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주년특집]외환위기 뒤 10년, 잘 버텼다97년 상장 28개서 34개사로 늘어…두산중공업 주가 1위STX엔진 등 상위 5개 우량주 중 3개 2000년 이후 상장

   
 
 

2007년 4월 한국증시는 지수 1500 시대를 맞았다. 1956년 증권시장이 열리고 처음 밟는 고지다. 한동안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증시는 1500선을 넘어선지 한 달 만에 1600선까지 넘나들고 있다. 낙관론을 펼치는 투자 전문가는 몇 년 안에 2000, 3000선까지 뚫을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경남지역 상장기업도 이 같은 흐름에 잘 기대고 있다. 상장사 34곳 가운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보다 주가가 떨어진 업체는 4곳뿐이다.

지금은 증시 1600선을 넘나들면서 2000, 3000까지 내다보며 들떠 있지만 한국증시는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특히 10년 전 외환위기는 기업은 물론 서민 경제까지 주저앉힌 최대 위기였다. 문어발식 기업 확장과 지나친 외채 도입, 방만한 금융회사 대출이 엉키면서 한보, 삼미, 진로, 기아 등 재벌그룹들이 잇달아 쓰러졌다.

증시도 이 같은 상황과 따로 놀지 않았다. 1997년 증시는 280까지 떨어졌으며 12월 들어서야 330선을 멤돌았다.

도내 기업도 외환위기를 비켜갈 수 없었다. 많은 기업이 인수·합병 됐으며 상장사 목록에서 이름을 빼야 했다. 2007년 현재 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상장사는 34곳, 이 가운데 1997년에도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업체는 28곳이다. 6개 업체는 1999년이 지나서야 이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2007년 현재 도내 상장사

20개 시·군 가운데 상장사가 가장 많은 지역은 12개 업체가 있는 창원이다. 양산이 11곳으로 버금가며 이 두 지역이 경남지역 상장사 절반 이상을 끼고 있다.

창원은 두산중공업, S&TC, BNG스틸 등 기계업종이, 양산은 넥센타이어, 동아타이어, 진양산업 등 화학업종이 눈에 띈다.

두 번째로 상장사가 많은 지역은 김해와 진해다. 김해는 넥센, 대창단조, 한국내화가 있으며 진해는 STX와 STX조선, 영화금속이 있다.

이밖에 마산에 두 곳(무학주정, 삼양옵틱스), 진주·함안·밀양(무림페이퍼·한국주강·한국카본)에 각각 한 곳씩 있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와 기계가 각각 8개 업체로 가장 많았다. 화학이 5개 업체, 철강·금속이 3개 업체이며 비금속광물, 의료정밀, 유통업이 각각 2곳씩이다. 또 전기가스, 음식료업, 종이·목재, 섬유·의복 업체가 각각 1곳씩 있다.

5월 10일 현재 경남지역 상장사 가운데 주가가 가장 비싼 업체는 7만8600원인 두산중공업이다. 한국철강이 6만3500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STX엔진(4만3250원), 삼성테크윈(4만1250원), S&TC(3만7150원) 순이다.

34개 업체 가운데 액면가가 5000원인 업체는 13개 업체, 2500원인 업체는 4개 업체다. 액면가가 1000원인 업체가 한 곳 있으며 16개 업체 액면가는 500원이다.

◇1997년 도내 상장사

경남지역 상장사 34곳 가운데 1997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7일 주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업은 모두 28곳이다. 현재 주가가 가장 비싼 두산중공업 상장일은 2000년 10월 25일이다. 철강·금속업체인 디씨엠은 1999년 8월 18일, STX조선과 STX엔진은 각각 2003년, 2004년 들어서야 이름을 찾을 수 있다. 비금속광물 업체인 한국내화는 2000년 10월 16일이 상장일이며 S&TC는 2002년 10월 22일 이름을 올렸다.

1997년 12월 27일 현재 가장 주가가 비싼 업체(액면가 조정 고려하지 않음)는 4만5500원인 한국주강이다. 한국카본이 4만1600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동아타이어(3만8300원), 삼성공조(2만7500원), 넥센(2만6800원) 순이다. 2007년 현재 주가 상위 5개 업체는 한 곳도 찾아볼 수 없다.

주가 상위 5개 업체 가운데 1·3·5위인 두산중공업과 STX엔진, S&TC는 2000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찾을 수 있다. 2·4위인 한국철강과 삼성테크윈은 각각 2960원, 3670원으로 1997년에는 낮게 평가된 주식이었다. 이밖에 97년에는 태창기업 2만100원, 무학주정 1만7200원을 비롯해 대창단조(1만300원), 극동유화(1만200원) 등이 주가 1만원이 넘는 이른바 '잘 나가는' 업체였다.

◇1997~2007년 도내 상장사

현재 도내 상장사 34곳 가운데 주가가 1997년보다 낮은 업체는 8곳이다. 지난 10년 동안 주가 조정을 거친 기업이 많은데 여러 가지 조정 요인 가운데 '액면분할'만 고려했다.

도내 상장사 가운데 액면분할한 업체는 10곳 정도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대부분 업체가 지난 2000~2002년 5000원 주식을 500원으로 바꾸는 액면분할을 했다.

1997년 12월 27일 현재 상장되지 않은 6개 업체를 뺀 28개 상장사 가운데 2007년 5월 10일 현재 주가가 오른 업체는 20개 업체다. 이 가운데 2배 이상 주가가 오른 업체는 14곳이다. 이 중에는 10배 이상 오른 업체가 4곳, 30배 이상 오른 업체도 한 곳 있다.

1999년 이후 상장된 6개 업체도 모두 현재 주가가 상장 때 주가를 웃돈다. 특히 상장 주가가 3780원이었던 두산중공업은 현재 주가가 7만4000원으로 19배 넘게 뛰었다.

2007년과 1997년 주가 상위 5위 업체를 보면 지역경제를 이끌었던 산업도 엿보인다. 1997년까지는 기계와 화학이 지역경제를 이끌었다. 그리고 기계 업종 강세는 최근까지 여전하다. 주가 상위 1·3·5위를 차지하는 두산중공업, STX엔진, S&TC가 모두 기계 업종이다. 다만, 화학이 버텼던 자리를 철강·금속과 의료정밀기기 업체가 대신했다.

◇증시 1600 시대 맞는 도내 상장사

지금 증시는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4월 말 1540대에서 조정을 거치는 듯했지만 지난 3일부터 잇따라 최고치를 넘어서면서 10일 현재 1599.68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날은 장중 1616.06까지 찍으며 투자자를 설레게 했다. 투자 전문가도 조정 시기를 쉽게 점치지 못하는 오름세다.

도내 상장사도 오름세를 잘 타고 있다. 특히 현재 주가 상위 5위 안에 드는 업체들은 선전하고 있다. 이번 증시 오름세를 이끈 주역으로 꼽히는 업종 가운데 하나는 조선주다. 두산중공업과 STX엔진, S&TC 등은 증시 오름세를 앞에서 이끈 업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철강과 삼성테크윈도 새로 매수하기가 부담스러울 뿐이지 앞으로 전망은 좋다.

한 투자 전문가는 "주가 상위 5위 안에 드는 업체는 이번 코스피 오름세를 주도한 종목"이라며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어 신규 매입은 부담스럽지만 탄탄한 우량주"라고 말했다.

"쥐고만 있었더라도…"

STX 엔진 1080 → 3만7000, 두산중공업 3780 → 7만8600

투자는 후회를 달고 다닌다. 주식 역시 '이때 샀다면…', '이때 팔았다면…', '쥐고 있었다면…'을 오가며 수익을 남기고 원금을 잃기도 한다.

1997년부터 도내 상장사 주가를 훑으면 뒤늦게 입맛이 당기는 업체가 있다.

1997년 또는 상장 때 사놓고 쥐고만 있어도 지금은 제법 큰 돈을 만질 수 있었다.

1997년 12월 27일 STX엔진 주가는 1080원이다. 10일 현재 STX주가는 3만7000원이다.

2000년 상장된 두산중공업 오름세도 예사롭지 않았다. 2000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6일 두산중공업 주가는 3780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두산중공업 주가는 7만8600원으로 오른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철강 오름세도 못지않다. 10년 전 2960원이었던 한국철강 주가는 6만3500원을 찍었다. 10년 전 3670원이던 삼성테크윈은 현재 4만1250원으로 뛰었다.

BNG스틸도 1030원에서 1만5950원으로 뛰며 10배 이상 올랐다.

도내 업체 가운데 주가 5위인 S&TC(2002년 상장)는 2002년 말 1만1800원에서 현재 3만7150원으로 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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