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은 장박교에서부터 의령군과 함안군을 가르며 흐른다. 강 한쪽은 의령군 화정면, 의령읍, 용덕면, 정곡면, 지정면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또 다른 한쪽은 진주시 지수면 끄트머리를 시작으로 함안군 군북면, 법수면, 대산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창녕 남지읍 용산리 앞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이 남강이 먹고 살고로 해준 거제. 강 옆 들이 얼마나 농사짓기에 좋은 땅이여. 충적층으로 된 땅은 작대기만 꽂으면 절로 수확한다고 한 말이 빈말이 아니라예. 이 강이 또 동서남북 뱃길을 열어줬고…."의령읍 대산리 강변 유역 우엉밭에서 만난 ...
트라이앵글 지역이다. 남강 물길이 진주시 지수면 청담리에 닿으면 진주·의령·함안 세 지역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행정상으로 진주시 지수면 청담리, 의령군 화정면 화양리, 함안군 군북면 박곡리가 그것이다.산들은 멀리 있고 강변 들에서는 봄 농사가 한창이다. 봄 강에는 새잎 돋듯 새 물이 솟아 밀려오는지 온통 연푸른빛이다. 남강을 가운데 두고 경계지역인 이곳에서는 강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고 다시 저쪽에서 이쪽으로 건너며 강을 따라 이어지는 마을을 톺아보고 있다. 낙동강은 100리 밖에 있다.물길은 진주 동쪽 끝 고랑마을에 닿았다...
"아니, 의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돼죠."지난 5월 20일 양산에서 토크콘서트 '풍운아 채현국과 함께하는 세상이야기'가 열렸다. 이날 양산지역 한 경남도의원이 행사장에 참석하자 도의원에게 야무지게 따져 묻는 아줌마가 있었다. 아무리 봐도 시민단체 대표나 정당 관계자처럼 보이진 않았다.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아줌마'였다. 어쨌든 도의원은 논리가 딸리는 듯 횡설수설하다 행사장을 떠났다. 도대체 저 '아줌마'의 정체는 뭘까? 행사가 끝난 후 기자는 그가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허문화 공동의장이라는 것을 알...
올해로 21년째 활동하고 있는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이름만 가지고는 이 기관이 어떤 조직인지 감을 잡기가 힘들었다. '정보사회연구'라고 하니 온라인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사회의 분석을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을 하기도 했다. 인터뷰에 앞서 사전조사를 위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다. 웬걸, 경남정보사회연구소는 온라인·컴퓨터와는 관계되지 않았다. 지역의 마을도서관 운동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해오고 있는 조직이라는 것. 하지만 사전조사를 통해서 얻는 정보로도 한계가 있었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를 알아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경남도서...
농장 위치를 알고자 전화를 했더니 안주인께서 길이 헷갈릴 수 있다며 장황하게 설명하신다.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내비게이션을 믿었다. 기계가 안내하는 대로 갔더니 안주인이 설명하던 곳과 많이 다르다. 그제야 '경고'를 한 의미를 깨달았다. 길을 헤매느라 약속한 시간은 벌써 30분을 훌쩍 지났다. 그렇게 전화로 묻고 또 물어 만난 사람은 산청군 금서면 쌍재로 377-38, 왕산 중턱 쌍재마을에서 산양삼, 당귀, 곰취 등 약초와 산채를 재배하는 석재규(56)·최윤미(53) 부부다.해발 500m 야산에서 자연에...
오징어무국·조림돌아보면 오징어만 한 '만능' 식재료가 또 있을까 싶다. 날것(회) 그대로 먹어도 맛있고, 구이·볶음·찌개·국·조림 다 가능하고, 이런저런 요리에 부재료로 써도 손색이 없고. 단독으로도 훌륭하지만 된장찌개나 순두부찌개, 미역국, 어묵탕 같은 데 오징어를 적당히 썰어 넣어보시라. 맛이 급상승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어획량 감소 등 동해지역 어민의 고통이 크다는 소식이 들려 안타깝지만, 어쨌든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게 또한 오징어다.이번 호에 소개할 요리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
라이브 공연도, 그림도 함께 있는 밥집. 창원시 진해구 '라이브 있는 갤러리 밥 카페 지금'이다. 식당 벽면 곳곳에 작품이 걸려있다. 진해에서 활동하는 박배덕 작가의 그림이다. 고개를 들어서 천장을 봤다가 깜짝 놀랐다. 천장을 박 작가가 글자를 새겨 만든 작품을 볼 수 있다. 한쪽 구석에는 기타 연주 공간이 눈에 띈다. 식당 입구에서 메뉴를 보지 않고 식당 겉모습만 봤을 때는 무슨 가게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지난 5월 8일 이곳을 찾았다.폐자재로 직접 만든 친환경 식당인테리어가 범상치 않다. 벽으로 돼 있던 공간을 주인 부부가...
퇴행성 슬관절염은 노인들에게 보행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퇴행성 슬관절염 이외에도 무릎의 외상 등으로 반월상 연골판 손상, 인대 손상, 골절이나 탈구가 있거나, 비만, 내반 및 다리가 휜 외반 변형, 감염 또는 류머티즘 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관절염을 오래 앓은 경우에도 이차적인 관절염이 진행되어 뼈끼리 맞닿게 되면 지속적인 통증으로 걸을 수 없게 된다.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관절에 초기 신호가 오면 적극적으로 통증 조절을 하고, 관절을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꾸준한 운동으로 관리해 수술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뱃살빼기 운동의 포인트골고루 운동해라뱃살 빼기의 비법은 단 하나다. 뱃살을 빼려면 복근 전체를 골고루 운동해야 한다. 흔히 알고 있는 복직근(식스팩), 복사근(옆구리 쪽에 사선으로 이루어진 근육), 복횡근(복부 가장 깊은 곳에 가로로 있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석구석 복근을 자극해야 한다. 매일 윗몸일으키기만 하다가는 언제 복근을 만들지 기약이 없다.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같이 해라복부 근력 운동은 배 안의 복근을 긴장시켜 배를 납작하게 하고 복부 탄력을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하지만 복근을 덮고 있는 뱃살은 유산소 운...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하면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나타납니다. 이런 원인과 증상의 관계는 1900년대가 되어서야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1934년 드디어 허리 디스크의 수술적 치료법이 소개되었습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많은 질환 중의 하나인 허리 디스크의 수술적 치료 역사가 이제 80년 가량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허리 디스크 치료법도 많은 변화를 이루어 왔습니다. 1970년대를 전후해서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 허리 디스크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많은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 없이 치료를 받다가 뒤늦게 정형외과를 방문하는데, 많은 환자들이 "수술하기가 겁나서" 혹은 "검사하기가 싫어서"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된다. 정형외과는 수술과 검사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극대화하는 모든 비수술적 치료를 원칙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꼭 필요한 경우 수술적 치료까지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와 같은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흔한 오해와 진실들을 살펴보자. 오해 1 "중년 어깨 통증은 대부분 오십견이다"오십견이라는 말은 한자...
'홀로 우뚝 서서 어떤 세속의 일에도 흔들림 없던 군자' 조선 22대 국왕 정조가 채제공(蔡濟恭, 호는 번암, 1720~1799)을 평가한 글이다. 조선조에는 이른바 명재상이 많았다. 인구에 널리 회자되는 황희를 비롯해 이원익 류성룡 같은 이가 그들이다. 이 가운데서도 '3년 독상(獨相)'이란 진기록으로 유명한 채제공은 당쟁이 숙명처럼 뿌린 내린 시절, 중흥조 정조를 도와 조선 후기 치세를 이끈 인물이다.독상이란 삼정승(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가운데 한 사람이 홀로 재상을 맡았다는 말이다. 채제공은 정조 시절 영의정, 우의정이...
배우리, 26세, 화가.처음 배우리를 봤을 때 가만히 있는 태도가 마치 정물 같았다. 아마도 세상일에 크게 관심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고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작품에 나오는 어린아이의 얼굴처럼 조그맣고 여린 아이.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지금도 우리와는 별로 친하지 않다.6월 중순 김해시 내동에 엄마랑 옷가게를 새로 내고 가게 안에 작업실을 새로 마련한 배우리 작가를 찾았다. 배우리는 내 주변에 아는 작가들 중 가장 어리다. 더구나 자신이 인정하듯 무엇을 하든 느리다. 그렇게 자...
모터사이클을 타고 길은 나서는 것은 작은 모험이다언제부터인가 '길'을 생각했었다. 멀리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굴곡진 길을 더듬어가는 과정이다. 또 가까이 보면, 먼 길이든 가까운 길이든 길 위에 선다는 것은 편안함과 익숙함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행까지는 아니지만 불편함이 따른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길을 나서는 것일까? 길을 나서면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인간의 마음, 혹은 호기심이 길을 나서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도전'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져다 붙
'금맥만 노다지가 아니다.' 여충렬(59) 대표는 책 속에서 우리의 노다지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노다지서점'이라는 상호는 이렇게 만들어졌다.노다지서점이 창원역 근처에 있었다고 기억하는 지인들이 있었는데 여 대표는 12년 전 서점을 지금의 팔용동 자리로 옮겼다고 했다.노다지서점은 대형 상가 1층에 크지 않게 자리하고 있지만 오가는 사람들 눈에 잘 띈다. 서점은 20년 넘게 여 대표와 아내 김연희(58) 씨의 힘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래된 서점이지만 노다지서점은 머물러있지 않는다. 늘 활발하게 움...
'이공공콘서트 23번째 이야기 "사파동 골목길 통기타 소리가 맛있다" 6월 5일 금요일 늦은 8시 사파동 126-9번지'라는 안내문이 적혀있는 사진 한 장. 그리고 '오늘은 창원 통기타동호회 분들 모임에 이공공콘서트 하러 갑니다. 불금에 비도 촉촉이 오고 노래할 맛 나겠는걸요^^~~~'세상 어느 곳이라도 20명만 모이면 무료로 독창회를 열어주는 2집 가수 이경민 씨가 2015년 6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려놓은 글이다. 맛있는 통기타 소리를 탐하려 그를 만나러 나섰다. 무료콘서트, 음반판매로 돌아오다"입장료라뇨? 제...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부부생활을 그만두고 다시 연인이 되고 싶습니까, 결혼서약서를 읽었던 바로 그 날의 전날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혹시 내 남편이 내 얼굴을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까 … … 이 중에서 혹시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당신은 물!뜯!싸! 관람요망 인물입니다!!'8년 차 부부의 권태기 탈출을 다룬 연극 홍보포스터 내용이다. 이 연극은 가배소극장(창원시 창동)에서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12회 무대에 올랐다. 극 중 아내 역할을 맡은 연극배우 김정희(41) 씨의 진짜 삶을 들여다봤다.정희 씨를 만...
진주 시내 한가운데 오래된 숲이 있다. 하늘을 덮을 듯이 기세 좋게 뻗어 가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있고 100년이 넘은 아름드리 버즘나무가 수십 그루 있다. 멀구슬나무, 들메나무, 팽나무 등 평소 보지 못한 나무들과 벚나무, 느티나무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까지 숲을 이루고 있다. 길을 따라 이리저리 방향 없이 발길을 옮겨도 온통 푸르고 서늘한 그늘이다. 2만 그루의 나무들이다.남강 가에 일곱 개의 바위가 있어 '치리미' 또는 '치암이'라 했던 진주시 칠암동(동진로)에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이하 경남과기대)가 있...
흙을 빚고 구워서 '빛의 성곽'을 만들었다. 흙을 만진 지 4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전통 도자기를 만들던 청년이 이제는 예순을 훌쩍 넘겨 자신만의 독특한 도자기 세계를 구축했다. 도자기에 뾰족뾰족한 성곽을 그려 넣다가, 이제는 산이 첩첩이 쌓여 있는 모습을 새긴다.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에 이끌려서다. 심곡 성낙우(64) 도예가가 창원 숲갤러리(창원the큰병원 8층)에서 지난 6월 1일부터 6월 29일까지 한 달가량 10번째 개인전을 열었다.10번째 개인전을 맞은 성낙우 도예가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추곡리에...
한적한 밀림 속에서 고즈넉이 오보에를 연주하고 있는 신부가 있다. 순간 주변의 인기척에 놀란 신부는 두려움에 빠지면서도 침착한 듯 멈추지 않고 연주를 계속한다. 자기들의 땅을 침입한 이방인의 주변에 모여든 인디오들은 가느다란 악기에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선율에 이끌려 경계를 늦추고 조용히 연주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1986년 5월 8일에 개막된 제39회 깐느 영화제에서 '숨 막힐 듯한 영상 스펙터클과 혼을 빼앗는 깊은 감동'이라는 화려한 평을 받으며 그랑프리를 수상한 영화 미션(The Mission)은 킬링필드로 발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