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염색의 장인을 넘어 우리 고유의 섬유를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보통 전통을 무시한 채 서양의 예술에 대해 먼저 배웁니다. 하지만 79년 외국에 나갔더니 전통의 뿌리부터 찾는 교육을 하고 있더군요. 이에 충격받고 전통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마산대우백화점 갤러리에서 정년 기념 작품전으로 섬유예술작품전을 열고 있는 김지희씨.

이번 전시회에는 천에 자연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초기작 자연 산수 시리즈부터 조각보자기 시리즈·보자기 끈에서 온 댕기시리즈, 그림을 접목한 보자기 등 50여점의 작품을 5일까지 선보인다.

김씨는 염색·직조 등 한국 섬유조형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표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직접 염료를 추출해 스스로 재현한 자연 염색 기법으로 물들여 평면과 입체를 조화시켜 조형성을 살린 게 김씨 작품의 특징.

특히 김씨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한 가정의 어머니들이 한땀 한땀 정성을 기울였던 ‘조각보’에 관심을 기울여 실용성과 더불어 정신이 강조되는 작품세계를 추구했다.

댕기시리즈에서는 오방색·색동 등 전통의 색깔과 금은사 등 현대적 색깔을 대비시켜 강렬하고 묵직한 느낌과 깃털의 화사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나무틀 속에 조각보를 조화시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작품들을 선보여 2002년 파리시 초대 한국현대미술초대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의 자연염색 그림 시리즈는 감물이나 쪽물·잇꽃물 등의 자연염료로 면이나 양모천 위에 산수화를 그린다.

또 탈색법으로 붓터치가 강하게 살아있는 그림 보자기나 여러 조각을 뜨개질이나 홈질 등으로 이어붙인 ‘산수화 보자기’를 새롭게 내놓았다.

그동안 22회의 개인전을 열었지만 고향인 마산에서는 첫 전시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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