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 신장 소변 이상 '적신호'
신장 전문의들은 세계적으로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노령 인구가 늘고 식생활이 바뀐 탓이 크다. 이런 추세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한신장학회가 지난 4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국 7대 도시 35세 이상 성인 23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하니 13.8%가 만성신장병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10명 중 한 명꼴이다.
그래서 신장 전문의들은 만성신부전증을 '흔하고 위험한 병'이라고 부른다. 병은 흔해졌지만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신장이 나빠져도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심각해질 때까지는 증세가 거의 없어서다.
기능 바닥까지 떨어져도 뚜렷한 징후 없어
13일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마산삼성병원에서 만성신부전증을 주제로 공개강좌가 열렸다. 강사로 나선 신장내과 김성록 교수는 만성신부전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당뇨병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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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외에도 고혈압, 신장염(사구체신염) 등이 만성신부전증을 일으킨다고 했다. 또 몸이 뚱뚱하거나 담배를 자주 피우는 사람, 가족 중에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있는 사람, 50세 이상의 성인도 조심해야 한다.
신장은 그 기능이 정상의 10% 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 만성 신장병은 신장의 기능에 따라 5가지 단계로 나눈다. 소변에 단백질이나 피가 섞여 나오기 시작할 때가 1단계다. 이때까지도 신장은 최대 90% 정도의 기능을 유지한다. 2단계는 60~89%, 3단계는 30~59% 정도로 기능이 떨어진다. 보통 1~3단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환자들이 병원을 찾을 때는 보통 4~5단계다. 4단계는 15~29%, 5단계는 15% 이하다. 5단계부터를 말기신부전증이라고 부른다. 김 교수는 4~5단계에 이르렀다면 신장이식을 하거나 투석을 평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신장이 나빠지면 소변이 붉거나 탁하다. 그리고 거품이 많다. 자다 일어나 소변을 자주 보기도 한다. 그리고 쉽게 피로하며 입맛이 없고 몸무게가 준다. 조 교수는 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피검사나 소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초기에 나타나는 단백질뇨 · 혈뇨 경계해야
이렇게 해서 일단 만성신부전증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담배를 끊고 술과 염분 섭취도 줄여야 한다. 또 고혈압 환자는 특히 혈압을 낮추는 데 신경을 더 써야 한다. 그리고 감기약 같이 일상적으로 먹는 약도 의사와 상담해 조절해야 한다.
음식도 가려 먹어야 하는데 특히 신장이 나빠지면 칼륨(K)을 배출하지 못한다. 칼륨이 너무 많으면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그래서 칼륨이 많은 감자, 고구마, 옥수수, 밤 등의 잡곡과 양송이, 고춧잎, 쑥, 물미역, 부추, 미나리, 시금치, 호박 등의 채소를 먹으면 안 된다. 곶감, 바나나, 참외, 키위, 천도복숭아, 토마토 같은 과일이나 초콜릿, 설탕도 먹으면 안 좋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