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의원은 자치단체를 상대로 예산심의·의결권과 감사권을 갖고 있고, 이를 행사할 수 있다.

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예산 집행을 막고 단체장의 독주와 횡포에 대해 견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의정활동 중 의원들간의 불협화음에다 상호간 개인감정 개입 등으로 마찰음을 낸다면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김해시의회가 최근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면서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김해여성복지회관이 주관한 허황옥실버문화축제 행사에 대한 감사건을 놓고 이해 의원들간에 감정대립이 표면화됐기 때문이다.

모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실버축제 행사의 정산결과가 맞지 않고 예산집행상 문제가 있다며 10만원 이상 지출한 내역서에 대해 시가 감사를 하고 감사결과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의원과 관련단체는 예산집행에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감사를 요구한 의원이 자신들의 단체를 죽이기 위해 표적감사를 벌이고 있다며 반박 회견을 하는 등 감사를 요구한 의원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감사를 주장한 의원과 감사 필요성에 문제성을 제기한 의원은 소속 정당이 달라 마치 정당간 대립이라도 하듯 그들간의 감정대립 발언은 며칠째 계속됐다. 이 같은 모습이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까. 모름지기 시의원은 해당 시의 시민전체를 대표하며 더구나 올해부터는 명실공히 월급을 받는 유급신분이다.

시민들은 시 발전에는 소홀히 한 채 이해관계에 얽혀 지엽적인 문제에 소모전을 벌이는 의원들을 제대로 대우할리 만무하다. 시의원이라면 시 전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작은 것은 과감히 버릴줄도 알아야 한다. 무엇이 우선인지도 알아야 한다.

제대로 영글지 못한 풋과일이 전체 과일을 대변할 수 없듯, 사소한 일들로 의원들간에 자중지란을 일으킨다면 이는 또 다른 분란만 불러올 뿐이다. 시민들은 그런 모습을 보기 위해 세금을 바쳐가며 의원들에게 월급 주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시의회의 일련의 이 같은 장면들이 마치 여·야간 난타전을 주고 받는 중앙정치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 내는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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