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층서 떨어진 18개월 여아목숨은 건졌지만 상황 위태

아파트 11층에서 떨어진 18개월 된 여자 아이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아이의 머리뼈가 부서지는 등 중상을 입는 바람에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있다.

25일 오후 1시께 창원시 대방동 한 아파트 화단에 여자 아이가 떨어져 있는 것을 한 주민이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이가 발코니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를 밟고 난간에 널린 자신의 신발을 잡으려다 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이 엄마는 "원래 아이가 신발을 신고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했다"며 "평소엔 신발을 널어 놔도 보지도 않았는데 사고가 난 날은 아빠 구두를 널 때 자기 신발도 같이 있는 것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는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중환자실에 들어가 치료를 받은 후 26일 아침 11시께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이날 취재진이 병실을 찾으니 아이는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의료진은 또 울거나 손발을 움직이기는 하지만 누가 부르면 쳐다보거나 눈을 마주치지는 않아 완전히 의식을 회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이 아빠는 "기적이라는 생각보다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아이가 떨어질 때까지 뭐했느냐는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다른 곳으로 이사할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아이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다른 부모들은 나처럼 괴로워하며 후회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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