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대전상공회의소는 대전 지역 대학생 500여 명을 대상으로 '지역 기업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한화'가,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는 '성심당'이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 브랜드로 꼽힌 성심당은 50.5%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역 대표 기업이자 지역 연고 프로야구팀인 한화 이글스가 9.7%를 받는 데 그친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조사 대상이 중장년층이 아니라 20대 초반 대학 재학생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성심당이라는 대전...
지난 10월 말 어느 날 저녁 여윤경 작가 개인전이 열리는 갤러리를 혼자 슬쩍 찾았다. 전시 첫날이라 오프닝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온통 여자들만 가득했다. 괜히 무안해져서 지나가는 사람인 척 슬쩍 들여다보고 나가려는데 여윤경 작가가 아는 척을 하는 바람에 행사 자리에 앉게 되어 버렸다. 그 자리에서 가만히 사람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 작가 참 좋은 언니 같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다시 갤러리를 찾아가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화가 여윤경은 차분하고 옹골찬 친구였다. 그의 작품도 그의 성격을 ...
끔찍한 파리 테러로 이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핵심은 극단주의자를 비난하는 목소리지만, 많은 무슬림들이 이슬람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무슬림은 원래 평화주의자"라고 부르짖는다.이 말에는 역사적 연원이 있다. 이슬람 자체가 포용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12세기 중동을 다스렸던 걸출한 군주 살라딘(1138~1193)이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모범을 보인 때문이다. 아랍 세계를 통틀어 역사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살라딘은 본명이 살라-앗-딘 유수프 이븐 아유브(Salah-ad-din Yusuf ...
나무에 끌려 오랫동안 나무를 깎으며 살아왔다는 김덕진(55) 작가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가 선정한 제2회 한국문화예술명인 공예 부문에 명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늘 그려왔던 첫 개인전을 열었고 가게를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는 그는 인터뷰를 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젊은 시절과 마산 수출자유지역 노동현장에서의 기억을 오랜만에 떠올렸다.직장 다니며 밤무대 공연, 주말에는 여행 가이드김 작가는 밀양의 사명대사 표충비가 있는 동네에서 태어났다고 말문을 텄다. 아홉 살 때 부모님 사업 때문에 마산으로 왔고 그...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뜨거운 햇빛, 푸른 하늘, 낯선 새의 울음소리, 짙게 푸르던 나무들, 눈을 따갑게 하던 모래바람…. 불과 일주일 전 태국 북부의 도시 '치앙마이'에서 실제로 마주했던 풍경들이 하나둘 떠오른다.영화 (2009년 작)은 치앙마이의 한 게스트하우스가 배경이다. 4년 전 가족들을 훌쩍 떠나 혼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쿄코(고바야시 사토미). 그녀는 게스트하우스 일을 돕는 이치오(카세 료),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게스트하우스 주인 키쿠코(모타이 마사코), 태국 소년 비이(시티차이 콩필라)와 함께 지낸다. ...
1818년 12월 24일, 오스트리아 중북부 오베른도르프라는 작은 마을 성 니콜라스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전야 미사에 아름답고 감미로운 합창의 성가가 울렸다. 현재 130여 개의 언어와 193개 버전으로 전 세계인들이 즐겨 부르는 크리스마스 캐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순간이었다.1818년 12월의 어느 늦은 밤, 오스트리아의 잘자흐 강변에 위치한 오베른도르프 마을에 있는 성 니콜라스 성당의 사제인 요제프 모어 신부가 땀이 범벅된 채 오르간을 고치고 있었다. 그 오르간은 잘자흐 강의 습기탓에 크리스마스를 일...
밀양시 상동면 안인리 1611-19번지에 있는 상동터널입니다.경부선 개통 무렵인 1905년에 건립되었고 40m와 60m 터널 2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상동터널은 현대식 석축을 쌓는 데 쓰는 앞면이 판판하고 네모난 견치석과 붉은 벽돌을 쌓아 건립한 철도 터널로 당시로서는 매우 수준 높은 건축 기술이 동원된 것이라 합니다.1960년대 초 경부선 철도 노선이 변경되면서 철로는 철거되고 바닥은 콘크리트 포장을 한 후 자동차와 보행자용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2005년 9월 14일 등록문화재 제204호로 지정되었고 현재 한국철도공사 소유...
교도관으로 일하던 중 투옥된 문익환 목사를 만난 게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나왔을 때 험난한 길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길을 묵묵히 헤쳐 나왔다. 타고난 글재주로 시집도 냈으며 녹색당 대표까지 지낼 정도로 환경운동에도 깊숙이 관여해왔다. 그런 김석봉(58) 씨가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 골짜기에 둥지를 틀었다. 부부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아들 내외도 함께 시골생활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두 시간 가까이를 달려가서 만나봤다. 처음부터 거창한 주제로 대화를...
1. 나도 보고 싶은 게 있어요 아내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자신이 원하는 것을 대놓고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야.여자들이 다 그런가?아내는 그렇다 치고 딸이 그렇다는 것을 처음 느낀 것은아마 여섯 살 때였나? 케이블TV에서 하는 영화를 재밌게 보는데스윽 다가오는 딸 분위기가 심상찮기는 하더라고. "아빠는 그게 재밌어?""응, 재밌어.""난 EBS와 KBS키즈가 재밌어." 잠깐 정적이 흐르기는 했어.하지만 내가 그렇게 감이 떨어지는 아빠가 아니라서리모컨을 넘겼지. 그나저나 처음부터 EBS나 KBS키즈 보고 싶다고 말하면 안 됐을까. ...
뜻하지 않았지만 귀촌을 새로운 계기로 행복한 삶을 일구는 젊은 부부가 있다. 합천군 적중면에서 딸기농사를 지으며 아이들에게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교육농장도 운영하는 귀농 14년 차 신미숙(46)·이용철(48) 부부다.얼떨결에 남편 따라 귀촌한 도시 아내"지난 2001년 귀촌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창원에서 회사 월급쟁이 생활을 했지만 그렇게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접고 대구에서 과일 사업을 하려고 갔는데 암으로 고생하시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상 중에 귀촌하다시피 했습니다."'하늘...
"NC 다이노스에 꼭 가고 싶습니다."지난 10월 22일 강원도 강릉야구장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전' 고등부 야구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는 대구 경북고를 8-3으로 꺾고 무려 51년 만에 전국체전 우승을 차지했다.용마고의 전국체전 우승에는 포수 나종덕(2년)의 활약이 컸다. 나종덕은 치열했던 지역 예선에서 결승포로 팀을 경남 대표로 이끌었고, 경북고와의 결승전에서 경기를 뒤집는 2점 홈런을 작렬하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지역 야구계에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대형포수감'이라는 후한 평가를 받은 나종덕을 마...
전해철(54·새정치민주연합·안산상록갑) 의원의 고향은 목포다. 목포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마산중앙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목포에서 호남선을 타고 광주나 서울로 유학하는 친구들은 많았지만, 섬진강을 건너고 지리산을 넘어 동쪽으로 향하는 유학생은 드물었다. 이후 그의 정치 화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던 '지역감정'의 존재 역시 모르던 때였다.당시는 먹는 '입' 하나를 줄이는 게 가정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는 때였고, 전 의원의 가정 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전 의원은 마산 한일합섬에 근무했던 형님댁에서 마산중앙고등학교에 다니기 시작...
창원시 의창구 중동 창원과학고등학교 맞은편 사람들 발길이 쉽게 닿지 않은 곳에 제법 그럴싸한 인테리어를 한 건물 한 채가 있다. 제법 값비싼 음식을 파는 음식점인가 싶었는데 예상과 달리 한국인 남녀노소가 즐겨 먹는 외식 메뉴인 그 흔한 '돈가스 전문점'이었다. '돈가스' 파는 곳이 개업 2년여 만에 전자세금계산서 의무 발급 식당으로까지 성장했다. 전자세금계산서는 매출 3억 원 이상인 업체나 개인사업자가 의무 발급 대상이다. 어떻게 개업 2년 만에 이런 성장을 했을까? 그 비결을 듣고자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갔다.5년간 맛있는 ...
*아너소사이아티(Honor Society)는 나눔문화를 실천하려는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입니다."부유한 집에서 자라서 별 고생 없이 살았어예.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보답으로 받은 것을 돌려주는 것 뿐입니더. 그렇다고 뭐 표나게 내세울 것도 없어예. 인터뷰 깜도 안 되는데…."지난 5월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 기부를 약정하면서 53번째 경남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이용진(62) 금정농장 대표. 양산지역 최초의 회원이다. 거창한 일도 아니며 평범한 사람이라 내세울 것도 없다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의 ...
몇 번의 거절 끝에 성사된 만남이었다.지난 봄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는 신임 병원장으로 취임을 얼마 앞둔 시점이라 "벌써 인터뷰하는 것은 (당시 병원장에게)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며 거절했다.그리고 5월 취임식.가을에 다시 인터뷰 요청을 했더니 "취임한 지 몇 달 안 돼 아직 내세울 만한 실적을 쌓은 것이 없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답변이 왔다. "인터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언론 인터뷰도 모두 거절했다"는 홍보담당 직원의 설명과 함께.하지만 이번 인터뷰 취지는 병원장으로서 병원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우뚝 서 있는 나무들같이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YB, 가을 우체국 앞에서가을이 오면 나도 몰래 흥얼거리며 부르는 노래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노란 은행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가을 끝자락을 장식하는 단풍 중에서 유난히 샛노란 단풍이 바로 은행나무 단풍이다. 은행잎 책갈피. 첫사랑의 추억도 떠...
홍합탕이번 달 요리는 너무 쉬워서 민망할 정도다.하긴 돌아보면 쉽지 않은 요리가 없다. 좋은 재료, 적절한 조리, 약간의 간 맞춤이면 웬만한 요리는 다 맛있다.홍합탕은 그래도 너무한 게 사실이다. 싱싱한 홍합을 물에 끓이기만 하면 되니까. 함께 사는 사람에게 '홍합 끓인 물'을 먹였더니 뭘 넣었냐고 묻는다. 홍합. 정말? 그렇다. 소금도 필요 없고 마늘·파·고추 이런 것 다 구색이다. 정 심심하면 파만 막판에 송송 해주면 된다.물 조절, 시간 조절을 잘하긴 해야 한다. 너무 많은 물은 곤란하다. 냄비에 넣은 홍합이 넉넉하도록,...
김해문화의전당 인근에 모인 문화예술 공동체 '재미난 사람들'. 이들은 지난 2013년 5월에 생긴 '재미난 쌀롱' 카페를 중심으로 '돈까스 공업사', '플라타너스 부부의 재미난 사진관', '게스트 아파트 303' 등을 각각 만들었다. 저마다 자신의 특색을 드러내는 공간을 꾸렸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구문조(39) 사진작가가 운영하는 '돈까스 공업사'는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사진 작가에서 돈가스집 사장으로인근에 면 요리를 하는 곳이나 밥집을 하는 곳은 있었지만, 돈가스를 메뉴로 내놓은 곳은 없었다. 구 씨는 '재미난 쌀...
영화·드라마에 그려진 경찰관 모습은 거칠고 우락부락하다. 강력계 형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관 이미지도 전반적으로 딱딱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여기 이 사람, 경남117센터 책임자로 있는 도창현(47·경위) 팀장은 그런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선한 인상, 웃음기 머금은 얼굴, 다정다감한 말투와 손짓…. 억지스럽지 않다. 학교폭력에 상처받은 아이들 마음을 진정으로 어루만지려는 그의 마음이 뚝뚝 묻어난다.관련 업무 1년간 준비, 자격증만 4개지난 2011년 대구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 문...
"이리 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거제에 들어와 20여 년을 살면서 견내량을 수없이 드나들었건만 정작 대문 빗장 한 번 열어보지 못했구나.바다를 건너 오른쪽 시래산 그늘이 움직이는 대로 어슬렁 걷다 보면 맞은편 우두봉 아래 바람막이숲을 두른 마을이 껄떡산, 이남등, 집등앞닥산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밖으로 에워싸 제법 큰 들을 차지하고 앉았다. 거제의 관문 오량성(烏壤城)이다.형제섬,/박보근 뭍과 가장 가깝고 재물을 보관하고 길손이 거할 만한 곳이다. 조선 초 성에 오량역원을 두고 찰방이 관리하였으며 거제현과 고성현의 각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