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스님들 이끈 ‘일품’ 메밀국수

메밀국수와 모밀국수는 어떻게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똑같다. 메밀이 표준어로 등록되며 오랜 세월동안 불러왔던 ‘모밀’이란 말과 함께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 ‘모밀’국수를 맛있게 하기로 소문난 명동손국수에 가봤다.

   
 
 
마산 남성동에 위치한 이 집은 25년 전통을 자랑한다. 토박이라면 한번쯤 들러본 이 집이 이 자리에서 문을 연 것은 1980년 5월 2일. 옛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모밀국수를 주문하니 먼저 시원한 육수가 주전자로 나온다. 다른 집들이 국그릇으로 한 그릇 달랑 나오는 것을 생각하니 넉넉한 인심이 반갑다. 무즙과 송송 썬 파를 푹 떠 넣고 면을 말아 먹으니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에 젓가락이 바빠진다. 쫄깃한 메밀면 그리고 멸치와 다시마, 꽃다랑어(가쓰오부시)를 우려낸 진한 육수는 더위로 도망갔던 입맛을 다시 불러들인다. 42년 요리 경력의 이경문(56)씨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이 집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밑반찬 ‘백가지(나나스끼)’다. 전라도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이 음식은 백가지를 청주찌꺼기에 절인 것으로 아주 짜서 한 조각이면 메밀 한판을 다 먹을 수 있다.

이 집은 스님들 사이에서 꽤 유명하다. 열반하신 해암스님도 1인분을 드시러 멀리서 일부러 들르시곤 했다. 입산수도하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메뉴다 보니 송광사, 범어사, 해인사 원당암·백년암, 밀양 석남사, 전라도 백양사, 강원도 백담사 오세암·봉정암까지 몇 백인분씩 메밀국수를 보내주기도 한다. 직접 가서 면을 삶아 주기도 할 정도로 스님들 사이에선 인기가 좋다.

예전에 메밀이 비싸지 않았던 시절에는 5~6판(1인분이 1판)씩 먹는 사람도 많았다. 이 집에서 최고 기록은 한자리에서 18판. 20년 전 일인데 청년 4명이 밥을 먹다가 ‘20인분 이상을 먹으면 양복 한 벌을 사주겠다’고 내기를 한 것이었다. 2판을 못 채워 내기는 지고 4명이서 27판을 먹고 갔다고 한다.

메밀면은 매일 아침 반죽을 해서 뽑아낸다. 메밀가루는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강원도 봉평 것을 쓴다. 몸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칼로리가 아주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그만이다.

겨울에는 뜨끈한 돌우동을 추천한다. 한 그릇 비우면 하루 종일 속이 따뜻하다.


   
 
 
△ 위치 : 마산시 남성동 142-23

△ 연락처 : (055)246-7204

△ 주요메뉴 : 모밀국수·돌우동·해물칼국수·콩국수·칡물(비빔)냉면·돌비빔밥(각 5000원), 가락우동(3000원), 별미우동·김(유부)초밥·김치왕만두(각 4000원)

△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 주차 : 바로 앞 유료주차장 있음

△ 카드 : 가능

△ 쉬는 날 : 매월 첫째·셋째 화요일(6~8월 무휴)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