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장교 '화명대교'로 불려…"부산 종속 안된다" 반발

지난 10일 부산 화명동에서 열린 초정-화명간 연결도로 기공식 장면
"화명대교가 웬말입니까."

국내 최대 사장교를 가칭 '화명대교'로 부를 것으로 알려지자 김해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해시민들은 "이 다리는 행정구역상 낙동강을 중심으로 경남도(김해시)와 부산광역시(화명동)간의 경계를 연결하는 것인데도 마치 부산시의 전유물처럼 이름을 부산권 지역명을 딴 것은 부산시가 김해를 부산시의 종속도시로 본 것 아니냐"며 "양 지역 모두를 대표할 수 있는 명칭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들은 대안으로 '김해-화명대교'나 '화명-김해 대동대교' 등을 주장하고 아예 제3의 명칭을 정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리 이름은 한 번 정해지면 계속 그 이름으로 불리기 때문에 다리 완공 시점에 이같은 명칭 분쟁은 상당할 것으로 보여 갈등을 사전에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칭 화명대교는 지난 10일 착공식을 열고 김해 대동-부산 화명을 잇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2011년 1월 완공예정인 이 다리는 김해와 창원 등 경남지역 주요 도시와 부산 동부권을 연결하는 광역도로망 구축사업으로 총 공사비 1170억원이 투입되는 사장교(양 편에 세워진 주탑에 케이블로 연결)로, 국내 최대 규모(길이 1039m, 너비 23.3~27.8m의 4차로 다리)다.

공사비는 국비 585억원과 김해·부산 두 도시에서 각각 292억5000만원을 부담하도록 돼 있다.

김모(45·김해시 상동면)씨는 "두 자치단체에서 같은 비율로 공사비용을 부담하면서 명칭은 부산지역명을 사용한다는 것은 김해시민으로서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비록 가칭 상태지만 시가 처음부터 명칭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 같은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창원터널의 경우도 행정구역상 창원-김해 장유간을 연결하면서 이름은 창원지명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거가대교와 삼천포-창선대교의 경우 도내 자치단체간의 경계권역인데도 시·군 지역민들의 자존심 문제인 점을 감안, 결국 해당 지역 모두 포함하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고, 부산 진해의 신항만의 경우도 명칭 사용을 놓고 부산과 경남도간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확산됐던 점을 고려할 때 시는 이 문제를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병철(52·김해시 대동면)씨는 "인구 45만에 육박하는 김해시가 언제까지 부산이나 인근 대도시에 종속된 도시로서 남아야 하는지 화가 난다"며 "시세에 걸맞은 도시로서 위상을 갖춰나가기 위해서라도 작지만 교량 이름 하나에서부터 시민들의 자존심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교량 개설 사업시행을 부산시에서 주관하다보니 화명대교라는 이름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식 명칭은 향후 두 도시간에 의논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아직은 가칭 상태일 뿐 최종 명칭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해시와 부산시는 2003년 12월 김해 초정~부산 화명간 연결도로 개설 협약식을 가진 뒤 3년 동안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용역, 주민설명회, 교통영향평가, 건설 사업자 선정작업 등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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