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김음전 할머니 별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음전 할머니가 별세해 마산 연세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차려졌다. /유은상 기자 yes@
마산에 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음전 할머니가 3일 오전 1시께 마산시 양덕동 자택에서 돌아가셨다. 향년 84세.

김 할머니는 지난 1924년 창녕에서 태어나 17세 때 좋은 곳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중국으로 끌려간 후 3년 동안 위안부 생활을 하면서 모진 고통을 겪었다. 고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할머니의 삶은 팍팍했다.

유족의 말을 정리하면 할머니는 돌아온 후 결혼해 딸 하나와 아들 넷을 낳았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남편과 아들 하나를 잃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큰아들과 같이 지냈다. 하지만, 큰아들이 정신지체가 심해 고생을 많이 했다.

큰딸(56)은 할머니가 마지막까지 외롭게 지냈다고 했다. 큰딸은 할머니가 사람을 무척 그리워했다고 전했다. 가끔 어머니를 찾으면 좀 더 있다 가라는 말을 자주 했단다.

할머니의 아들 딸은 대부분 할머니가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돌아가시기 전까지 몰랐다고 했다. 다만 큰딸은 5년 전 할머니 생일에 대통령 이름으로 온 위문품에 '위안부'란 글이 적혀 있어 눈치를 챘다고 했다.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먹고살기 힘들어 만주에서 일하다 왔다고만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 시민모임' 활동가 심수임 씨는 김음전 할머니가 마창지역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 중 가장 몸이 안 좋았다고 밝혔다. 그래도 할머니는 아프면 가끔 혼자 병원에 가서 입원하기도 하는 등 꿋꿋하게 살았다고 심 씨는 전했다. 심 씨는 또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증언을 채집해 놓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10월 강도아(당시 85세) 할머니에 이어 김음전 할머니까지 돌아가시면서 현재 마산·창원·진해 지역의 위안부 할머니는 6명으로 줄었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마산 연세병원 장례식장 2층에 차려졌다. 고 김음전 할머니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4일 오후 8시 장례식장에서 추모식을 연다. 발인은 5일 아침이며 장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유족은 김 할머니가 생전에 자신을 화장하지 말고 그냥 묻어달라는 말을 했기에 적당한 장소를 고르고 있다. 장례식 문의는 장례위원회 문순규 집행위원장 016-358-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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