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야구장' 공문 살펴보니…NC, 창원시에 협약 이행·책임성 압박

진해야구장은 없었고, 기한 내 완공을 바란다는 촉구만 있었다.

NC가 지난 4일 새 야구장 건립과 관련한 창원시의 제안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NC는 5일 시에 보낸 공문을 통해 "6월 30일 이전까지 새 야구장의 구체적인 입지와 완공 기한이 포함된 실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창원시의 공식 답변을 요청하며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4일 창원시는 긴급 브리핑 형태로 '새 야구장 건립에 대한 창원시의 입장'을 발표했다. NC는 물론, 프로야구계 전반의 반대에도 새 야구장 입지로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밀어붙이던 시가 입장 변경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창원시 측은 "NC 다이노스가 새 야구장을 끝까지 사용하지 않는다면,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야구장을 건립할 필요가 없다"며 NC 측에 공문을 보내 진해 신축구장 사용 의사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NC는 이날 공문에서 진해 신축구장 수용 여부는 밝히지 않고 오직 새 야구장 건립 이행 약속만을 촉구했다. NC의 이 같은 입장에는 지난 2011년 창원시와 NC,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맺은 기존 협약서가 무용지물이 되어선 안된다는 고민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NC 관계자는 "구단과 창원시는 9구단 창단과 관련해 이미 협약을 맺은 바 있다"며 "이 협약서에는 신규 야구장 입지와 관련된 내용은 없고, 2016년 3월까지 2만 5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창원시가 지어주겠다는 내용만 있다"고 전했다.

즉 NC가 시가 추진 중인 진해 신축 구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문으로 밝히면 약속된 신규 야구장도, 2011년 두 기관이 맺은 협약서 자체도 사실상 폐기처분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NC는 기존 협약서의 효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창원시의 책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NC 관계자는 "창원시가 입지 변경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밝힌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 창원시 행정부가 구단에 책임을 떠넘기지 않아야 하며 나아가 지방선거 이후 나설 새 창원시 행정부가 연속성을 지닐 수 있는가도 문제"라고 말했다.

창원시와 NC는 지난 1년 동안 '불통'의 세월을 극복하고 기본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게 시급한 일로 보인다. 겉으로는 창원시가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NC 측은 여전히 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또 입장이 바뀔지 모른다며 훗날 있을지 모르는 법적 공방 등에 대비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NC 관계자는 "이번에 서로 주고받은 공문이 기반이 돼 가까워질 수 있지 않냐고 볼 수도 있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며 "창원시는 입지를 변경할 테니 공문으로 확인해달라는 것인데 이는 자기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일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새 야구장 약속 기한만을 외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NC의 공문을 전해받은 창원시는 NC가 진해 야구장 사용 여부를 분명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계속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진해 야구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히면 원점에서 다시 협의할 계획이었지만 NC 측이 오히려 우리 입장을 더 명확하게 할 것을 요구했다"며 "생각처럼 쉽게 실마리가 풀릴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NC가 진해 야구장을 사용할 의사가 있다면, 마산 야구장을 사용하면서 진해 야구장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면 된다. 또 진해 야구장을 사용할 의사가 없다고 명확히 밝히면 다른 입지에 대해 처음부터 총체적으로 협의해 나가면 된다"며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계속 협의하고 의견을 좁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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