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 2곳 영업정지와 달리 재무구조 '탄탄'자기자본비율 권장치 상회…'소극적 영업' 지적

금융위원회가 최근 저축은행 두 곳에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갑자기 지방 저축은행 부실 우려가 불거지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경남지역 저축은행은 이 같은 우려를 피해 가는 모습이다. 오히려 경영 내용만 보면 저축은행 특성을 살리지 않고 너무 조심스럽게 운영하는 듯하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전북 현대상호저축은행에 6개월 영업정지와 경영개선 명령을 내렸다. 영업정지 원인은 동일인 여신 한도를 넘어섰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정 회사에 지나친 자금을 대출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두 번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 2월 분당저축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관리를 허술하게 해 문을 닫았고 이번에 현대상호저축은행이 두 번째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조심스럽게 저축은행 부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우려를 부채질하는 것은 저축은행이 운영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다. PF 대출은 특정 사업이 거둘 수익을 미리 평가해 돈을 빌려주는 영업 방식이다. 저축은행은 주로 건설업체에 PF 대출을 많이 하며 최근에는 지방 중·소 건설업체에 PF 대출 비중도 늘었다. 이 PF 대출이 최근 가라앉은 부동산 경기 탓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남지역 저축은행은 이 같은 우려를 피해 가는 모습이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가 공개하는 공시를 보면 경남지역 5개 저축은행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모두 권장 수준인 8%를 웃돈다. BIS 비율은 국제결제은행이 정한 위험 자산에 대한 자기 자본 비율이다.

은행이 부실 채권이 갑자기 늘어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자기 자본 비율을 국제결제은행은 8%로 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조흥 저축은행(통영) BIS 비율은 15.75%, 진주 저축은행은 14.56%이다.

밀양 저축은행은 29.18%, 경남제일 저축은행(양산)은 11.96%, S&T 저축은행은(창원) 85.01%에 이른다. 지난해 전국 저축은행 평균 BIS 비율(9.67%)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오히려 저축은행이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지나치게 예금·대출 마진에만 신경 쓰지 않았나 싶을 정도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BIS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은 지역 저축은행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BIS 비율 관리에 신경을 쓰다 보니 소극적인 영업을 한 면도 있다"며 "적정 수준으로 낮추고자 영업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저축은행 구멍으로 지적되는 PF 대출도 지역 저축은행에서는 남 얘기이다. 대부분 저축은행이 PF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서울·경기지역과 달리 경남에는 부동산 수요가 거의 없어서 PF 대출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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