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환 교수 제작, 지난 4일 국가표준영정 제79호로 지정…충남대 9일 발표

윤여환 교수가 그린 논개영정이 지난 4일 국가표준영정으로 지정되었다. ⓒ 윤여환
드디어 논개(1574~1593) 표준영정이 만들어졌다.
 
충남대는 윤여환 교수(회화과)가 제작한 논개표준영정이 국가표준영정 제79호로 지정됐다고 9일 발표했다. 논개표준영정이 문화관광부 표준영정심의위원회를 최종 통과한 것은 지난 해 12월 27일이었고, 국가표준영정으로 지정된 때는 지난 4일이었다.

윤 교수는 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상하게도 일제 항거했던 두 민족의 여인을 제작했다"면서 "가슴이 뿌듯하고, 무거운 짐을 벗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윤 교수는 지난해 유관순 열사 영정을 제작해 국가표준영정(제78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윤 교수는 현재 논개영정을 소유하고 있으며, 조만간 경남 진주시청에 넘길 예정이다. 진주시는 표준영정 원본을 진주박물관에 보관하고, 사본을 의기사에 봉안해 일반인들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윤 교수는 고증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2006년 1월 공모 당시 당선된 작품과 이번에 국가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작품은 많이 다르다. 공모 때는 비단에 겨울옷이었는데 무명베옷에 여름복식으로 바뀌었다.

그는 "논개 고증이 가장 어려웠다, 머리모양의 경우 임진왜란 이후에는 자료가 많고 그림도 많은데 임진왜란 이전 자료가 없어서 힘들었다, 처음 당선작을 그대로 심의에 의뢰했더니 그대로는 안된다고 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옷과 머리모양에 대해 고증을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 분석하고, 연구소에 의뢰해 직접 제작해 연출해 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얼굴, 머리모양, 옷매무새 고증 위해 온갖 노력 

윤 교수는 먼저 논개의 얼굴 모양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바로 신안 주씨(新安 朱氏) 용모의 유전인자를 토대로 한 것이다. 그는 논개의 얼굴 특징을 찾아내기 위해 얼굴연구소에 의뢰하기도 했다.

또 그는 논개의 출생지인 전북 장수와 인근 경남 함양지역의 신안 주씨 여성을 찾아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런 사진 자료를 분석해 논개에 가깝다고 판단되는 얼굴 모습을 찾게 되었다는 것.

논개의 머리 모양은 가체머리다. 무덤에서 나온 목각 인형도 참고했다. 1997년 11월 경기도 양평의 변수(邊脩?1447-1524) 묘에서 나온 목각인형의 머리모양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 1550년께 제작된 호조랑관계회도(戶曹郎官契會圖.보물 제870호)도 참조했다.

논개가 살았던, 임진왜란 이전 옷 매무새를 찾기 위해 많은 자료를 살펴야 했다. 윤 교수는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고전복식전문연구소에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당시 유행하던 문양인 연화만초문사(蓮花蔓草紋紗)인데 안동 김씨 묘(1560년대)와 변수 묘에서 출토된 복식을 참조했다.

논개는 양 손가락마다 옥가락지를 끼고 있다.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毛谷村六助)를 향해 달려가는 역동적인 자세다. 이는 여러 고문헌의 기록에 맞도록 한 것이다.

지난 4일 국가지정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논개의 얼굴 부분. ⓒ 윤여환
공모 당시 작품과 달라진 이유에 대해, 윤 교수는 "공모 당시에도 연구소에 의뢰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철저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문광부 심의 과정에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새로 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록에 의하면 논개는 여름에, 그것도 칠월칠석에 거사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면서 "그런 논개의 이미지를 담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문광부 심의를 받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얼굴 형태와 의상을 수정했고 가체머리 모양도 13차례나 보완했다.

이전 의기사에는 '친일화가' 김은호(이당)가 그린 '미인도 논개' 복사본이 걸려 있었다. 김은호의 작품은 고증이 잘못된 데다 대표적인 친일화가가 그려 진주성 의기사에 봉안해 두기에는 걸맞지 않다는 여론이 일었다.

2005년 6월 10일 진주지역 시민단체가 의기사에 봉안되어 있던 김은호 작 '미인도 논개' 복사본을 강제로 뜯어낸 게 계기가 되어 표준영정을 제작하게 되었다. 논개의 출생지인 전북 장수군과 순국지인 경남 진주시가 공동으로 표준영정 제작에 합의해 전국에 걸쳐 공모를 한 것이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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