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남강을 막아 남강댐을 만들었는데 그때 생긴 인공호수지요. 동북쪽으로는 경호강이 흘러와 닿고 서북쪽에서 덕천강이 흘러들어옵니다. 진주시 판문동·귀곡동·대평면·내동면과 사천시 곤명면에 걸쳐 있는데 면적 29.4㎢, 유역면적 2285㎢, 저수량 3억 1000만t입니다. 홍수 조절과 생활용수·관개용수·공업용수 등으로 이용됩니다. 거기에다 다 아시다시피 물이 깨끗하고 경치가 아주 좋아 사계절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진주 관광명소라 할 수 있지요."뭘 소개하는 말일까? 진주 사람이라면 퍼뜩 안다. 진양호(晉陽湖). 산청군 생...
"글쎄다. 강 건너오는 경우는 마이 없으가꼬. 진양호 생기기 전에는 요가 우찌된 줄은…. 진주시내 사람들도 잘 모르제. 대평·수곡 사람들은 알랑가."아버지는 진주에서 산청으로 가는 국도 3호선이 먼지 풀풀 날리는 신작로 일 때부터 기억하고 있지만, 강 건너 산청군 단성면에서 대평면으로 이어지는 길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다른 날과는 달리 생각이 많으신 듯했다. 젊은 날 어느 지점에 머물고 계시는가 싶었다.산청군 단성면 소남리 충의공 대소헌 조종도 고택을 둘러볼 때였다. 아버지는 기둥의 ...
사천시 대방동 창선-삼천포 대교 아래 바닷가에 있는 대방진굴항입니다.고려말 남해안에서 극성을 부리던 왜구를 막기 위한 만든 군항시설로,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수군기지로 이용하기도 했답니다.현재의 굴항은 조선시대 순조 때 진주병마절도사가 진주목 관하 73개면의 백성을 동원하여 돌로 둑을 쌓아 1820년 무렵에 완공한 것이랍니다.좁은 입구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원형으로 된 정박시설이 있는데 당시에는 300여명의 수군과 전함 2척 정도가 주둔했다고 합니다.1983년 12월 경상남도문화재 자료 제93호로 지정되었습니다.굴항...
인디뮤지션들이 펼치는 소소한 공연을 좋아한다면 진주 사람들이 부럽겠다. 주말마다 카페 곳곳에서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the공감(가좌동), 부에나비스타(호탄동), 다원(동성동), 위치스(가좌동)가 중심에 있다. 특히 the 공감에서는 격주로 '오픈마이크'가 열린다. '에나뮤직'이라는 진주지역 음악 정보공유 단체가 매달 두 번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다.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문화 모임'인 '에나뮤직'은 현재 지역 인디뮤지션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최우영(31) 에나뮤직 대표를 만나 음악이 '에나' ...
이성륙. 28세. 화가.나는 성륙이의 웃음이 좋다. 그가 큰 입으로 활짝 웃으면 하얀 치아가 눈부시게 드러난다. 그러면 주변이 순식간에 환해지는 느낌이다. 성륙이가 웃을 때마다 이 세상에 꽃 한 송이가 피어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하지만 평소 성륙이 태도는 아주 조용하고 진지하다. 성륙이가 가만히 생각에 잠긴 표정을 하고 있으면 녀석이 20대 청년인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그가 지금까지 어떤 경험들을 해왔는지 무척 궁금해진다.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가로수길에 있는 카페 '래티튜드 25(Latitude 25°)'. 카페...
백설(白雪)이 눈부신하늘 한 모서리다홍으로불이 붙는다.차가울사록사모치는 정화(情火)그뉘를 사모하기에이 깊은 겨울에 애태워 피는가.-, 정훈동백나무 꽃말은 '당신은 내 마음의 불꽃' '불타는 사랑' '고결한 사랑' 같이 사랑을 노래하는 의미가 듬뿍 담겨 있다. 선홍빛 동백꽃을 보면서 꽃말을 생각해 보면 '사모치는 정화(情火)'가 가슴을 흔든다.동백꽃은 두 번 핀다는 말이 있다. 나뭇가지에서 한 번 그리고 땅으로 뚝 떨어져 또 한 번. 합쳐서 두 번 핀다. 절정의 순간에 한 줌 미련 없이 꽃잎을 간직한 채 통째로 뚝 떨어지는 동백...
얼마 전 내가 소속된 모터사이클동호회 '블랙라벨'에서 함께 활동하는 후배가 결혼을 했다.결혼식은 진주시 외곽의 한 결혼식장에서 진행됐다. 토요일이었다.내가 클럽 회장을 맡았던 2013년~2014년, 새신랑이 총무를 했었다. 회원들에게는 '칼 총무'로 통하는 친구다. 정기투어 때 클럽 인터넷카페에 투어 참석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거나, 약속한 시간에 집결지에 나타나지 않거나 하는 회원은 어김없이 총무에게 욕을 얻어먹어야 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이.강제력이 없는 동호회의 특성상 좋으면 모임에 나오고, 싫어서 떠나면 그뿐이기 때
간편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 중화요리 전문점에 여러 음식을 주문했을 때 서비스로 나오는 것. 바로 만두다. 쉽게 기계로 만드는 이런 레토르트 만두와는 비교를 거부하는 수제 만두집이 있다. 만두 속부터 피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다. 수제 만두 하나로 대를 이어온 집이다. 김해 동상동의 만리향을 찾았다. 종로길이라 적힌 외국인 음식점이 즐비한 거리에서 만두를 주 종목으로 내세웠다.만리향은 중화요리점 이름 같다. 화교 3세인 곡충의(35) 만리향 대표는 김해 최초의 중화요리점 경화춘 얘기를 꺼냈다. 경화춘은 현재...
감자구이감자는 원래 여름·가을이 제철이지만 품종 개량으로 사시사철 먹고 있다. 강원도 일부와 제주도에서 재배하는 겨울 감자가 대표적이다.물론 '개량'이 꼭 좋은 결과만 낳는 건 아니다. 찐득함이 강한 '수미'라는 품종이 시장과 농가를 평정하면서 푸슬푸슬한 식감을 자랑하던 '남작'은 만나기 어려워졌다.감자구이는 그럴 듯하게 분위기를 잡고 싶을 때 메인 요리를 뒷받침하는 음식으로 제격이다. 밥반찬으로도 훌륭하지만 스테이크나 와인·맥주에 곁들이면 더없이 잘 어울린다.만들기도 쉽다. 감자를 적당히 썰어 구우면 끝인데 무슨 레시피가 필...
잘 정돈된 농장. 전체 4500평 중 빨간 파프리카만 심은 15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학창시절 학교 운동장에서 아침 조회를 하려고 학년별로 줄 맞춰 교장 선생님을 기다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쓰러짐도 방지하고 관리하기 쉽도록 파프리카 가지에 묶은 줄이 천장에 연결돼 하늘로 치솟은 큰 키를 자랑하고,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일렬로 선 파프리카 줄기가 반기듯 맞는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긴 유리온실 줄기 사이로 군데군데 채 익지 않은 파프리카가 빨간 고개를 내민다."자랑할 만한 특별한 것도...
최근 소득증가와 평균 수명 연장등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해마다 4% 정도씩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방치하면 손상이 악화돼 노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수술은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정상적인 무릎기능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료법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불안과 선입견으로 치...
얼마 전 엄마와 말다툼을 했다. 선 때문이었다. 몇 년째 내가 연애를 않고 있으니, 게다가 내 주변에 남자라곤 보이지 않으니 엄마로선 걱정이 컸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덜컥 결혼정보업체에 등록했을 줄이야!"주말에 노느니 뭐 하겠니"라는 엄마의 말에 떠밀려 거의 매주 선을 봤다.근데 이게 보통 스트레스가 아닌 거다. 시간, 돈 이런 건 둘째고 처음 만난 사람과 밥 먹고 차 마시고 이야기 나누는 게 낯가림이 심한 나로선 가장 힘들었다.선이라는 게 이미 상대방의 가족관계, 학력, 직업 같은 대부분 정보를 알고 나가기 때문에 대화거리는...
까슬까슬 너그 집 볕 포실포실 우리 집 볕 손바닥으로 싹싹 긁어서 생선장수 울 엄마 언 발밑에 깔아줬으면 시장바닥 금산댁 시린 등허리에 둘러줬으면생선장수 금산댁(77). '금산띠'로 불렸다. 내리 딸 넷을 낳고 서른둘에 아들 하나 얻고 신이 나서 어떤 일이든 마다치 않고 나섰단다.경남 진주시 천전동 남강유등체험관 앞. 낡은 담부락에다 알록달록 그림을 그려놓았다. 이 동네는 해마다 10월이면 '축제병'을 앓는다. 남강유등제, 개천예술제 등 연일 계속되는 축제의 중심 장소가 이곳 동네 앞을 흐르는 남강과 둔치이기 때문이다.알록달록...
이야기가 되려면 '변화'는 필수다. 악랄하던 악당이 개과천선을 하든지, 연습생으로 들어와서 슈퍼스타가 되든지, 재벌이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되든지, 정의의 사도가 배반의 화신으로 추락하든지,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두드러질 때 비로소 이야기는 힘을 가진다. 도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도시 이야기는 이를테면 '변화의 기록'이다. 바다를 매립해 신도시를 세우든지, 산을 깎아 도로를 내든지, 논밭을 밀어 마천루를 세우든지, 장터를 밀어내고 유흥가를 만들든지, 아니면 디트로이트처럼 아예 몰락하든지, 크고 작은 다양한 변화들이 쌓이고 쌓...
어깨가 뭉치고 결리고 쑤시면서 아프면 흔히 오십견을 떠올린다. 그만큼 오십견이 중년 어깨관절 질환의 대명사가 아닐까 하는데, 실제 순수한 오십견은 전체 어깨질환 중 20% 남짓한 정도다. 어깨 질환은 원인이 달라도 증상이 상당 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헷갈리기 쉬운 어깨 질환, 어떤 것들이 있을까?중년층의 대표적 질환 ‘오십견’오십견은 보통 50대에 나타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의학적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 혹은 ‘동결견’이다. 어깨 주변 관절과 조직대사 및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견관절의 기능장애를 ...
의학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온갖 의학용어와 주의사항이 들어찬 건강검진 문진표와 결과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어렵기만 하다. 건강검진 전날 9시부터는 왜 금식을해야 하는지, 수민내시경 검사는 정말 위험하지 않은지 Q&A로 쉽게 알아본다. Q&A 평소 건강을 자부하는 사람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할까?건강검진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위험인자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기 위해서이다. 건강검진은 내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특히 40~50대 의 경우 나쁜 생활...
명나라 태조 주원장(朱元璋)은 나라 창건 후 주요지역을 순방하던 중 절강성(浙江省) 주장(周莊)에 들렀다. 이곳에서 거부 심만삼(沈万三)을 만나 함께 식사를 했다. 서슬퍼런 새 황제를 대접하게 된 심만삼은 궁리 끝에 맛있는 돼지족발 요리를 올렸다. 황제가 흡족해 하며 음식이름을 묻자 기지를 발휘해 만삼이네 발요리, 즉 만삼제(万三蹄)라고 한다. 원래 돼지족발은 이름 그대로하면 저제(猪蹄)다. 하지만 황제 성인 주(朱)와 돼지 저(猪)는 동음으로 읽힌다. 곧이 곧대로 말했다간 불경을 저지를 판이니, 자신의 이름을 붙여 만삼제라고...
영화 ‘노트북’과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들의 슬프고 아름다운 내용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다. 이러한 영화로 인해 사회적으로 치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건 사실이나 치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많이 힘들어하는 환자와 보호자를 자주 볼 수 있다. 치매는 복합적 인지장애와 다양한 이상 행동 때문에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없게 만드는 뇌 질환이다. 아직 의학만으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질환이나 주변의 관심과 보살핌을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치매 환자 증가 속도만큼이나 우리 사회에 치매에 대한 이해와...
MBC 드라마 는 누명으로 전과자가 된 주인공이 운영하는 빵집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극 중 마법의 빵집은 작은 동네빵집으로 대기업인 '신화제과' 횡포에 꿋꿋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은 이와 다르다. 동네빵집은 줄고 있고 프랜차이즈 빵집은 급증하고 있다. 도내 제과점은 총 1030개고 이 중 3분의 1이 넘는 곳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도내 빵집 30% 프랜차이즈경남도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으로 제과업으로 신고된 가게는 1030개다.도내 제과점 수는 창원시가 367개로 단연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