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출신 윤태석 회장과 사돈
정치권 인사·지지자 대거 참석
복귀 질문에 "반성·참회 먼저"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김태호 전 의원이 딸 결혼식과 함께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선 경남도지사, 재선 국회의원(김해 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의 정치적 이력을 지닌 김 전 의원이 본격적인 정치 재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게 지역 정가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지금 제가 (정치적으로)뭘 하겠다는 건 염치없는 일 아니겠느냐"며 일단 정치 재개 해석에 선을 그었다.

김 전 의원은 이번에 윤태석 회장(세종)과 사돈을 맺었다. 윤 회장은 밀양 출신으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1978년 동성교통을 설립한 이래 '세종' 등 여러 물류회사를 거느린 사업가로 성장했으며, 2001년 마산아리랑관광호텔을 인수했다. 전국 밀양향우회장, 창원지방검찰청 범죄예방협의회 운영위원, 한국갱생보호공단 창원지부 운영위원 등의 직함을 달고 사회봉사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11일 오후 5시 김 전 의원의 딸과 윤 회장의 아들 결혼식이 열린 아리랑호텔은 식이 거행되기 1시간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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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전 의원이 11일 오후 마산 아리랑호텔에서 열린 딸 결혼식에 참석해 하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채민 기자

이날 아리랑호텔 내 전체 연회홀은 접객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됐다. 이마저도 모자라 호텔 내에 있는 나이트클럽 공간까지 동원됐다. 정장과 한복 차림의 안내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축하객을 안내했다. 신부 측 방명록 테이블은 호텔 입구에 차려졌고, 자연스럽게 축하객 동선은 김 전 의원과 인사를 한 후 신랑 측 윤 회장과 인사를 나누는 형태였다. 하객 대부분은 김 전 의원과 윤 회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이들이기도 했다. 다만 이날 김 전 의원은 축의금과 화환을 받지 않았다.

김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가 대거 방문했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이장우 의원이 참석했고,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 박완수(창원 의창), 이주영(창원마산합포), 윤영석(양산 갑), 엄용수(밀양·창녕·의령·함안) 의원 등 도내 현역의원 역시 축하의 자리에 함께했다. 안홍준·강기윤 전 의원이 방문했고, 안상수 창원시장·박일호 밀양시장·차정섭 함안군수 등 도내 자치단체장도 눈에 뜨였다. 김해 을 지역구를 물려받은 이만기 새누리당 경남도당 대변인도 참석했다.

이태일·박판도·김종규·김윤근 전 경남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백상원, 남길우, 조우성, 황태수, 최학범 등 전현직 도의원의 방문이 이어졌다.

안상근 가야대학원장을 포함해 오랜 기간 김 전 의원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최기봉 씨, 부산 해운대기장 갑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했었던 이창진 보좌관 등 측근들이 김 전 의원 옆을 지켰다.

거창과 김해에서 온 김 전 의원의 지지자들 방문 역시 줄을 이었으며, 지지자들로부터 즉석 기념촬영 요청이 쇄도하기도 했다. 흡사 출판기념회 모습을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MB 정권 시절 총리 낙마 후, 2011년 김해 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한 김 전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에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 사태' 전후로 친박 전위대 역할을 하면서 여러 정치적 구설에 올랐고, 총선을 8개월여나 남긴 지난 2015년 8월께 돌연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 주위를 의아하게 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내공 부족"을 이유를 들며 좀 더 깊은 공부를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으나, 정치권 주변에서는 김해 을에서 당선이 불분명하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현 시점 탄핵 정국과 맞물려, 친박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역시 반등의 기회를 좀체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김 전 의원이 20대 총선 후 8개월여의 공백을 끊고 어떤 방식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 정가에서는 도지사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제가 지금 당장 뭘 하겠다고 말을 할 수 있겠나. 반성하고 참회하는 일밖에 더 있겠나. 지금 뭘 한다고 말하는 건 염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측근들 역시 "당장 정치적으로 계획하는 일은 없다. 공부를 계속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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