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찾기 나서 7마리 발견…현재 1000마리

중국은 따오기 발견과 복원을 위해 30년 가까이 노력해왔다. <경남도민일보>가 지난해 9월 16일자 기획기사에서 보도한 대로 중국은 1978년 따오기 찾기에 나서 13개 성(省) 2만km를 헤맨 끝에 81년 3월 양현에서 7마리를 찾았다.

   
 
 
7마리 가운데 번식 능력을 갖춘 것은 4마리 2쌍이었는데 여기서 깨어난 새끼들이 지금 1000마리가 됐다. 따오기들이 산란하기는 쉬웠지만 그 알을 갖고 부화까지 시키는 일은 아주 어려웠다. 92년까지 판판이 실패하고 93년에야 겨우 성공한 것이다.

지금으로 보면 따오기는 멸종 위기에서 완전 벗어났다고 볼 수도 있다. 1000마리로 크게 늘었고 인공 사육 따오기의 방사(放飼)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따오기 복원센터는 2004년 12마리를 처음으로 우리 밖으로 내보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두 배 가까운 23마리를 돌려보냈고 이 가운데 17마리가 살아남았다.

중국 따오기 복원 30년 투자 ‘결실’

중국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역사상 기적'이라 평가하고 있으며, 국무원은 지난해 7월 양현 일대 3만7549k㎢에 이르는 면적에 대한 따오기 생태공원 지정을 비준했다. 하지만 어려움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보호·복원을 위해 쓸 돈이 없다 = 중국 따오기복원센터 청화이허 센터장은 지난 11일 창녕 탐방단을 만나 "먼저 어려운 점은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고 했다. 지난해는 하지 않았던 말이다.

청 센터장은 이날 하종근 창녕군수가 중국돈 2만원을 내고 따오기 1쌍을 한 해 동안 도와주기로 한 데 대해 정색을 하고 반기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청 센터장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센터에 들어간 돈은 3500만원 정도다. 우리 돈으로 50억원 가량 된다고 보면 맞다. 일본이 800만∼1000만원을 냈다니 한 해로 치면 40만∼50만원을 낸 셈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중국 정부가 마련한 재원이다.

양식장과 교육선전관·본관 시설을 짓는 데는 1500만원이 들었다. 이 가운데 교육선전관은 일본이 지어준 것이다.

이런 정도 시설을 갖추고 직원 10여 명이 자동차와 오토바이 한 대씩을 갖추고 3000㎢에 이르는 넓디넓은 지역을 돌며 따오기를 관리한다고 했다.

11일 산시성 임업청에서 한글서예 작품을 하종근 창녕군수가 왕완윤 야생동식물보호처장에게 선물하고 있다. /사진 제공 창녕군
청 센터장은 창녕 탐방단에 대해 단단히 작심을 한 듯 요청을 아주 구체적으로 했다. 먼저 "한 마리에 1만원씩 열 마리를 인양(認養)해 달라"고 했다. 하 군수는 이에 대해 "돌아가서 많은 사람들과 의논해 곧바로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청 센터장은 이밖에도 몇 가지 시설이 더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오기) 질병 예방·치료센터(50만원) : 한 해에 야생에서 다치거나 병든 상태에서 발견되는 따오기가 20마리 정도 된다. 이들을 치료할 시설이 현지에 없어 베이징이나 시안으로 보내는 사이에 상태가 더 나빠지기 십상이다.

△야생 서식지 인공 조성 두 군데 60마지기(한 군데에 연간 15만원) : 야생 따오기의 서식지가 기후 변동 등에 따라 바뀌는 등 불안한 실정이어서 가뭄이 들어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면적을 일정하게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따오기 야생 관찰에 필요한 장비 : 면적은 3000㎢나 되지만 지리측정시스템(GPS)은 하나도 없고 자동차와 오토바이도 하나밖에 없어서 현재대로라면 관리를 위해 장비가 더 있어야 한다.

△야생 따오기 보존 센터 :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사태가 터졌을 때 야생이라도 따오기가 한 군데 모여 있으면 한꺼번에 죄다 죽어 나갈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나름대로 격리 보호를 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청 센터장은 "따오기는 중국만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와 세계의 보물이다"며 "따오기 보호·육성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도 교류·협력이 더욱 왕성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식 환경과 질병 예방도 연구해야 할 단계 = 청 센터장은 이제 마릿수는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는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처음 시작한 마릿수가 4마리 2쌍밖에 안 돼 충분한 교잡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청 센터장은 올해 조류인플루엔자 소식이 들려왔을 때 야생조류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고는 하지만, 마음을 크게 조렸다고 했다. 행여나 따오기들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려 여태껏 기울여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이나 질병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평소에 연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야생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1년 훈련을 하고 있는 따오기들.

/사진 제공 창녕군
이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생태공원 전체를 관장하는 산시성 임업청 왕완윤(王萬云) 야생동식물보호처장도 의견이 같았다. 하지만 청 센터장이나 왕 처장은 이런 연구를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을 뿐 여건이 안 돼 실제로 진행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여기에 서식 환경에 대한 연구도 요구되고 있다. 마릿수가 자꾸 늘어남에 따라 어떤 환경이어야 따오기가 살 수 있는지 알아보고 그에 걸맞은 지역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왕 처장은 지난 11일 "지금 따오기가 양현과 주변 여덟 개 현에서 살고 있다"며 "앞으로 산시성 경내에서 알맞은 지역을 골라 방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새로운 서식지역을 찾아내야 하는 문제가 있는 반면에 따오기가 살다가 다른 데로 떠나면 그 까닭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청 센터장은 "따오기가 지난해 살던 데를 떠나 올해에는 다른 데로 옮겼다"며 "자연스레 생긴 가뭄 때문에 첫 번째 서식지의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식 환경이 안정되지 못해 따오기들이 자꾸 옮겨다니니 마음이 아주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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