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혐의 강하게 부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에 재출석해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6일 1차 소환 조사에 이어 3일 만으로 양측은 이날도 한치의 물러섬 없는 진실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지사는 "본질을 벗어난 조사가 더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충실히 조사에 협조한 만큼 하루속히 경남도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특검 수사에 거듭 불만을 나타냈다.

김 지사는 1차 소환 때도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특검이 돼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 씨 측이 댓글조작을 한다는 의심을 해본 적 없느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드루킹 측에 제안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고개를 젓거나 "그런 적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조사 하이라이트는 김 지사와 드루킹 김 씨의 대질신문이었다.

현재 양측 공방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출판사 내부 폐쇄회로(CC)TV 등 물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드루킹과 김 지사의 주장 중 진실을 가려내려면 양측이 대면한 가운데 당시 상황을 진술하도록 해 어느 한쪽의 모순점이 드러나도록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었다.

반면에 김 지사는 당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보여준 기억은 결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 지사는 드루킹 측 주장에 대해 "소설 같은 황당한 얘기"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날 '킹크랩' 시연을 지켜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주장하는 드루킹과 이를 전면 부인하는 김 지사 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은 또 김 지사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를 도와달라며 외교관직을 제안했다는 진술도 펴고 있다. 2차 조사를 마친 특검 측은 조만간 김 지사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