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실 바라보는 정직한 눈”


의령 출신 표성배(38)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저 겨울산 너머에는>을 냈다. 4부로 나눠 62편의 시를 실었다.
‘창원대로를 달리다 보면/쌩쌩 스쳐가는 차소리 대신/쿵쿵거리는/기계소리가 들린다//평생 막일에/굽은 등이 안쓰러운/아버지가 보이고//함께 놀 친구가 없어/동생과 모래집을 짓다 허물었다 하는/내 아이들이 생각난다’(‘창원대로를 달리다 보면’중)
똑같은 일을 하고도 작업복이 다르고 월급이 다른 차별(‘정우형’‘우린 똑같지만’), 언제 기계소리가 멎을 지 모르는 현실(‘토끼풀’‘이 한 낮의 고요’), 공장이라는 상표가 내가 누구인지를 증명하는 소외(‘상표’), ‘빨리빨리’와 ‘씨발’을 가장 먼저 익히는 외국노동자들의 삶(‘이곳에선’) 등을 담고 있다.
이응인 시인은 표 시인의 가장 큰 장점은 ‘노동 현실을 바라보는 정직한 눈’에 있으며 시집은 불안한 노동 현장의 모습 속에서도 꿋꿋하고 우직하게 살아나가는 노동자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지난 95년 제6회 마창노련문학상을 받았고 2001년 첫 시집 <아침 햇살이 그립다>를 냈다. ‘객토’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갈무리. 127쪽. 6000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