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감 입후보 예정자 인물탐구] (2) 김명룡(51) 창원대 교수

김명룡 창원대 교수는 지난달 6일 경남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끝내고 도내 관공서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50년 인생을 '김명용'으로 살다 예비후보 등록 서류 표기명에 따라 '김명룡'으로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한국법제연구원에서 정부입법과 각 부처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행정법 관련 강연을 자주 했던 그는 '안면' 있는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대륙법계인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한 그는 시스템을 중시한다.

◇법학과 교수로 지역활동 다양 = 마산에서 태어나 삼계초·내서중·마산상업고등학교(현 용마고)를 졸업한 김 교수는 어린 시절 '장남'이라는 무거운 짐을 졌다. 4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마을 이장을 하며 바깥출입이 많았던 아버지 대신 쟁기질이며 소먹이는 일까지 도맡아 했다. 집안 생계를 위해 은행에 취직하라는 부친의 권유대로 마산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 무렵 간암을 앓았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그는 학비가 전혀 들지 않는 사관학교 입학을 준비했다. 하지만 육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의 벽은 높았다. 용마산 시립도서관에서 재수를 하며 재도전에 나섰지만 3차 학력고사에서 낙방하고 만다.

가난과 부친의 작고는 어린 시절 김 교수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졌고, 그는 명예와 안정을 위해 '교수'를 택했다.

농사일을 돕는 조건으로 어머니를 설득해 지난 1983년 창원대 법학과에 입학해 매일같이 도서관에 다녔다. 곰같이 공부만 했다는 그는 노트에 '창원대 졸, 연세대 대학원 법학석사,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법학박사, 창원대 법학과 교수'를 써놓고 자신을 위로했다. 누구보다 희망을 깊게 품었지만 외로운 시절이었다.

김 교수는 당시 학부 지도교수였던 김현태 창원대 전 총장과 상의해 행정법 전공을 택하고 독일유학을 준비했다. 우리와 법체계가 같은 독일을 본보기로 삼은 그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독일교수에게 편지를 쓰며 유학을 준비했고, 지난 1991년 독일 뮌헨대학교로 떠났다. 당시 전 탁구국가대표였던 안해숙 씨와 결혼한 상태였다.

그는 아내가 독일에서 일할 수 있는 탁구클럽을 찾자마자 가족을 불렀고, 7년간 자녀 둘과 독일에서 생활했다.

김 교수는 귀국 후 지난 2000년 지방대 출신으로 처음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채용됐고 2004년 창원대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창원대 사회과학대학 행정대학원 부원장과 학생처장, 입학관리본부장 등 다양하게 거쳤다.

또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김두관 후보를 지지하는 '미래창조포럼'을 창립해 자치분권을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달 경남교육감 선거 출마 기자회견 당시 지방분권에 앞장서고 청렴해 보이는 김두관 전 도지사에게 큰 호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 입장보다는 인간적인 관계라고 말했다.

현재 대외적으로 한국비교공법학회 회장과 국회입법지원위원,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경남도 녹색경남21추진협의회 위원, 김해이주민의 집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독일 유학 영향…원칙에 따른 열린 소통 지향 = 김 교수가 지향하는 교육상은 지난 7년간 독일 생활에서 영향을 받았다. 학비가 거의 들지 않고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체벌이 없었던 독일 교육은 그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또 학교 구석구석을 다니며 친절하게 민원인을 대하는 학교장을 보며 우리나라 관리자의 특권과 권위의식에 회의를 갖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청렴하고 합리적인 교육감 만들기 모임(청합모) 활동 경과 및 단독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권위와 특권을 내려놓는 경남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독일 유학은 그에게 사회적 안전장치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김 교수는 출간한 책 <꿈을 찾아주는 희망교육>에서 "통일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담론과 합의를 도출하는 모습에서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았다.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정말로 부러웠다. 학문과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재차 말할 필요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정책을 펼치고 대학입시는 지속적으로 변경없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학교 교육의 중심은 사고의 다원화와 다양화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래서 그는 시스템을 중시한다. 그동안 지역에서 활동한 다양한 직함을 살펴보면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주로 제시했다. 관련 법제정이나 법 개선 쪽이 대부분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일선 학교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정부 등이 교육시스템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그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고하되 정해진 규율을 따라야 하며, 이를 '중도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경남일보> 필진으로 1년간 활동하면서 기고한 교육 정책도 △학업중단 청소년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만들자 △다문화가정 학생에게 다양한 교육지원책 마련돼야 △학생자살 예방사업 외부기관과 공동으로 추진 △교육청 주민참여예산제의 운영활성화를 위한 제언 △학교협동조합 설립으로 급식·교복 등 학교문제 해결 등이 중심이다.

◇초·중등교육 경험 부족 = 하지만 학교 현장 특수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김 교수는 무상급식에 대해 학부모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재원 마련 방법과 대상 학생을 유연하게 고려하자고 밝혔다. 또 고입 선발고사도 올해 시행하기로 한 이상 시험을 치른 후 평가와 도민 의견 수렴을 통해 지속 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관련된 사항을 충분히 논의한 후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인데, 이는 해당 사안을 시급하게 해결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학사 일정대로 교육과정을 빡빡하게 운영해야 하는 일선 학교로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가 최근 펴낸 <꿈을 찾아주는 희망교육>에도 자살, 다문화자녀 등 사회 문제로 떠오른 굵직한 현안 이외의 학교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 초·중등교육의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다른 후보에 비해 초중등 교육의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다소 지식이 부족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려고 각종 보도자료와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2년 전부터 교육감 출마를 준비한 김 교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대학생들을 보고, 초·중등교육을 바로 잡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현재 경남교육은 '불신'이며, 교육현장을 존중하는 열린 마음과 원칙적인 소통을 꼭 지키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력>

◇김명룡(1963년 3월 25일생)

1982년 2월 마산상업고등학교 졸업

1987년 2월 창원대학교 법학과 졸업

1989년 2월 동아대학교 대학원 법학과(법학석사)

1997년 7월 독일 뮌헨대학교 대학원 법학과(법학박사)

2000년 7월∼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2004년 3월∼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2008년 3월∼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장

2011년 6월∼ 창원대 학생처장(종합인력개발원장·입학관리본부장 겸무)

2012년 8월∼ 미래창조포럼 상임대표

2013년 7월∼ 한국비교공법학회 회장

현 창원대 교수, 다살이교육 공동대표, 사단법인 민부정책연구소 이사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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