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창력(1) 딸은 요즘 노래 연습이 한창이야. ? 뭐 그런 노래가 있더라고.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와. 아빠니까 딸이 뭘 해도 웬만하면 예쁠 수밖에 없겠지. 그럼에도 딸이 노래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런데 딸이 연습하는 노래는 애초부터 키(key)가 높더라고. 초반부터 가성을 남발하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어. 게다가 노래가 절정에 이를 때는 가성에 또 가성, 돌고래 소리가 나더군. "아빠, 노래 괜찮았어?"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질문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수줍게 묻는 딸에게 대놓고 진심을 ...
"6개월만 다니자"고 다짐했으나 12년이 흘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는 권재성(50) 대외협력실 차장은 독특한 계기로 KAI에 입사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무기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평화주의자랄까. 그는 "우리나라가 살 길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자주국방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KAI는 그런 면에서 정말 애국적인 기업"이라고 말했다. 자학생운동가에서 무기개발 회사의 직원으로 Q. 서울사무소는 언제부터 근무하셨나요. "2004년 11월 KAI에 입사할 때부터 서울에서 근무했어요. 그러다 2008...
최근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장소가 전국에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전시회 관람, 영화 감상,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음료와 함께 즐기자'는 취지의 공간이다. 창원시 사림동에 위치한 '스페이스 펀'도 이와 같은 장소다. 하지만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건물 유리창에 적혀있는 '스페이스 펀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결되는 재미를 경험하는 공간입니다'라는 문구가 이를 잘 나타낸다.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개인의 관계망이 넓어지길 바란다는 스페이스 펀은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물하고 있다. 그...
2017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 지명 올해 마산용마고는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을 제외하고는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대기 등 4대 고교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대신 지난 8월 22일 201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졸업예정 선수 4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으며 활짝 웃었다. 용마고에서 한 해 4명이 프로 지명을 받은 사례는 올해가 처음이다. 게다가 1라운드에서 두 명의 이름이 불린 것도 용마고 야구부 창단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전체 1번으로 지명을 받은 투수 이정현을 비롯해 포수 나종덕...
9월 12일 저녁. 우리나라 지진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두 차례 지진이 훑고 지나갔다. SNS에는 지진 소식과 함께 원자력발전소를 걱정하는 글이 넘쳐흘렀다. 특히 진앙이 경주 부근으로 알려지면서 부산과 울산에 걸쳐 있는 고리, 경북 경주시에 있는 월성, 경북 울진에 있는 한울 등 동남권에 밀집한 원자력발전소 단지와 경주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안위를 걱정하는 글이 많았다. 다행히 이번 지진이 최대 5.8에 그쳤지만, 만에 하나 고리원전 내진 설계인 6.5를 넘는 지진이었다면 정말 아찔할 상황이 벌어졌을 터였다. 그런데도 '...
허원길(57) 조합장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78년 남거창농협의 전신인 '남상농협'에 입사했다. 집안 농사일을 한창 돕고 있을 때 학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곧바로 출근했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월급을 제때 못 받았다고 한다. 쌀 매상 시기가 되면 남상농협만 해도 쌀 5만 가마니가 입하되는 시절이었다. 그것을 농협 직원들이 일일이 등짐을 지고 날라야 했다. 농촌에서 농협이 막 태동하고 자리를 잡아갈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극명하게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 중 하나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
경남지역에는 140여 개의 '농·축협'이 있다. 기초자치단체별로 따져보면 많게는 15개에 이르는 곳도 있고, 평균적으로 각 시·군마다 5∼6개의 농축협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면 된다. 각 기초자치단체의 농지와 인구 규모에 따라 차이가 나는 셈이긴 한데, 실제 대출과 예금 등을 다루는 신용사업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인구가 많은 창원이나 진주 등 도시에 오히려 농·축협이 많은 측면도 있다. 그런데 산청군에는 단 하나의 '농협'밖에 없다. 이는 1992년 이루어진 통폐합에 따른 것이다. 농협 중앙회가 추진한 농협 통폐합 정책에 따라...
처음 방문한 국립부곡병원은 조금 의외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 '정신병원'이라는 선입견에 폐쇄적이고 어두운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늦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녹음 짙은 공간에 환자들이 여유롭게 산책하고 있었다. 몇 년 전 라는 소설책을 내기도 했던 정신과 전문의 이영렬(55) 국립부곡병원장을 별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국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국립병원 국립부곡병원은 일반인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병원은 아니다. 정신질환자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인데다 '국립'인 탓에 장기입원환자만 치료할 것이라거나 저소득층 등 ...
9월 5일, 경남 진주에서 '서부경남 지역발전포럼'이 개최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상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포럼에는 지역 국회의원 및 지자체 공무원, 지역발전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여러 분야에서의 서부경남 지역개발방안이 쏟아져 나왔다. LH는 서부경남 발전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H공사 등 11개의 공공기관이 진주시로 자릴 옮겼다. 진주혁신도시를 통해 진주, 나아가 서부경남에는 어떤 기대효과가 있을지, 도시계획의 전문가 안정근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창원시 출연기관인 창원산업진흥재단이 지난 7월 21일 창원산업진흥원으로 이름을 바꾸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8월 5일 개원하고서 1년하고도 한 달이 조금 더 지났다. 이 기관은 설립 당시 창원지역 기업의 산업생태계 체질개선과 미래전략산업을 이끌어갈 장기발전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고 체계적·지속적·안정적인 기업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싱크탱크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겠다고 내세웠다. 개원 한 달 전부터 원장을 맡아 1년여를 이끈 진의장 원장을 만나 창원산업진흥원의 지난 1년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과제를 들어봤다. 세계적인 건...
몇 년 전 지역 기자들끼리 술자리를 가지면서 도의원에 대해 평한 적이 있었다. 그때 기자들이 한결같이 '대한민국 최고 도의원', '국회의원보다 더 센 도의원'이라고 평한 사람이 있다. 바로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이다. 그런 그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도의회에서 떠난 후 기자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그러던 중 과거 민자사업 자료를 찾다 곳곳에서 그가 맹활약한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 도의원으로 불리던 그는 지금 뭐 하고 있을까? 대우조선에서 세상에 눈을 뜨다 김해연(50) 전 도의원은 옛날과 크게 달라진 점이...
"저자는 여든을 앞둔 아버지와 함께 남강 구석구석을 걸으며 남강에 얽힌 이야기를 캐낸다. 189㎞에 이르는 물길 따라 흐르는 이야기엔 즐거운 추억도 많지만, 거대한 역사 속에서 스러진 민중의 애환도 상당했다. ---중략--- '여행'에 국한되지 않는 귀한 사료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이 책은 최초로 남강을 터전으로 살아온 이들의 삶을 기록한 책인 동시에 자랑스러운 인물 이야기와 민중의 절규가 서린 역사의 현장도 담고 있다." (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머리말에서 저자의 '남강 사랑'이 뚝뚝 떨어질 듯 묻어난다. 경남의...
국외연수·교재발간·수상·강의·연구실적·자격증…. 주요 경력이 A4 용지 한 장에 다 담지 못할 정도로 화려하다. 18년 동안 과학수사 외길을 걷고 있고, 국내 몇 안 되는 '화재감식 전문수사관'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김정학(47) 경위 이야기다. 김해 고물상 살인사건 과거에는 일선 경찰서에 과학수사팀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지방경찰청 소속으로 바뀌어 경남에서는 서부권·중부권·동부권·남부권 4개 권역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경남지방경찰청 형사과에 과학수사계가 별도로 있어 대형 살인·화...
'무릇 시란 정신의 핏빛 요철이므로/장님도 더듬으며 읽을 수 있어야 하리/집 나간 영혼을 부르는/성소의 권능으로.// 얽힌 말의 실타래 같은/이미지의 굴레 같은/ 그 터널을 절뚝거리며/ 내 독자는 걸어왔구나/ 그러나 양파 속이여/아 드러날/허방이여.' 이우걸(70) 시조 시인의 '시'라는 시조다. (2009년, 천년의시작)에서 발표했다. 1973년 으로 등단해 어느덧 시력(詩歷) 40년이 훌쩍 지났다. 시가 켜켜이 쌓여갈수록 시인은 자신의 시를 되돌아봤다. 시인은
함석헌 선생과 같은 해에 나서 일찍 타계한 김교신. 함 선생 등과 같이 만든 동인지 주필을 지낸 김교신은 호암 문일평의 부음을 접하고는 "커다란 촉망과 적지 않은 사모(思慕)를 품고서 한 도시에 십수 년을 살면서도 진인(眞人)의 성해(聲咳)에 접하지 못하고 영별했으니 원통하기 그지없다"라고 한 것만 봐도 그 위인 됨을 알아볼 수 있는 분이다. 김 선생의 글을 보자. "그리스도를 사람으로 보려 한 점만은 우리와 대립한다" 내가 만나 보던 가운데 가장 경외(敬畏)함을 마지 못하는 선배(류영모), 이 어른이 가...
통기타를 멘 채 지그시 눈을 감고 꿈꾸듯이 노래하는 독특한 가수가 있었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김정호는 이미 '폐결핵 가수'라는 썩 달갑지 않은 별호가 나돌고 있었다. 하지만 음악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건강했으며, 듣는 이에게 소리의 혼과 정한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매력이 있었다. 가수로서 대중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김정호이지만,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1970년대의 포크 음악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그의 음악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었다. 김정호의 인기와는 별개로 그의 음악이 당시의 문화를 대변할 수 있는 특징이 없다고 본 것이다...
평균수명 연장과 동시에 성인병 질환 증가 요즈음 식생활의 변화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평균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중풍,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성인병 질환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중풍 혹은 뇌졸중은 우리나라 질병사인 분류상 순환기 질환으로서는 가장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뇌출혈, 뇌경색(뇌혈전, 뇌색전)등 병변의 종류와 병소의 크기, 병소의 부위 등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갑자기 야기되는 두통, 어지럼증, 반신마비, 사지마비, 반신의 감각장애,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잘 알아듣지 못하고, 입이 돌아가고, 혹...
조선 전기 4대 서예가로 이름을 날린 자암 김구(1488~1543)는 남해섬을 화전(花田)이라 부르며 다음과 같이 읊었다. "산천은 기이하게도 빼어나서 유생, 호걸, 준사들이 모여들매 인물들이 번성하니/ 아, 하늘 남쪽 경치 좋고 이름난 곳의 광경 그 경치 어떠한가." 그가 1519년 기묘사화를 당해 개령(경북 김천)에 유배당했다 죄목이 추가되어 남해로 옮겨진다. 그가 남해에서 지은 경기체가 중 남해 경치를 묘사한 부분이다. 남해바래길 5코스 화전별곡길은 남해섬의 바다, 산, 강, 들을 두루 거치...
아직 어두운 새벽, 4시 반쯤에 동료 순례자들이 거의 다 일어났습니다. 이 알베르게(순례자용 숙소)의 유쾌한 호스피탈레로(자원봉사자) 미겔이 준비해 놓은 빵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함께 폰세바돈을 떠납니다. 다음에 오게 되면 다시 묵을 것을 다짐하면서요. 스페인 장다리 아저씨 하우메는 어김없이 우리들의 카미노송(사이먼앤가펑클의 '스카보로페어')을 틀어 주었어요. 10명이 함께 출발을 하는데 어찌하다 보니 이 팀과 며칠째 그룹이 되어 걷고 있네요. 30분가량 가니 카미노에서 유명한 '쿠르스 데 페로(La Curz de Ferr...
1년에 2번, 구충제가 일반의약품이던 시절의 추억 1년에 두 번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는지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전에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1년에 두 번씩 구충제를 복용해야 할 상황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고,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옳은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구충제 투여의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도 '1년에 두 번' 같은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의사나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와 안내에 따라 투여해야 한다. 구충제 투여를 해야 하는 경우는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 요충 같은 접촉성 기생충 감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