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덕의 섹스토크]장마철엔 섹스가 최고

   
 
매년 그렇듯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철이 돌아왔다. 기상변화로 여름이 빨라진 탓에 5~6월에 이미 뜨거워질대로 뜨거워진 대지를 잠시 식혀줄 장마가 반갑긴 하지만 한편으론 장마로 인한 피해 역시 매년 속출하니 마냥 반가워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오늘은 장마피해 걱정은 잠시 뒤로 미룬 채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쓸어주는 빗줄기만을 떠올리고 싶다.

여성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직업적 특성-가령 비가 오는 날은 일이 너무 많아진다든지 반대로 일이 없어지는 경우-을 제외한다면 남자들은 대부분 비를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유난히 비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필자가 아는 남자들 중엔 비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특히 비오는 날의 소주 한 잔은 남성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 말이다.

실제로 과학적으로나 통계적으로도 남성들이 비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입증된 바 있다.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비가 내리는 날의 남자 정액은 화창한 날의 정액보다 정자 수도 많고 그 힘도 강하다는 것이다. 비가 정자 수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는 아직 연구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비 자체의 영향이라기보다 비오는 날의 남성의 생리적 혹은 심리적 상태를 말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섹스하고 싶은 날은 언제냐'는 질문에 '비 내리는 날'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는 결과처럼 남성들에게 비오는 날은 '마법에 걸리는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제 장마철이니만큼 앞으로 한 달간은 비오는 날이 훨씬 많아지게 된다. 그동안 잠자리가 다소 뜸했던 부부라면 이 기회(?)를 적절히 이용하길 바란다.

여성 역시 남성 못지않게 환경에 예민하기 때문에 아마도 비가 오는 오후, 센티한 분위기에서는 남편의 품을 그리워할 확률이 높다.

혹자 중엔 '하지만 장마철엔 습도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아지게 마련이어서 살이 살짝만 닿아도 찜찜한데 섹스는 무슨 얼어 죽을 섹스냐'며 이의를 제기하는 분도 있겠지만, 이런 불평을 늘어놓는 남성은 '더울 땐 더워서, 추울 땐 추워서, 피곤할 땐 피곤해서'라는 핑계로 섹스를 기피할 남성이다.

조루, 발기부전 등 성기능에 문제가 있어 어떻게든 섹스를 회피하고 싶어 하는 남성이 아니라면 이번 장마철엔 부부간 애정을 돈독히 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산 정규덕비뇨기과 원장(www.drj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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