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만 매립, 그 20년 간의 기록] (6)마산항 물동량 증가 전망과 실제

현 해양수산부 이주영 장관은 2010년 11월 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국회의원 자격으로 마산항 물동량 전망과 실제에 대해 대정부 질의를 했다. '과도한 컨테이너 물동량 예측에 기반한 컨테이너 전용항만 건설계획. 이후 다목적 항구(컨테이너2+벌크전용2)로 변경됐지만, 내심은 벌크전용부두. 기존 부두 간 경쟁 격화와 그로 인한 수익성 전망 약화.' 이주영 의원은 그 결론으로 "항만기본계획 수립 시 마산 가포신항만을 취소하고 부지 매각을 검토할 용의는 없는지"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에 건의했다. 그의 지적대로 4년이 지난 지금 가포신항 민간운영사인 (주)아이포트는 가포신항 4선석 모두 벌크전용부두로 전환할 것을 탄원하고 있다. 이처럼 마산항 개발의 핵심 근거인 물동량 전망의 허구성에 대해서는 이 지역 출신 현 장관까지 개탄한 바 있다.

◇2020년 물동량 1000만t 이상 부풀려

1996년 마산항 광역개발 기본계획에는 개발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마산항의 해상물동량 전망에 의하면 목표연도인 2011년에 유류를 제외한 전체 물동량은 2297만t으로 추정되었으며, 기존시설 기능 재조정 후 하역능력은 1209만5000t으로 1087만5000t의 시설부족이 예상된다.'

2011년 마산항 물동량을 2297만t으로 예상한 것이다. 실제 그럴까.

유류를 포함한 2011년 총화물량(물동량) 전망치는 2759만6000t이었다.

이는 마산항 개발 필요성이자 핵심 근거였다.

하지만 2011년도 마산항의 실제 물동량은 1557만t이었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의 '2000년 이후 물동량 추이'에는 2011년 통합화물량을 1557만9158t이라고 제시했다. 1996년 물동량 전망치보다 740만t 이상 적었다. 이는 전체 전망치의 32%에 해당하는 큰 폭이다. 30% 이상 과장된 물동량 전망치가 마산항 개발 근거가 됐다. 1996년 물동량 전망 근거는 이뿐만 아니다.

'마산항 물동량은 1996년 1300만t에서 2011년에 2760만t, 2020년에는 3480만t으로 증가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2020년 예상 물동량.

1996년 당시 전망치는 3480만t이었다. 과연 실현 가능할까. 이는 2000년 이후 마산항 물동량 흐름을 보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산항 물동량은 지난 2008년 1597만t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9년 1376만t, 2010년 1422만t, 2011년 1557만t으로 하락세였다. 이후 물동량은 2012년에 1613만t으로 올랐다가 지난해 1512만t으로 크게 떨어졌다.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는 최근 추세를 감안할 때, 2020년 물동량이 예상대로 3480만t으로 반등할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최근인 2011년 해양수산부는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을 통해 2020년 마산항 물동량 전망치를 1952만t으로 낮췄다. 1996년과 2011년 통계의 간격이 1500만t 가깝다.

1994년 당시 해운항만청(현 해양수산부) 마산항 기본계획에는 1988∼1992년 물동량 흐름과 함께 2001년 물동량 전망치까지 내놨다. 1996년 마산항광역개발기본계획, 1998년 해양수산부 고시 1988-11호 등의 통계와 비교해서 보자.(그래픽1)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1996년 물동량 전망치다. 마산항 개발계획 근거로서 시기적으로 최근접한 통계였다.

1994년 계획 당시 1132만5000t으로 전망됐던 물동량이 1996년 계획에서는 1317만3000t으로 높게 잡혔다. 실제로는 어땠을까. 이는 1998년 해양수산부 고시에서 드러난다. 1996년 실제 물동량은 1151만2000t이었다. 추가 항만시설 건설이 필요하다며 근거로 내세운 물동량 전망치보다 160만t 가까이 차이가 난 것이다.

2001년 전망치도 마찬가지다. 1810만t으로 예상했는데, 이 수치는 1996년 해양수산부의 마산항 광역개발 기본계획에서는 2001년 물동량 전망치가 1786만t으로 하향 조정됐다.

실제 2001년 물동량은 얼마였을까.

1266만1138t. 앞서 어떤 통계에서도 1780만t 이하로 전망치가 내려간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500만t 이상 적은 물동량에 그쳤다. 이 근거는 전망 시기와 실제 시기가 불과 3~5년 정도로 근접했는데도, 현격한 차이가 났다.

연안오염총량관리제 심의 불이행으로 중단됐다고 알려진 마산자유무역지역 앞 삼포천 매립공사가 20일 오후 토사 투기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자유무역지역관리원이 도로 확장을 위해 3~8m 폭으로 매립을 한다. /이일균 기자

◇결론은 거짓

이후 통계는 2001년 제2차(2002∼2011) 전국항만기본계획 중 마산항 기본계획에 제시됐다.

다음은 2006년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전국 무역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이다. 마산항 1-1단계 개발사업 내용이 2005년 1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컨테이너 및 다목적부두 980m, 관리부두 320m 조성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장래 항만물동량 예측 결과 표에 관련 통계가 나온다. 그리고 2011년 제3차 전국무역항 기본계획. 2010년 실적치를 바탕으로 2020년과 2030년 물동량 전망이 제시됐다.

2010년 실적치를 주목하자. 총화물량이 1462만1000t. 이 친구들은 언제나 엇갈리는 통계를 낸다.

끝으로 2013년 5월 해양수산부 고시 제2013-29호. 품목별 물동량 전망은 2011년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때와 변화 없었다.

위에서 제시한 1994년 이후 물동량 전망과 실제 그래픽에서는 2001년과 2006년, 2011년 전국항만기본계획 때 제시됐던 마산항 물동량 추이를 함께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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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서동진 기자

우선, 그간 전망치만 제시됐던 2001년치부터 보자.

총화물량 1266만t. 맨 첫 계획이었던 1994년 마산항기본계획에서는 1810만t으로, 1996년 마산항광역개발기본계획 때는 1786만t으로 전망됐다. 2001년 실제 물동량보다 각각 600만t, 520만t 이상 차이가 났다.

다음은 2006년 실제 물동량으로 1234만t. 이는 2001년 물동량보다 30만t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당시 마산항 물동량 흐름을 알 수 있다. 당초 해가 갈수록 증가하리라던, 그래서 신항개발이 필수적이라던 해양수산부 근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 이전 2006년 전망치는 1996년 계획 때 2102만t, 2001년 계획 때 2029만t으로 실제 물동량보다 무려 800만t 가까이 부풀려졌다.

5년 뒤인 2011년 물동량. 전망치부터 보면 1996년 계획 때 2759만t, 2001년 계획 때 2690만t, 2006년 전국항만수정계획 때는 1666만t으로 계획 때마다 줄었다. 전망치 사이에 1000만t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였다. 그나마 줄어든 전망치보다 2011년 실제 물동량은 1234만t으로 400만t 이상 차이가 났다.

컨테이너 전용부두의 확보. 마산항 개발의 주요한 방향이었다. 장차 컨테이너 물동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최소 2선석 이상 전용부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1996년 마산항광역개발기본계획 때는 컨테이너 물동량 전망을 1996년 72만5000t(5만6000TEU)으로 잡고, 2001년 136만1000t(10만3000TEU)으로 예상했 다. 이후 2006년과 2011년 전망치는 각각 167만 1000t(12만 3000 TEU), 202만 6000t(14만6000TEU)였다. 실제 컨테이너 물동량은 위 표와 같다. 2001년 105만 6000t(6만5000TEU), 2006년 43만9000t (3만2000TEU), 2011년 6만6000t(7000T EU)으로 오히려 해마다 줄었다.

마산항 개발, 서항 가포지구 매립의 핵심 근거였던 마산항 물동량 증가 전망은 결국 거짓이었다. 이에 대해 마산지방해양항만청 관계자 분석이 있었다.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는 원인이 있다. 시베리아 연결 운송비가 급격하게 오르 면서 2006년 2월 마산항과 보스토치니항 간 러시아 항로가 폐쇄됐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총화물량의 경우 GDP 등 국가경제흐름과 관련된 요인이 작용 한다. 지역항만 사정만 감안한 전망치가 아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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