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를 위한 중국의 노력

“20년 넘게 보호 정책을 편 결과 처음에는 반대하던 농민들이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따오기를 해치는 일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다친 따오기를 남먼저 보살피는 등 이제는 따오기 보호가 생활 속에 의무처럼 돼 있다.”

◇ 따오기는 중국에서 부활 중

   
 
 
현재 따오기가 야생 상태에서 살고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따오기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1979년에는 중국에서도 따오기가 멸종되고 없는 줄로 알려져 있었다.

중국 정부는 이 때 국립 과학원의 학자를 동원해 따오기 찾기에 나섰고 13개 현 2만km산야를 다니며 뒤진 끝에 81년 샨시성 양시엔현에서 7마리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샨시성 임업청 순쳉기안 부청장에 따르면 이 때 7마리를 모두 사로잡아 인공 번식 작업에 들어갔는데 정작 인공 부화에 성공한 때는 14년 뒤인 95년이다.

20년 넘는 복원 프로젝트…81년 7마리서 현재 756마리로 늘어

▲ 시용메이 박사(가운데)가 따오기 복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반면 따오기 복원 전문가인 시용메이 박사는 올 6월 발표한 논문 ‘중국에서 따오기의 보호와 복원에 관한 전망’에서 “93년 인공으로 부화시킬 수 있었다”고 적고 있다.

어쨌거나 이렇게 해서 인공 부화에는 성공했지만 야생으로 돌려보내기까지 다시 많은 시간이 들어야 했다.

10년 가량 세월이 다시 지난해에야 따오기 12마리를 방사(放飼)할 수 있었던 만큼 이 야생 복원 실험은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최초 7마리가 야생 상태에서 370마리가 양시엔현을 중심으로 3200제곱km 안에 살고 있는 등 지금은 그 수가 모두 756마리 정도로 크게 늘었다.

인공 상태에서는 베이징 동물원 40마리, 시안시 로관타이 따오기 사육센터 168마리, 양시엔현 샨시따오기사육센터 120마리, 그리고 일본 사도섬 58마리가 살고 있다.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결과를 두고 보통 사람들은 중국에서 따오기를 번식시키는 과정이 순탄했으리라 짐작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시용메이 박사 논문대로 해도, 번식 능력이 있는 두 쌍이 낳은 알을 갖고 되풀이한 인공 부화 실험은 92년까지 판판이 실패했고 93년에야 성공했다.

이렇게 해서 2000년까지 태어난 따오기는 220마리였는데 2000년 현재 살아남은 따오기는 129마리밖에 안됐다.

29마리는 인공 상태에서 자랐고 나머지 191마리 가운데 27마리는 죽은 채 발견됐고 64마리는 자취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2004년 처음으로 12마리를 날려보낸 데 이어 서식지 복원 대상 3곳을 더 선정해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순 부청장은 “양시엔현을 둘러싸고 있는 산맥과 강의 남북에서 야생 복원이 성공한다면 세계적 쾌거가 될 것”이라며 가슴벅차했다.

이를테면 발견-->보호-->번식(사육)-->연구--> 야생 복원으로 이어지는 임업청의 국가 차원임무를 그래야만 다할 수 있다는 얘기다.

◇26년 동안 꾸준히 일관되게 공을 들인 당국

   
 
 
이처럼 따오기를 위해 중국이 들이는 노력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인공 사육 따오기를 위해 19명, 야생 따오기 보호·관찰을 위해 24명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 같은 관리는 국무원에서 국가 정책으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데 발견 이후 지난 26년 동안 들인 예산이 1위안을 130원으로 계산했을 때 48억1000만원(3700만위안)을 웃돈다.

물론 여기에는 농민 등에 대한 보상·배상금이 빠져 있는데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한 해에 26억원(2000만위안)을 쓰고 있다.

순 부청장은 이를 두고 “처음에는 보상이 적었지만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보상을 늘렸다”며 “대신 농약을 쓰면 안되며 산림을 망가뜨려도 안되고 광산 개발도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91년부터 이 같은 내용을 협력 협정에 담아 농민들 서명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이밖에도 전기와 농업용수를 끊이지 않게 대주고 다리를 놓아주며 과학 영농이 이뤄지도록 돕는다는 정부 의무도 규정돼 있다고 시용메이 박사는 얘기했다.

시 박사는 “20년 넘게 보호 정책을 편 결과 처음에는 반대하던 농민들이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따오기를 해치는 일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다친 따오기를 남먼저 보살피는 등 이제는 따오기 보호가 생활 속에 의무처럼 돼 있다”고 했다.

국가 차원서 지원…“중국 따오기는 곧 세계의 것” 방문단 환영

몇 마디 말로 표현하면 이렇듯 간단하지만, 지난 26년 동안 행정당국과 연구자,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많은 갈등을 심하게 겪었는지는 어느 정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돋보이는 중국 연구자들의 개방적 태도

중국에서 따오기를 위해 일하는 연구자와 공무원들은 모두 ‘국제주의적’이라 할만한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 줬다.

이들은 우포늪(소벌)에 따오기 서식지를 복원하는 데 목표를 둔 창녕군과 마창환경운동연합의 방문단을 그야말로 ‘열렬히’ 환영했다.

두 차례 공식 면담에서도 이들은 따오기를 되살린 자부심을 갖고 꼬치꼬치 캐묻는 질문에 성실하고 활달하게 답해줬으며 이에 앞선 방문단 맞이를 위해서도 세심하게 준비했다.

이번 방문에서 야생 따오기 관찰을 안내한 보호관찰센터 장야오밍 업무과장은 “야생 따오기가 요즘 어디 자주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나흘 동안 들판을 누비고 다녔다”고 했다.

덕분에 방문단 일행은 9일 오전 논과 논 사이를 흐르는 개울에서 먹이를 잡는 따오기를 볼 수 있었으며 오후에는 마을 뒷산에서 정확하게 110마리가 보금자리 숲으로 날아드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이튿날에도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가에서 따오기를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따오기가 자주 드나드는 한 저수지의 자연 환경을 살펴볼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줬다.

국경과 국적을 따지기 쉬운 세태에 이처럼 나라 경계에 얽매이지 않기가 어려우리라 생각하고 “왜 이렇게 개방적이냐?”고 물었더니 장 과장은 “따오기는 중국의 따오기가 세상의 따오기”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시 박사는 이에 대해 “지금 살고 있는 중국은 물론 원래 서식지였던 일본과 한국, 러시아 시베리아와 우즈베키스탄 북부 하늘을 따오기가 날아다닐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하고 있는 따오기 야생 복원을 위한 연구 관찰은 한국이나 일본에 재방출할 때 더욱 소중하게 쓰일 것”이라며 “우포늪(소벌)은 유력한 복원 서식지 후보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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