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살펴본 아토피 피부염

반모(36)씨는 여섯 살 난 딸 아이가 1년 전부터 심한 아토피 증상을 보여 요즘 ‘전쟁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좋다는 약도 써보고 다양한 치료방법을 이용하는 등 먹고 입고 바르고 잠자는 모든 것이 달라져도 아이의 피부는 점점 더 상처에 상처를 더해갑니다. 금세 좋아질 줄 알고 이용했던 여러 비방이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피부도 아이의 마음도 큰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대학교 1학년인 김모(19)군은 2살 무렵부터 알레르기성 천식에서 아토피까지 각종 알레르기 질환에 시달렸다.

알레르기 전문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대학 한방병원에서 체질 바꾸기 치료도 거쳤지만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유기농 채소로만 6개월여 동안 식사할 때는 다소 호전됐지만 진학문제로 요즘은 이도 여의치 않은 가운데 지금은 한약을 복용하고 있다.

최근 봄철 꽃가루·황사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아토피가 더 심해져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한방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을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지 알아본다.

△아토피 피부염이란

아토피는 다양한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유전적인 요소와 많이 관계된다.

아토피는 아토피 소인을 가진 개인에서 피부·호흡기 점막·안점막·장점막 등에 나타나는 일련의 알레르기 증상을 말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아토피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흔히 태열이라고 불리는 만성피부질환으로 피부건조증과 가려움증을 비롯해 발진·진물·부스럼딱지 등이 주된 증상이다.

가려움의 정도가 매우 심해서 피가 날 정도로 긁게되기 때문에 ‘가려움→긁기→더 가려움’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며, 긁을 때 생기는 외상으로 물집과 딱지가 생기고 여기에 2차적으로 세균이 감염된다.

대개 생후 1년 이내에 생긴 아토피 피부염은 음식물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2년 이후에는 음식 외에 다른 물질이 원인이 될 때가 대부분이다.

사춘기 이후 성인은 환경적인 요인·정신적인 요인·내분비적 요인 등에 의해 나빠질 수도 있다.

△한방과 아토피 치료

창원 튼튼꾸러기한의원 성진혁 원장은 “원래 한방에서는 아토피가 없었다”고 밝혔다.

주거환경·음식 등 과거와는 다른 환경의 차이로 인해 최근들어 아토피 환자가 늘어나면서 한방에서도 ‘아토피’에 대해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 추세다.

한방에서는 ‘위기기능’ 즉 면역기능이 과민해 ‘기이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알레르기·아토피라고 파악한다.

따라서 아토피 치료를 위해서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약재를 처방한다.

아토피는 발갛게 발진되어 병의 특성상 ‘냉’이 아닌 ‘열’의 개념이므로 ‘풍열’에 사용하는 약재를 쓰면 효과가 있다.

풍열이 어디에 생기느냐에 따라 ‘미열’ ‘폐열’ ‘신열’ 등으로 나누며, 이에 따라 약재의 선택과 조합이 조금씩 달라진다.

한방에서 보는 아토피는 몸속의 폐열·신열·위열 등의 ‘열’이 겉으로 표출되면서 피부에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체질적인 소인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석고·생지황·치자·갈근 등 ‘찬 약재료’를 사용하며, 해독기능이 있는 약재를 공통적으로 쓰고 호흡기와 피부가 좋아지는 약재를 추가한다.

아토피 체질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없으므로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유발인자를 피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조절해 나가야 한다.

음식에 의한 발병이 많으므로 ‘음식일지’를 작성하는 것도 아토피를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유아의 경우 이유식을 바꾸는 단계에서 아토피가 많이 일어나는데 분유를 먹고 변비나 녹변을 보이면 이는 장이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정상이 아니다.

적응되면 괜찮아지기도 하지만 심해지면 우유·과자를 먹어도 아토피를 일으키고 만성화 된 후 병원을 찾는 사례가 종종 있다.

치킨·피자 등의 가공식품과 계란을 먹으면 발병 빈도가 높지만 개인에 따라 원인이 되는 음식·물질은 다르다.

따라서 남이 효과를 봤다는 소문에 무턱대고 민간요법을 적용했다가는 아토피가 더 악화될 우려가 매우 높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도움말 / 창원 튼튼꾸러기한의원 성진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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