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많은 상춘객이 찾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는 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벌써 군데군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여 하얀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올해에는 해군 건군 60주년을 기념해서 해군 함정 관람행사가 군항 부두에서 개최되고, 벚꽃 터널로 유명한 해군기지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도 일반에 개방된다. 특히 그동안 일부 지역만 외부에 공개됐던 이곳 해군사관학교는 올해부터는 교내의 거의 모든 지역이 일반인에게 공개된다고 한다.

벚꽃을 일본의 꽃이라 하여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벚꽃은 법률로 정해진 일본의 국화가 아니다. 그냥 일본에 많이 자라고 있고 일본인들에게 사랑을 받으니 일본을 상징하는 꽃나무가 되었다. 일본에는 토종 일본 벚나무 자생 군락지가 없다. 이 또한 일본의 꽃이 아닌 또 하나의 증거이다.

우리나라 벚나무가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불교가 일본에 포교 되던 시기라고 보고 있다. 일본 벚꽃이 가장 많은 요시노산(해발 455미터)은 백제 성왕에 의해서 불교가 일본에 포교된 땅이다. 1908년 프랑스 신부 타퀘르가 한라산에서 왕벚나무를 발견했고, 1932년 일본 식물학자 고이즈미 겐이치가 일본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라 주장했다. 다음해에 학계에 보고한 후 여러 학자가 똑같은 견해를 펴기도 했다. 1962년 박만규, 부종유 두 식물학자에 의해 진해 왕벚나무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제주도임이 밝혀지면서 벚꽃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기 시작하였다.

벚꽃은 화려한 꽃망울로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일본인들이 벚꽃을 좋아해 일제 강점기에 제주도 곳곳에 가로수로 심어 놓은 게 지금은 벚꽃 축제를 여는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벚꽃은 우리나라 한라산을 비롯한 전국 산야에 20종 정도 자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벚꽃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하겠다. 과거 독일 사람들은 남미대륙에 농업 이민을 하였을 때,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호두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난 후에야 곡식과 채소의 씨앗을 뿌렸다고 한다. 호두나무는 심은 지 50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데도 말이다. 식목을 할 때는 이처럼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함을 상기시켜 준다.

/최성욱(농협중앙회 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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