30일과 지난 5~7일 방문객 수를 분석했다. 5일 22.3%, 6일 16.3%나 급증하더니 7일에는 무려 38%나 증가했다. 이마트 창원점은 7일 오후 6~12시 매출액이 다른 날보다 30~35% 늘었다. 동네 편의점도 밤 11시에서 1시 사이 손님이 40%가량 늘어났다.

◇폭염과 열대야 이기는 법 = 폭염과 열대야를 이기려면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은 땀을 많이 흘려 지친 몸에 비타민과 수분, 당분을 충분히 공급해 줘 몸의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알코올이나 카페인,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는 대사과정에서 물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은 혈관을 확장시켜 더위를 더 느끼게 하고 체온 조절을 방해한다.

낮에 짧은 수면을 통해 몸을 쉬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잠들기 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열대야 속 불면을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시원한 시간에 간단한 운동을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산의료원 응급의학과 김석환 과장은 "폭염이나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면 급격한 환경변화에 몸이 쉽게 적응하지 못해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가급적 외부활동을 피하고 전해질 성분이 포함된 수분을 자주 공급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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