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로 널리 알려진 하동 지역도 깊은 슬픔에 잠겼다.

하동군이 지난 5일 박경리 선생 별세소식을 듣고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안채에 마련한 분향소에는 박경리 선생 타계를 안타까워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오전 10시 조유행 하동군수를 비롯한 차상돈 하동경찰서장, 박종원 하동교육장 등 기관단체장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한데 이어 하루 종일 군민들이 삼삼오오 분향소를 찾는 등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박경리 선생의 넋을 기리기 위해 차려진 분향소는 엄숙함을 넘어 침울한 분위기마저 들었으며, 헌화와 분향을 하던 몇몇 군민들이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기도 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아울러 가족들과 함께 최참판댁과 토지문학관 등 하동 관광지를 구경하러 왔던 관광객들도 한국 문단의 큰 별, 박경리 선생이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고 앞다퉈 분향소에 들러 명복을 비는 등 슬픔을 함께 나눴다.

특히 하동군청과 하동문화예술회관에는 '고 박경리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으며, 공무원들은 장례식이 끝나는 9일까지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달고 근무하기로 했다.

조 군수를 단장으로 김영광 군의회의장, 도·군의원, 최영욱 하동문학회장, 평사리 상평마을 주민대표 등 40명이 참여하는 조문단은 7일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 조문한 뒤 유가족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조 군수는 "박경리 선생 타계는 한국 문학계의 큰 손실일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예술계의 큰 안타까움"이라며 "모든 군민들은 박경리 선생의 부재에 어느 지역보다 어떤 사람들 보다 더 크게 슬퍼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관광객 박금자(41·진주시) 씨는 "박경리 선생이 돌아가신 줄 몰랐는 데 최참판댁에 차려진 분향소를 보고 알게 됐다"며 "한국 문학의 거장인 박경리 선생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너무나 놀랍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동문인협회 최영욱(52·시인) 씨도 "아직 떼 쓸 일이 많은데 아쉬울 뿐이다. 그 좋다는 지리산 산나물 보내드리는 재미도 없어졌다"며 5일 밤부터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다.

또한 장례위원장 박완서 작가와 소설가 최일남, 임헌영 평론가, 소설가 오정희, 민영 시인, 국악가 김영동, 도종환 시인, 소설 토지의 독보적 평론가였던 연세대 최유찬 교수, 토지 인물 사전을 냈던 이상진 방송대 교수가 조문했다.

한편 박경리 선생의 장례일정은 8일 오전 8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한 뒤 9시에 출발, 오후 1시에 원주시 단구동 토지문학관에서 노제를 지낸다. 영구차는 노제 토지문화관을 거쳐 오후 2시에 원주를 출발해 통영에는 오후 8시 도착한다. 9일 오전 10시에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추도식을 하고 오후 1~2시에 산양읍 신전리 미륵산 기슭 양지농원에서 입관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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