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방어전 부담, 이제 좀 떨치게나

   
 
 
최근 영국의 한 채널에서 인간이 지구상에 머무는 동안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을 수치로 정리해 보여준 적이 있다. 가령 인간은 살면서 평생 7163회 목욕을 하고 533권의 책을 읽으며 담배는 7만7000개를 피운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가 관심있게 본 것은 섹스 횟수로 4239회였다. 이는 인간이 대략 77년을 산다고 했을 때의 횟수이므로 한 달에 평균 4.5번 꼴이다. 하지만 섹스를 하기 어려운 성인이 되기 전과 60대 후반 이후의 나이들은 제외한다면 적어도 한 달 평균 6번 정도는 한다는 얘기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섹스 횟수에 대한 정답은 없다. 매일 하는 커플도 있는가 하면 몇 달에 한번 하는 커플도 있다. 매일 한다고 해서 좋은 것만도 아니고 뜸하게 한다고 해서 안 좋게 볼 수만도 없다.

한 달에 한 번을 해도 오르가슴을 충분히 느끼면서 상대방과 본인 모두 만족할만한 섹스를 한다면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두 세번 하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섹스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굳이 본인에게 가장 적당한 섹스 횟수를 알아내고 싶다면 섹스를 한 다음날의 컨디션을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섹스를 한 후유증, 즉 피로감이 찾아오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체력에 무리가 따른 것이므로 섹스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40대의 사람이 매일 섹스를 해도 다음날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나이에 비해 섹스 횟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섹스 횟수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섹스 횟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섹스의 '질'이다. 둘이 함께 섹스를 했건만 한 사람만 오르가슴에 도달한 채 끝내버린다든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욕구만을 충족시킨다든지 하는 섹스는 일주일에 일곱 번을 한다 해도 칭찬받을 수 없는 섹스다.

서로가 함께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간단한 방법은 바로 전희다. 전희를 통해 여성은 '사랑받는 느낌'을 받게 되고 오르가슴에 도달할 준비를 하게 된다. 전희로 흥분한 여성의 질은 신축성이 놀라울 정도로 강해져 남성에게도 최고의 쾌감을 선사하게 된다. 얼마나 간단한 방법인가 말이다.

혹시 한 달에 몇 번은 '의무방어전'을 치러야 한다며 고민하는 남성이라면 특히 명심하길 바란다. 한 달에 한 번을 하더라도 최고의 오르가슴을 아내에게 선사한다면 더 이상 의무방어전이라는 굴레에서 허덕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마산 정규덕비뇨기과 원장(www.drjung.co.kr)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