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상대회에접수비 명목 '최고 2200만원'까지 지불

일부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수여하는 '○○대상'의 상당수가 거액의 돈을 '접수비' 혹은 '심사비' 명목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체장들은 이같은 상을 받기 위해 사전에 거액의 돈을 내거나 사후에 사례 형식으로 광고비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돈을 주고 상을 구입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상을 받은 단체장들은 자치단체와 각종 관변단체 명의로 수많은 홍보현수막과 펼침막을 내걸어 예산낭비 뿐 아니라 사정을 모르는 시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실은 경남도민일보가 도내 21개 자치단체를 상대로 민선 3·4기 지자체 혹은 단체장 수상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신청 결과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경남도와 창원·마산·진해·양산·거제시·하동군 등이 상을 받기 위한 접수비 명목으로 건당 최소 330만원에서 최고 2200만원에 이르는 돈을 주최측에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는 2005년 서울대학교 산학협력재단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한 '제1회 한국을 빛낸 CEO 상생경영분야'에 김태호 도지사가 대상을 받으면서 참가비로 주관처에 2200만원을 냈다.

창원시는 2005년과 2006년 연속 한국공공자치연구원과 <동아일보>가 공동주관한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을 받으면서 신청비와 심사비로 각 400만원씩 800만원을 냈고, 2006년 <매일경제>와 부즈앨런&해밀턴이 주관한 '지식경영대상'에 심사비와 컨설팅 비용으로 330만원, 한국언론인포럼 주관 '지방자치대상'을 받으면서 특집방송 촬영홍보비로 1200만원, 2005년 일본능률협회 주관 '글로벌 경영대상'에 심사비 500만원을 냈다고 밝혔다.

마산시는 2005년 한국신문방송연구원 주관 '지방자치대상'에 선정되기 위해 990만원을 냈고, 2006년 (주)한국언론인연합회와 월간 <정경뉴스>가 주관한 '지방자치발전대상'을 받으며 550만원, 2007년 <헤럴드경제>가 주관하는 '한국의 아름다운 얼굴'로 황철곤 시장이 상을 받으면서 광고비로 330만원을 사용했다. 진해시도 2004년과 2005년 한국능률협회 주관 '경영시스템 대상' 등에 각각 500만원, 한국경영인증원 주관 '녹색경영대상'에 700만원을 접수비로 냈다.

양산시는 (주)미디어인텔리젼스에서 주관한 '대한민국 혁신경영' 대상을 받으면서 550만원을 썼다.

거제시는 한국언론인포럼 주관 '2006 지방자치대상'을 받고 홍보광고비 명목으로 1200만원을 썼다.

거제시는 또 올해 크레비즈인증원이 주관하는 '능률혁신경영상'을 받으면서 공동주관사인 <뉴스웨이>에 인터넷 팝업광고비로 500만원을 집행했다. 하동군도 2005년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주관한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을 받으면서 200만원을 냈다.

그러나 일부 자치단체는 앞의 시·군이 신청비를 내고 받은 상의 이름과 주관처가 같은 데도 신청비를 전혀 내지 않았다고 답변서를 제출해 자료를 허위로 공개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또 한 자치단체는 같은 상을 연이어 받으면서 지난해는 신청비를 냈다가 올해는 내지 않았다고 밝히는 경우도 있어 신청비가 세금이 아닌 단체장이나 단체장에 잘 보이려는 공무원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실제 돈을 주고 상을 구입하는 이같은 '상장 거래'는 대단히 만연돼 있고, 액수도 상당한 데다 혈세 낭비나 행정력 손실, 불공정 인사 등의 문제까지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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