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톱밥이 뿌려진 숲길을 맨발로 걷는다. 발바닥에 닿는 느낌이 푹신하면서도 부드럽다. 공해와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을 돌보기에 이만한 곳도 없을 듯싶다. 숲길을 걷다가 명상도 하고, 잔디에 매트를 깔고 잠을 청하거나 그냥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어도 참 좋겠다. 통영시 산양읍 영운리 미륵산길 152 '편백나무 숲 속 나폴리 농원'은 그런 곳이었다."편백나무 톱밥에 효소를 섞어 숲길에 깔았습니다.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아토피, 비염, 피로감 회복에 효과가 뛰어납니다. 워낙 강력한 피톤치드가 뿜어 나오기 때문에 이...
최근 들어 주말, 특히 손 없는 날이면 골목마다 대형트럭이 서 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이사의 계절이 온 것이다. 이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삿짐센터다. 잘 고르면 기분 좋게 이사를 마칠 수 있지만 잘못 고르면 물건도 상하고 마음도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철을 맞아 도내 이삿짐센터 개수와 이사 종류, 비용 등을 알아보고 이들이 안고 있는 과제를 들어봤다.이삿짐센터 개수 시-군 편차 커이삿짐센터는 각 지자체에 등록된 이사주선업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경남에는 300여 개가 있다. 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도내 화물운송...
지난 8월 23일 오후, 메일 한 통이 왔다. 메일 제목에는 '만남:빨치산과 토벌대'라고 적혀 있었다.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기자에게 "도저히 안 오고는 못 배길 걸"이라고 속삭이는 듯 했다. 이건 함양이 아니라 강원도 어디쯤이라도 가야 하는 것이다.행사가 열리는 함양 벽송사는 한국전쟁 전후로 빨치산과 좌익들의 야전병원으로 쓰였고, 국군에 의해 불탄 후 재건한 곳이다.함양 벽송사는 멀었다. 승용차는 간신히 올라올 수 있었으나 버스를 타고 온 사람은 산길을 걸어 올라와야 했다.행사를 주최한 이이화 연구공간 '파랗게날' 대표 연구...
길에서 만나는 인연들출발하려는데 계기판에 표시된 모터사이클 앞바퀴 공기압이 낮다. 참 좋은 모터이사이클이다. 타이어 공기압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는 기능은 고급 자동차에나 있는 기능인데 말이다.자동차든 무엇이든 자주 사람의 손을 타야 본래 기능과 모습을 유지한다. 시골집만 봐도 그렇다. 사람이 살고 있을 때는 수십, 수백 년 동안이라도 번듯한 제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람이 살지 않으면 불과 10년을 넘기기 어렵다. 얼마 안 가서 기울어지고 허물어진다.기계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는 매일 타지만 모터사이클은 1주일에 한번 타기가 어렵다
스크램블 에그이번 달도 지난달과 비슷하게 시작해 죄송하다. 인기 절정의 외식 경영인 백종원 아저씨 이야기다.tvN 을 보니 다양한 계란 요리를 만든다. 가장 인상적인 건 간편한 데다 맛까지 좋은 스크램블 에그였다.예의 그는 우유·생크림은 물론 설탕을 아무렇지 않게 넣었다. 우유·생크림은 동의하진 않지만 많이들 애용하니 그렇다 치고 설탕이라니. 세상 모든 음식을 달고 달고 또 달게 만들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단맛은 순간적인 만족은 줄지 몰라도 금세 물리게 된다.과도한 양념은 계란 자체, 식재료 자체의 풍미를 해치는 길임은 물론,...
흰 새가 날개를 활짝 편 모습을 닮은 해오라기 꽃. 야생화가 곳곳에 폈다. 야생화가 가득한 정원을 바라보면서 따뜻한 밥 한 끼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곳. 함안군 함안면 봉성리에 있는 '아름식당'이다. 함안초등학교 맞은 편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임명구(61), 김말남(63) 부부가 야생화 60여 종을 기르면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6년에 문을 열어 햇수로는 20년이 됐다. 마산에서 양장점을 운영하던 이들은 시력이 나빠지고, 일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새로운 일을 이곳에서 찾았다. 인근에 밭을 일구면서, 밭에서 생...
추석 연휴 동안 허리를 구부리고 쉴 새 없이 일한 여성과 장시간 운전을 한 남성들이 명절 후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단순 명절증후군은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다리와 엉덩이까지 통증이 내려올 경우 척추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척추관협착증'이다.대표적 퇴행성 척추 질환 '척추관협착증'척추뼈 뒤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이것을 척추관이라고 부른다. 디스크 다음으로 흔한 질환인데, 환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노화로 인해 척추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인대와 디스크, 관절...
60대 박 씨는 1개월 전부터 시작된 아침 운동 중에 호흡곤란 및 흉부 압박감 등이 있어 종합병원의 심장내과를 찾았다. 정밀검진 결과 협심증을 진단받았다.협심증이란?심장은 크게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에 의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동맥경화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3개의 관상동맥 중 어느 한 곳이라도 혈관이 좁아지는 경우, 심장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혈액의 공급이 감소하면서 산소 및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심장근육이 허혈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협심증 또는 허혈성 심질환이라고 한다.고령, 흡연, ...
무더위에 지쳤던 남녀노소 모두 단풍놀이를 계획하고 울긋불긋 아름답게 변한 산을 찾아 산행을 즐길 시기다. 가을의 선물인 단풍을 흠뻑 즐기는 것도 좋지만 산행 중 자칫 방심했다간 낙상사고로 이어져 척추압박골절에 노출될 수가 있다.척추압박골절이란외부충격에 의해 척추의 앞부분이 내려앉는 질병으로 미끄러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등의 낙상사고뿐 아니라 골다공증이 심한 사람의 경우에는 기침, 재채기를 심하게 할 때, 허리를 숙이고 물건을 들거나 심하게 허리를 움직일 경우에도 발병할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일어서려 할 때 요통이 발생...
제가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길)를 알게 된 것은 8~9년 전이었어요. 신문에 실린 까미노 화보와 기사는 저를 단번에 사로잡았고 가슴을 뛰게 했어요. 첫눈에 반한 거죠. 그때부터 저의 까미노 앓이는 시작되었답니다. 가톨릭 신자지만 누가 성지순례를 간다, 유럽을 간다 해도 특별히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이곳을 알게 된 순간부터 이 길을 꼭 가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생긴 것은 참 이상한 일이에요. 지금부터 영어도 되지 않는 50대 중반 아줌마의 무모한 까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기를 ...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일교차가 커진다. 옛날 방송 광고에 나왔던 '감기 조심하세요!'란 영상이 떠오르는 시기다. 이때쯤 바닷가에 나가 운이 좋으면 하늘과 바다, 갯벌이 온통 빨갛게 물드는 노을을 만날 수 있다. 갯가에 앉아 가만가만 소리 들으면 빨갛게 물든 노을 속에 도요물떼새 소리도 들려온다. "쫑쫑쫑", "피잇피잇" 아주 가까이서 들리는 듯 경쾌하고 맑은 소리다. 갯가 사람들은 도요물떼새를 '쫑찡이'라고도 부른다. 눈으로는 잘 보이지는 않는데 울음 소리는 제법 크게 들린다.바닷물은 하루에 두 번씩 들고 나기를 반복한다. ...
청나라 강건성세(康乾盛世 강희~옹정~건륭기간 융성했던 치세)를 마지막으로 장식한 건륭제는 앞선 왕조에 복무했던 한 사람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천고기원(千古奇寃)! '세상에 이토록 원통한 일이 있을까!' 하는 탄식이다. 그 주인공은 원숭환(袁崇煥 1584~1630)이다.수많은 인물이 명멸한 중국 5000년 역사에서 가장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로 첫손에 꼽히는 원숭환은 명청 교체기에 명을 사수한 마지막 명장이다. 문관 출신이지만 소싯적부터 군사(軍事)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던 그는 청나라 침입이 가시화될 무렵 국경인 요동지방을 ...
브라운관에 비치는 수많은 관객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텔레비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어린 시절 나도 눈을 연방 비볐다.대체 상자 속에 갇혔던 외국 언니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어 건장한 외국 남자가 아이를 상자에 넣고 사방에서 칼을 밀어 넣는다.마술이라는 게 어마어마했다.마술사 원광식(21·창원) 씨를 만났을 때 다짜고짜 물었다. 대체 사람을 토막 냈다가 살려내는 마술은 어떻게 하는 거냐고.그는 딱 잘라 말했다."가르쳐 줄 수 없어요. 사람들이 마술 원리를 알려달라고들 하는데…. 음. 있잖아요.이건 유명 요리장 더러 맛집 조리법...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계절이 주는 쓸쓸함에 감성적으로 깊이 빠져들고 싶은 10월이 저무는 날. 어김없이 한 곡의 신청이 수없이 밀려들어온다. 평상시 한 번 들려줬던 곡은 반복해서 틀지 않으려 애를 쓰지만, 그날만큼은 신청받는 대로 거리낌없이 애청자들과 같이 즐긴다.일찍이 서정주의 서문이 실린 시집 '영혼의 디딤돌'을 출간하고도 시인이라기보다는 작사가로 알려져 왔던 박건호 선생이 가사를 쓰고 이범희 작곡가가 만든 '잊혀진 계절'은 가수 이용이 불러 오늘날까지...
지역 내 동향을 살피던 중 눈에 띄는 내용을 발견했다. 갓 오픈한 커피점 대표의 인터뷰였다. 그는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다가 고물상으로 재기에 성공했고 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면서 가맹점을 내는 데 내건 조건이 독특하다. 도내의 어려운 아동을 후원하는 것. 이게 커피싸가지의 가맹 조건이다. 커피로 따뜻함을 전하는, 커피싸가지의 정광수(39) 대표를 만나봤다.마산에서 태어난 '창원 토박이'마산이 고향인 정광수 대표는 쭉 마산, 창원지역에서 생활한 지역 토박이다. 학창시절은 물론 직장생활도 마산, 창원에서 했다고 한...
만나야 할 사람들이 이제야 만난 것처럼 두 사람은 몇 시간 만에 사랑에 빠졌다.서로 쳐다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던 신혼생활 2개월 만에 아내는 척추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쓰러지기 직전까지 울고 큰 수술을 받았다. 그 이후의 일은 하늘에 달려있었다.잠시 웅크렸던 부부는 모든 걱정거리를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난다.그리고 세상과 거침없이 부대끼다 돌아와 들어본 적도 없던 '산청'이라는 곳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정도선 박진희 부부./서정인 기자책 덕분에 만난 내 사람서점은 도선 씨에게 늘 특별한 공간이었다. 10살 때까지 부산에...
지난해 '경남도민일보 제1회 독자와 기자의 만남'에 참석한 20여 명은 신문, 그리고 지역사회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쏟아냈다. 그 속에서 조용히 앉아 사람을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한 사람이 있었다. "창원에서 살게 된 지 1년 채 안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유리(33·창원시 의창구) 씨다. 그와 직접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생활터전이 된 이 지역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처럼 보였다. 지난 시간과 창원에서 살아가는 지금을 알아보기 위해 1년 만에 그를 찾았다. 김유리 씨를 다시 만난 곳은 창원시 의창구...
60대 자영업자 A씨는 언제부턴가 식사를 하고 나면 씁쓰름한 신물이 식도를 역류해 올라왔다. 어떤 때는 음식물이 넘어와 되새김질을 하기도 했다. 상복부가 쓰리고 가슴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다.역류성 식도염은 어떤 질환인가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에서 조임쇠 역할을 하는 '괄약근'의 조절 기능 약화로 경계 부위가 완전히 닫히지 않은 경우,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함으로써 불편감을 호소하게 된다. 역류의 과정이 반복되어 식도 점막이 위산에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식도염뿐만...
2007년 8월 22일 일본 고시엔 구장에서 펼쳐진 일본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일명 고시엔 대회) 결승전 소식은 일본 현지는 물론이고 이웃인 우리나라 공중파 메인 뉴스에 바로 소개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경기 자체도 흥미진진했지만, 우승을 한 사가키타고등학교가 일본 고등학교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우승팀으로 추앙 받았기 때문이다.일본의 고등학교 야구 인기가 대단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올해 8월에 열린 대회에 참가한 고등학교 팀만 해도 4200개가 넘고 팀에 속한 선수도 17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고교...
진주시 강남동 옛 진주역 안에 있는 차량정비고입니다.경전선 진주역이 문을 열 때인 1925년 건물이 지어졌습니다.진주역은 당시 일제가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쌀과 면화를 반출하기 위한 중요 수송 거점으로 활용했었는데, 많은 열차가 오가던 이곳에 차량정비고가 필요했을 것입니다.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벽과 양쪽으로 아치형 출구 위로 나무로 만든 지붕 등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옛 진주역 현재 모습../김구연 기자 한국전쟁 당시 비행기 기관총 사격을 받은 총탄 자국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