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가격 상승세 확산
분식·빵 업체도 줄줄이
"재료비·인건비 증가 탓"

"더는 감내하기 어려워 결국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시작한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상 움직임이 올해 전방위로 확산할 조짐이다. 새해 초부터 떡볶이, 피자, 빵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먹을거리 물가'는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1월을 기준으로 김밥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자장면은 4.4%, 갈비탕 6.0%, 떡볶이는 5.3%, 도시락은 6.5% 올랐다.

올해에도 외식물가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그중에서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이들은 지속적인 원재료 가격과 임대료·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들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연초 가격 인상 첫 주자는 젊은 층의 대표 먹을거리인 떡볶이와 피자 품목이다. 지난 1일 즉석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떡볶이'는 떡볶이 가격을 성인 7900원에서 8900원으로, 학생(초중고) 6900원에서 7900원으로 1000원씩 올렸다. 창원에서 두끼떡볶이를 운영하는 한 점장은 "지난해 말 본사로부터 1일부터 가격을 1000원씩 올린다고 공지 받았다. 식품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조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3일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한 식당이 지난 1일부터 가격을 인상한다는 안내문을 계산대와 입구 등에 붙여 두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중·저가 피자 브랜드로 알려진 '피자스쿨'도 1일부터 피자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피자스쿨은 공식 웹사이트에 '가격 조정 안내문'을 올리고 가격 변동을 안내했다. 김해 장유에서 피자스쿨을 운영하는 손모(51) 씨는 "최근 지속적인 임차료, 인건비, 원재료 등 물가상승으로 인상이 부득이하다"고 설명했다.

베이커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1일부터 약 90개 품목의 권장소비자가격을 7% 인상했다.

진해에서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매장마다 가격이 다르다. 전체적으로 빵값이 100~300원 올랐다"며 "우리 매장은 소보로빵, 슈크림빵, 단팥빵을 200원씩 오른 14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뚜레쥬르 본사 관계자는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가맹점주들과 협의를 통해 일부 제품의 공급가와 권장소비자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배달이 많은 업체는 배달료를 따로 받기 시작했다. 진해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이모(30) 씨는 "손님 이탈을 막고자 배달 주문금액을 받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라면서 "인건비·원재료값 상승으로 남는 게 없어서 부득이하게 1월 1일부터 배달비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가격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중앙회 경남도지회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돼 외식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임대료, 식재료비, 배달수수료 등 모든 비용이 인상됐기 때문에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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