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련 없다" 혐의 부인

지난 6월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긴 김해 보험설계사 김모(47·여)씨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김해경찰서는 사건 발생 6개월만에 유력한 용의자로 덤프트럭 기사 ㅎ(44)씨를 붙잡아 11일 재물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ㅎ씨가 김씨 실종 당일인 지난 6월 10일 오후 김씨를 만난 뒤 다음 날인 11일 김씨 소유 아반떼승용차를 밀양시 삼랑진읍 인근 농로에 버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 가족들로부터 김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다음 날인 6월 13일 곧바로 수사를 벌여 수사 착수 하루만인 같은 달 14일 밀양시 삼랑진읍 송원리 한 도로에 버려진 김씨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ㅎ씨는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김씨에게 접근해 덤프트럭을 4000만원에 구입하면 월 250만원의 부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현금을 마련해 오라고 요구했으며, 사건 당일 김씨는 4000여만원 상당을 마련해 ㅎ씨를 만난 뒤 실종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밝혔다.

또 ㅎ씨가 김씨 차량을 밀양까지 약 22㎞가량 직접 운전했고, 차량 번호판까지 떼 낸 점 등을 고려할 때 ㅎ씨가 김씨 실종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ㅎ씨는 "김씨가 실종된 뒤 살인범으로 몰릴 것 같아 김씨 차량을 버린 후 도피생활을 해 왔지만 김씨 실종사건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ㅎ씨가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ㅎ씨를 일단 재물은닉 혐의로 구속한 뒤 향후 김씨 실종사건 개입여부에 대해 강도높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 실종 5일만인 지난 6월 15일 ㅎ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으나 당시에는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집으로 돌려 보냈다가 사건발생 5개월 뒤 ㅎ씨가 김씨 실종사건에 개입한 정황들이 포착됨에 따라 지난 달 ㅎ씨를 공개수배했다.

경찰은 ㅎ씨를 공개수배 20여일만인 지난 9일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포장마차를 하다 그만뒀다는 시민제보를 받고 탐문수사를 벌여 현지에서 검거했다.

한편 경찰은 범인으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ㅎ씨를 실종 당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 뒤 석방했다가 수개월이 지난 뒤 새로 뒤늦게 공개수배 해 초동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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