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일 2017 NC다이노스 신인 1차 지명 선수 발표일. NC가 창단 후 첫 신인 지명이었던 2011년 8월 16일 '2012 신인 우선지명'에서 대졸 투수 노성호(현 상무)와 고졸 투수 이민호를 선택한 이래 이날 신인 지명은 여느 때보다 지역 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NC가 처음으로 1차 지명에서 연고 지역(경남·울산·전북) 선수 중 한 명을 선택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목 빼며 기다린 발표의 순간 NC의 선택은 김해고 왼손투수 김태현이었다. NC팬들은 예상했든, 예상치 못했든 우리 지역 선수인 김태...
'농협(수협)' 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지요. '대출 사기, 공금 횡령, 조합장 선거를 둘러싼 각종 비리' 등이 한 번 터졌다 하면 매스컴에 굵직굵직하게 다루어지는 탓인지, 그리 썩 좋은 이미지는 아니라는 분들이 있겠죠. 반면 또 지역 특산물 판매·유통에 앞장서면서, 조합원들에게는 비료나 각종 농자재를 값싼 가격에 제공하니 농어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특산물 판매 육성 사업보다는 대출·유통사업에 치중하면서 농어촌 살림을 더욱 팍팍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그나마 농...
다석은 묻혀 있는 분이다. 그래서 드러나 있지 않으나 그를 알고 난 뒤엔 잊을 수가 없다. 도올 김용옥같이 도도한 석학도 한 날 같은 땅에 살면서 다석을 뵙지 못한 것을 천추의 한이 된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서른 살 전후 서울의 모 신문에서 연재한 글에서 다석사상을 처음 접했으나 도무지 뜻을 알지 못해 덮어 두었다가, 1995년 그 신문에서 출판한 '다석사상전집(多夕思想全集)' 중 '다석 유영모의 불교사상'이란 책을 황급히 구입했으나 또 까막눈이라 포기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월이 흘러 4~5년 전부터 흐릿하지만, 주렴 ...
요즘 뜨고 있는 '6차 산업'을 협동조합을 꾸려 구현하는 이들이 있다. 경남 진주에 있는 '6차산업협동조합'이다. 6차 산업과 협동조합을 결합한 이 이름은 전국에서 거의 처음으로 진주에서 쓰였다고 한다.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앞에 지역명을 붙인 많은 6차산업협동조합이 활동 중이다. 아울러 진주는 협동조합을 꾸려나가는 이들이 최근에 협의회를 구성, 협동조합끼리 서로 돕고 힘을 모으며 개별 조합보다 더 큰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곳이다. 6차산업협동조합과 진주시협동조합협의회를 이끄는 김민석(52) 이사장을 만났다. 협동조합과...
전라남도 구례군의 산동면은 매년 산수유축제로 봄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전국 산수유 생산량 60%를 차지하는 산동면은 산수유나무 시원지로 유명하다. 전해오는 얘기로는 1000년 전 중국 산동성 처녀가 구례로 시집오면서 고향의 산수유를 처음 심었다고 하며, 산동이라는 지명도 거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한약재로 쓰이는 산수유는 이 동네의 '대학나무'라 불릴 정도로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소설가 김훈은 수필집 의 한 부분이다. "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서 피어난다. 그러나 ...
"비타민C를 많이 먹으세요. 과다복용 부작용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다량 섭취해도 큰 부작용이 없습니다.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필요량을 측정하면 하루 50~100㎎으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라고 자타가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되겠어요?" 윤희상(61) 마산의료원장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다. 당연히 윤 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은 여름방학 아이들의 건강관리 요령이 아닐까 짐작했다. 하지만 사전 인터뷰에서 윤 원장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와 비타민C'에 대해 설명하고, 비타...
도심 한가운데 있는 성곽인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73-4번지 합포성지입니다. 합포성지는 1378년 고려 우왕 4년에 배극렴이 부임하면서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병사와 주민들을 동원해 쌓은 성입니다. 그 후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병영성으로 사용되어 오다가 1593년 선조 26년에 병영이 진주로 옮겨진 후에는 합포진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한답니다. 축조할 당시 성의 둘레는 1.3km, 높이는 4m였고, 성 주변에는 해자를 만들었습니다. 성의 동서남북에는 4대문을 설치했고 군량을 저장하는 의만창과 회영고라는 이름의 건물 등...
1. 워터젤리 딸이 여덟 살 때였지. 경기도 부천에 사는 할머니 집에 가는 길이었어. 우리는 웬만하면 가는 길에 휴게소를 다 찍고 가는 편이야. 아내는 딸 간식은 챙겼는데 '워터젤리'라는 게 있더라고. 젤리인데 액체 비슷해서 빨대로 먹는 것 같아. "엄마, 이거 좀 드세요." 또 초등학교 들어갔다고 '효도'라는 것을 배웠나 봐. 엄마에게 한입 권하는 모습이 대견하더군. 하지만 딸은 엄마 흡입력을 간과했지. 한 번에 쑥 빨려 들어가는 젤리에 화들짝! 효심이고 나발이고 빨대를 꽉 움켜쥐더군. 가까스로 젤리의 절반 이상을 지켜냈어....
경남, 나아가 전국에서 연극을 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가장 존경하는 연극인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가장 많은 답변으로 돌아오는 이가 있다. 바로 밀양연극촌 이사장이자 지금도 연극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윤택 선생이다.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난 이윤택 선생을 비유하는 단어는 무수히 많고, 연출가 이전에 전직 기자 출신이자 문화평론가, 시인, 극작가, 연출가, 예술감독, 무대감독까지 그를 설명하는 직함도 다양하다. 1억 배우 오달수, 악역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최근 영화 주연까지 맡으며 연기스펙트럼을 넓...
음악에는 많은 장르가 있다. 그중 한국 사람에게 가장 대중적인 장르는 뭘까? 바로 트로트다. 트로트란 정형화된 리듬에 일본 엔카에서 들어온 음계를 사용하여 구성진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트로트를 대표하는 유명한 가수들은 많다. 하지만 우리 지역에도 그들 못지않은 실력과 끼로 무장한 가수들이 있다. 이번에 만난 이병조(54) 씨도 그중 한 명이다. 이 씨는 지역 가수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예술봉사단 단장으로, 또 도매업체 사장님으로, 1인 3역의 몫을 '척척' 해내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이 씨의 연습실에 도착하니 때마침 마이크...
7월 창선면 고사리밭 풍경이 제대로라고 들었다. 7코스 고사리밭길은 독특한 풍경이 볼만하다고 익히 들어둔 터다. 남해군은 크게 남해섬과 창선도로 이뤄졌다. 창선도는 그대로 행정구역상 남해군 창선면이다. 요즈음 창선면은 가인리를 중심으로 고사리 농사를 지어 나름 큰 소득을 내고 있다. 가인리 주변 온 산이 고사리로 뒤덮인 것 같다. 7코스 고사리밭길은 가인리 고사리밭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길이다. 다르게는 창선 일주도로 격인 1024번 지방도를 따라 거꾸로 된 U자 모양으로 가인리 해안을 도는 길이기도 하다. ...
◇레온에서 산 마르틴 델 카미노까지 26.8㎞ 오늘은 잠을 좀 자서 몸이 제법 가볍습니다. 새벽 6시에 알베르게 문을 열어준다고 해서 시간 맞춰 짐을 꾸려 나왔습니다. 벌써 문 열기를 기다리는 순례자들이 여럿 나와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어제 사놓았던 하몬 (Jamon,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말리는 방식으로 만든 생햄, 스페인 전통 음식)을 곁들인 빵으로 아침을 먹었는데 여태 먹던 하몬보다 훨씬 맛이 있었습니다. 이 길을 걸으며 빵에 가장 많이 곁들여 먹은 게 하몬인데 여태까지는 슈퍼에 포장해서 1~2유로(우...
각 학교마다 운동부가 있다. 사실 운동부 학생들은 수업도 적게 하고 수업시간에도 잠을 자는 시간이 많다. 기자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골프부 학생은 근 반년 만에 학교에 출석하기도 했었다. 실정이 이렇기 때문에 운동부 학생에게 공부를 시키거나 책을 읽게 하는 교사는 거의 없다. 그러나 운동부 학생들을 데리고 어떻게라도 책을 읽게 하고 각종 독후 활동과 문학기행을 하는 교사가 있다고 들었다. 안 그래도 바쁜 학생들을 붙잡고 왜 이런 '쓸데없는' 일을 하는지 의아했다. "책 내음이 좋아 사서가 됐다" 진해 출신인 박창선(36) 창원용...
이임춘(52·경위) 거제경찰서 남부치안센터장의 프로필은 독특하다. 주요경력에 '경찰문화 대전 대상 입상', '터키 이스탄불 IAC갤러리 전속작가', '미국 캘리포니아 알렉산더 갤러리 전속작가'와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그렇다. 그는 경찰관이자 미술작가다. 일상에서는 거제 어촌마을 치안을 책임진다. 그러다 경찰 제복을 벗는 순간 미술작가로 변신한다. 그의 수상한 이중생활(?)을 들여다봤다. 거제경찰서 남부치안센터는 남부면 다대리 어촌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 근무자는 이임춘 센터장 혼자다. 차로 10~15분 거리에 있는 '바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비 맞으며 걷는 둘레길의 또 다른 매력도 있을 터. 비옷과 배낭 커버를 챙기면서 시 한 편도 미리 골랐다. 비긋는 숲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길동무들과 함께 가질 수 있는 이상희 시인의 '비가 오면'이란 시다. 비가 오면 온몸을 흔드는 나무가 있고 아, 아, 소리치는 나무가 있고 이파리마다 빗방울을 퉁기는 나무가 있고 다른 나무가 퉁긴 빗방울에 비로소 젖는 나무가 있고 비가 오면 매처럼 맞는 나무가 있고 죄를 씻는 나무가 있고 그저 우산으로 가리고 마는 사람이 ...
복잡하면서 매력 있는 풍경 자동차로 구불구불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아차' 하면 지나칠 수 있다. 길 바로 옆에 음식점이 있다. 의령군 지정면에 있는 '바람 소리 머무는 곳에'다. 의령군 초입에 이상천(60)·차경현(59) 부부가 지난 2006년 12월 문을 열었다. 창원에서 살던 부부는 우연한 기회에 이곳에 집을 짓고 음식점을 시작했다. 두 달 전부터는 유럽에 요리를 배우러 갔던 아들 이호민(35) 씨까지 돌아와서 합세했다. 바람 소리 머무는 곳에라는 시적인 가게 이름은 가게 인근에 살던 친구와 부부가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란? 농담으로 하는 말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이 숨쉬기 운동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기오염으로 더 이상 숨쉬기 운동이 가장 쉬운 운동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폐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폐포가 모여 이루어진 장기다. 숨을 들이마실 때 폐포에 공기가 들어가 펴지게 되고, 이때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일어나게 된다. 숨을 내쉴 때는 폐포가 오므라들며 이산화탄소가 많아진 공기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흡연, 분진, 가스노출 등으로 발생하는 연기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 폐 조직이 손상하게 되는데 이러한 질환...
책장 정리를 하는데 얇은 책 한 권이 보인다. 오래된 우편번호 책이다. 치기 어린 연서가 배달되지 못한 채 책갈피에 두어 장 꽂혀있는 세월을 뒤적인다. 유명 신문사에서 만들었던 이나 같은 울긋불긋한 주간 잡지 뒤쪽 몇 페이지에 있던 펜팔란 주소였을까? 좀체 떠오르지 않더니 봉투의 주소를 보니 기억난다. 섬 가시내라 놀리던 같은 과 여자 동창이다. 87년 여름 이 친구가 초대해서 처음 거제 구경을 하였다. 진주에서 세 시간쯤 걸려 도착한 거제는 산골 출신인 내게 모두가 별천지였다. 학동 흑진주 몽돌밭이 ...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블로그를 통해 인연을 맺은 사람이 적지 않다. 바로 블로그 이웃이다. 대부분은 글을 통해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는 정도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서 형님 동생 하며 지내는 이들도 있다.내 블로그에 모터사이클과 사진 이야기가 많다 보니 모터사이클 블로거 친구가 많다. 그중 '곰패밀리'라는 작은 모임이 있다. 모임 회원은 주로 서울, 경기, 충청권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는 분들이다. 연배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있고 더 젊은 분들도 있다. 직업도 다양하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에서 은퇴하고
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 옛날엔 새가 하늘과 인간을 연결해 준다고 믿었다. 인간이 갈 수 없는 곳에도 간다. 새가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된 이유다. 새는 하루의 시작과 끝,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변화도 알려준다. 새는 우리 조상들 삶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그래서 신화와 전설, 민담을 비롯한 많은 이야기 속 주인공이거나 조연이 되기도 했다.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은 파랑새다. '파랑새는 있다.' 1997년에 방영된 드라마 제목이기도 하다. 최근엔 2014년에 한 종편에서 똑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