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연휴는 '샌드위치 데이'가 이틀이나 끼어있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이른바 '다이아몬드' 연휴라고 한다. 그러나 '황금연휴'보다 한 술 더 뜨는 이번 '다이아몬드 연휴'를 마냥 기뻐하는 부류는 어린이나 청소년, 그리고 20대 청춘남녀들에 지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한 방송사의 설문조사결과 추석 연휴가 길어서 부담된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차지했으며 그 가장 큰 원인으로 선물값과 체재비를 꼽았다.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요즘 명절에 지출해야 할 비용이 부담스러운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주부들의 경우엔 경제적 압박에 한 술 더 보태 '엄청난 노동량'이 기다리고 있으니 '명절증후군'이 없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할 정도다.

때문에 최근엔 부인을 위한 남편들의 '입막음용 선물'이 선풍적인 인기라고 한다. 명절 때만 되면 으레 찾아오는 주부들의 '명절증후군'을 애초부터 차단하기 위해 기능성 화장품, 보석, 여성의류 등 고육지책성 선물을 찾는 남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고가의 선물들도 여성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 적합할 수 있지만 명절비용도 걱정인 남성들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필자는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남성들을 위해 돈 한푼 들이지 않고도 고가의 선물보다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여성들의 '명절증후군'은 육체적 스트레스도 큰 몫을 차지하지만 더 큰 원인은 남성들은 손가락 까닥하지 않는데 '여성들만'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억울함과 그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이다.

물론 남성들 입장에서야 '1년에 기껏해야 두 번 있는 명절인데 그 정도 고생이 뭐가 그리 억울하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본래 세상살이라는 것이 몸 힘든 것보다 마음 힘든 게 더 견디기 어려운 법이니 남성들도 여성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어른들의 눈치가 보이니 만큼 드러내놓고 부엌에서 뭔가를 돕기보다는 어른들의 눈을 피해 아내에게 수시로 '고생한다' '힘들겠다' 등의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이 좋다. 피곤해 지친 아내의 어깨를 살며시 두드려주면서 말이다. 뒷마당으로 5분만 불러내 '고생시켜 미안하다'며 따뜻한 키스 한번 해준다면 앞으로 여성들은 명절을 손꼽아 기다릴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평생 한번도 해보지 않은 행동들을 낯간지러워 어떻게 하냐"며 손사래를 치는 남성들의 마음가짐과 태도이다. 부부 사이에 이런 행동들이 부끄럽다면 도대체 벌거벗고 아내와 잠자리는 어떻게 가지는지 의문이다. 진정 아내를 사랑하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남성이라면 유난히 긴 올 추석연휴 땐 여성들에게 선사할 근사한 스킨십 한 두가지는 미리 생각해두길 바라는 바이다.

/마산 정규덕비뇨기과 원장(www.drj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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