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여 건…1418건 달해
과거 다량민원 사례보다 많아 "검토" 반복에 시 행정력 소모
지지 측 지방의원에 입장 요구…"협박성" 의원 일부 반발 표출

'신세계 스타필드' 창원 입점을 요구하는 일군의 시민들이 창원시청 민원 접수 게시판인 '시민의 소리'를 점령(?)하면서 지나친 과열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자신들을 '순수 시민'이라고 밝힌 이들이 '창원 스타필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창원지역 도의원과 시의원들에게 찬반 의견을 묻는 질의서를 일괄적으로 보내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공격적인 스타필드 입점 운동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스타필드 질의서를 받은 일부 정치인들은 '협박성 질문 아니냐'는 반발이 일고 있다.

13일 하루 동안 시청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에는 스타필드 창원 입점을 촉구하는 게시물이 100건에 육박했다. 올 상반기부터 간간이 올라오던 스타필드 창원 입점 촉구 게시물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금까지 1418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굵직한 민원 사례(북면지역 송전선로 건설 반대 337건, 진해구 청안동 부영3차 아파트 분양전환 승인요청 213건, 야구장과 시 청사 관련 민원 424건, 북면 무동리 철강산업단지 건설 반대 274건 등)와 비교했을 때도 압도적인 수치다.

창원시청 누리집 '시민의 소리' 캡처. 스타필드 입점 찬성 글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1400건 이상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지만 창원시청 공식 응답은 '향후 건축 인·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관련부서와 종합적으로 검토해 처리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으로 요약될 뿐이다. 추가적인 상황 변화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1000건이 넘는 민원성 게시물이 달리고 있고, 창원시는 일일이 응대하는 데 행정력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창원시는 '현장 민원'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시민의 소리'에서 제기된 시민 불편 사항을 해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민의 소리'가 거의 '스타필드' 내용으로만 채워지면서 공교롭게도 일반 민원 사항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같은 내용을 담은 민원성 게시물은 다량민원 게시판으로 옮겨 다양한 분들이 '시민의 소리'를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스타필드 관련) 게시물이 너무 많아 그때그때 처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창원스타필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지역 정치인들에게 보낸 질의서를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창원스타필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14일 오후 6시까지 스타필드 찬반 입장을 회신해달라는 메일을 해당지역 도·시의원에게 일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의원들은 응당 지역 사회 현안에 대한 시민 물음에 응답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으므로 반드시 답변해 주기 바란다. 해당 의사 표명은 창원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며, 미회신 의원은 '무관심'으로 표기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이에 대해 여영국(정의당) 도의원은 13일 공개답변서를 발표했다. 여 의원은 "질의서를 보낸 분들의 대표자와 그 신분 정도는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정체도 모르는 단체로부터 예민한 문제의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을 받고 협박성 질문이라는 느낌이 들어 불쾌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 의원은 "경기도 하남과 인천·부천 등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도 창원처럼 스타필드 입점 찬성 모임이라는 형태로 기자회견 등이 열렸다"며 "그런데 실상은 스타필드가 들어서는 주변 아파트 입주자와 일부 부동산 업자가 결합된 것이 모임의 본질이라는 것이었고, 그 뒤에는 신세계 관계자가 있다는 의심도 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여 의원은 스타필드 입점 반대 의사를 회신했다고 밝히는 한편 "대형마트 입점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등 공동체를 파괴하고 고용과 지역경제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는 게 그간의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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