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소홀한 남편, 나이들면 후회할 걸

최근 일본에서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노후에 남편과 사는 아내는 사망 위험이 2배로 높아지는 반면 남편은 아내가 있는 쪽이 없는 쪽에 비해 사망 위험이 0.46배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다시 말해 나이가 들수록 남편은 아내가 꼭 필요하지만 아내는 오히려 남편이 없는 게 좋다는 얘기다.

남성들에겐 썩 달갑지 않은 조사결과이긴 하지만 이와 같은 결과를 낳게 한 데는 남성들에게 분명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젊었을 때 아내의 집안일을 전혀 도와주지 않은 탓에 요리며 빨래며 청소며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러다보니 나이들어서도 모든 집안일을 아내에게만 의지하게 되고 결국 아내에게 남편은 귀찮은 존재, 남편에게 아내는 너무도 필요한 존재가 돼버리고 만 것이다.

이는 고령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긴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고령부부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40대 이상의 중년부부들 역시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하루가 멀다하고 술에 취해 밤 12시가 넘어야 들어오는 남편, 어쩌다 일찍 들어오거나 쉬는 날에는 TV 리모컨을 보물단지 마냥 절대 손에서 놓지 않은 채 꼼짝 않고 누워서 TV만 보는 남편, 아내가 온갖 정성으로 열심히 차려놓은 밥상 앞에서 먹을 게 없다며 투덜대는 남편,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언제나 그 자리'인 생활비 가져다 주면서 '다른 여자들은 재테크로 재산을 엄청 불린다'거나 '아껴쓰라'는 등의 잔소리하는 남편을 어느 아내가 좋아라 하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백번 양보해서 여기까지는 모성애에서 비롯된 인내심과 희생정신으로 참을 수 있다. 여성들로서는 한창 성욕이 왕성한 시기이건만 남편들은 고개를 숙이다 못해 아예 세울 생각조차 안한다면 그야말로 아내에게 남편은 '돈벌어오는 기계'에 불과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TV의 한 고발프로에서 보여준 여성 전용 '애무방'에 일반 주부들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 역시 위와 같은 중년 남편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가정연구 전문가들에 의하면 남성들은 외도를 하더라도 가정은 끝까지 지키려는 성향이 있는 반면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여성들이 한번 외도에 빠지면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가정을 지키고, 아내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남편밖에 없다. 자신이 생각해도 그동안 가정에, 아내에게 무관심하고 소홀했다고 느끼는 남성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상하고 친절한 남편이 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세월이 흐르면 그것이 결국 자신을 위하는 길이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www.drjung.co.kr 마산정규덕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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