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는 달라도 항상 즐거운 것

"속궁합은 어때?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성욕이 강해진다는데 밤에 힘들진 않아?"

최근 7살 연상의 여인과 결혼한 20대 후반의 P모 씨가 요즘 친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물론 짓궂은 친구들의 장난끼 어린 질문이긴 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욱이 최근엔 연상 여성과 연하 남성의 커플이 크게 증가하면서 '나이와 성'의 상관관계에 의문을 품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성적으로 더 빨리 퇴화되기 때문에 연상연하 커플이 궁합이 잘 맞는다는 얘기들을 한다. 이는 '남자 나이 18세, 여자 나이 35세에 성적 욕망이 가장 강하다'는 학설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따져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남성의 경우 발기와 사정능력은 10대 후반에 최고조에 달해 서른살이 되면 남성호르몬이 감소되기 시작한다. 호르몬이 감소되면서 흥분과 사정의 횟수도 자연히 줄어들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발기되었다가 다시 발기될 때까지의 시간도 길어진다. 때문에 나이 40이 되면 거의 모든 남성은 자신의 성적 능력이 떨어졌음을 자각한다. 50세의 성적 능력은 20세의 절반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성은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고 즐거움이다. 70, 80세가 되어도 성적인 즐거움에 대한 생각은 별로 바뀌지 않는다.

미국에서의 조사이긴 하지만 80세에서 100세 사이의 남성들 가운데 반 이상이 '성행위는 아직도 재미있고 과거와 같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성의 성적인 능력은 남성보다 복잡하다. 남성과 달리 사춘기나 20대 초반에 성욕이나 오르가슴을 느끼는 능력이 최고에 도달하지 않는다. 여성은 대부분 30세 이후가 되어야 성적 욕망이나 표현력이 최고에 이른다.

그러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 되어 폐경이 되면 상대적으로 증가된 남성호르몬의 영향과 임신에 대한 공포로부터 해방되어 성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기도 한다.

그러나 여성이 원하는 것은 성적 즐거움보다 정신적 사랑과 경제력이다. 때문에 아무리 연상여인과 연하남성이 궁합이 잘 맞는다 해도 20대 남성과 60대 여성이 결혼하는 일은 극히 드문 반면 20대 여성과 60대 남성의 결혼은 종종 볼 수 있는 것이다.

남성은 아무리 돈이 없고 나이가 들어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도 성적욕구만은 크다. 중년이후에 조루나 발기부전, 왜소증 등의 성기능 장애 치료에 적극적인 것도 나이와 상관없는 성적욕구 때문일 것이다.

/마산 정규덕비뇨기과 원장(www.drj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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