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만 8000년 최종 빙하기에 남해안 해수면은 지금보다 약 100m 이상 낮았다. 한반도는 일본과 연결되어 있었고, 낙동강은 좁고 긴 골짜기였다. 그러다 후빙기 기후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며 기원전 약 6000년 즈음에는 지금과 비슷해졌다. 합천 정양늪은 이런 해수면 상승과 낙동강 본류 퇴적으로 만들어진 하천 배후습지다.◇토종 금개구리가 살아요 = 정양늪은 규모가 41만㎡로 엄청 크진 않지만, 다양한 생물이 깃들어 살고 있어 보존 가치가 높다. 늪 일대는 대부분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며, 주변 산림지대는 2등급이다. 생물
5일 창원시 진해구 경화시장 한 중탕 가게 앞을 한 왜가리가 서성이고 있다. /독자 김민재 씨 제보
여기 재밌는 곳이다. 샌드위치 패널로 된 건물은 그럴싸한 간판 하나 없이 얼핏 창고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니 20평 남짓한 넓이에 목재로 따뜻한 조명으로 세심하게 꾸며졌다. 무엇보다 공간을 가득 채운 커피 향이 이곳이 남다른 카페임을 말해준다. 카페 '말이산 플레이스'는 함안군 가야가야읍 함안대로 변에 있다. 주변은 대부분 들판이다. 들판 너머로 함안 말이산 고분군이 보인다. 카페 이름도 여기서 가져왔다. 입구로 들어서니 김도경(35) 대표가 조용히 커피를 내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오로지 스페셜티 커피만, 그것도 핸드
지난 14일 거제시 하청면 칠천로 연구마을에 있는 작은 항구. 오후 6시 즈음 들어선 배에서 해녀 7명이 내린다. 그들은 해삼 20kg이 담긴 통 18개를 뭍으로 옮겼다. 집에 갈 채비를 서두르는 그들 중에서 가장 체구가 작은 이가 김성량(79) 해녀다. 140cm가 조금 넘는 그는 제주에서 태어나 독도에서 물질했고, 현재는 거제 칠천도 바다를 터전으로 삼고 있다.◇독도 원정 물질 시절 = 제주 해녀들이 독도에서 물질을 하기 시작한 건 1935년이다. 독도는 특히 미역이 지닌 상품적 가치가 뛰어났다. 독도 어장을 경험한 사람들은 해
"누워 있으니 새로운 게 보였어요.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광경, 까치가 날아 다니는 모습. 산책 나온 가족과 커플들 대화에 귀 기울여 보기도 했죠. 원래라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것들이에요."지난 17일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가로수길 도민의 집 앞 소공원에서 열린 제1회 가로수길 가로눕기 대회 우승자 중 한 명인 송유정(24) 씨의 이야기다. 송 씨의 말처럼 이날 참가자 32명은 조금 색다르게 창원 가로수길을 즐겼다.◇도시를 온전하게 즐기는 방법 = 이날 대회는 청년 문화기획사 뻔한 창원과 함안청년창업가 오브아르, 경남대 동아리연합
지난 9일 하동 악양면사무소 맞은편에 제로웨이스트 숍 '모두의 가게'가 문을 열었다. 제로웨이스트 숍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포장재 사용과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는 가게를 말한다. ◇선순환을 꿈꾸며 = 모두의 가게도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버려진 물품이 다시 누군가에게서 쓰도록 돕는다. 이곳에서는 포장되지 않은 친환경 설거지바와 천연라텍스 고무장갑, 과탄산소다 세탁비누, 단호박 황칠나무수액 린스 등 친환경 제품을 판매한다. 또, 누군가가 필요없다고 여기는 생활용품들이나 장신구 등 진열돼 있다. 모두의 가게는 '모두의 냉장고',
요즘에는 단체보다 소규모·개인 여행이 느는 추세다. 올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관광 트렌드로 '나만의 경험을 찾아가는 여정'을 제시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쉼이 있는 여행, 원포인트 여행, 나만의 명소 여행, 스마트 기술 기반 여행, 모두에게 열린 여행 5가지가 핵심이다. 쉽게 말해 이제 유명한 관광지에 우르르 몰려가서 먹고 마시며 즐기기보다 발길이 뜸한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조용히 머무르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생태관광(에코 투어리즘)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후 위기나 환경오염을 고민하고, 현
소리꾼 이우경(31) 씨의 공연이 9일 오후 7시 마산 시민극장 무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그가 지난해부터 진행하는, 춘향가를 나눠서 완창하는 프로젝트의 두 번째 순서다. 지난 6일 이 씨를 만나 공연을 준비하기까지 과정을 들었다.◇춘향가 완창의 꿈을 위해 = 이 씨는 18살 때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유목형 대안학교였던 인천 마리학교에 다닐 때 꿈을 찾았다. 당시 학교 교육 과정 중 전국을 돌아다니며 선생님들을 직접 찾아가 배우는 '100일 학교'에 참여하게 된다. 이때 정대호
소를 형상화한 쇠머리에 각 마을 장군이 섰다. 드디어 함성과 함께 쇠머리 두개가 맞대어진다. 청년들은 있는 힘껏 쇠머리를 민다. 구경꾼들의 함성에 분위기가 더욱 고조된다. 힘 겨루기 끝에 상대편 쇠머리를 밑으로 깔고 더 높이 오른 쇠머리가 이기고 환호성이 터진다. 지난 1일 창녕 영산면 제63회 3.1 민속문화제에서 열린 국가무형문화재 영산쇠머리대기 공개행사 중 한 장면이다.◇유래 = 영산쇠머리대기는 오직 창녕 영산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대보름 놀이다. 동부 마을과 서부 마을로 나뉘어 서까래를 엮고 새끼로 묶어 쇠머리 모양
'촌캉스'. 촌(村)과 바캉스(vacance)를 합친 말로 시골에서 보내는 휴가를 뜻한다. 요즘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할머니가 버선발로 뛰어나올 듯한 한적한 시골을 찾는 이들이 많다.산청에 촌캉스를 보낼 수 있는 멋진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장승배기생태공원과 단계한옥마을 부근에 위치한 '고요펜션'이다. 실제 둘러보니 각 건물이 미음 자로 서 있는 구조와 세월감 있는 대청마루가 예사롭지 않다. 150여 년 전에 지어진 한옥이라고 한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다 손님을 맞으러 나온 사장에게서 남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알고 보니 그
경남에도 해녀가 살고 있다.1876년 개항 이후 일본 해조업자들이 경남지역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당시 경남은 경제적 가치가 높았던 우뭇가사리와 미역이 가득한 황금어장이었다. 제주 해녀는 일본인 해녀에 비해 작업 능력이 좋고, 임금도 저렴했다. 1937년 기준 제주도에서 육지로 출가한 해녀는 모두 2801명.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50명이 경남에 터를 잡았다.해녀가 바다에 온 몸을 바쳐 바다가 내어주는 양식을 따오는 게 물질이다. 지역마다 농사를 짓는 토양이 다르듯, 물질을 하는 바닷길도 제각각이다. 어느 하나 같은 바다가 없는
요즘 큰 배낭에 텐트, 침낭, 매트와 각종 물품을 한 번에 담아 산으로 바다로 무작정 걷는 배낭 도보여행(백패킹·Backpacking)이 유행이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백패킹 열풍 덕분에 2022년 울릉도를 찾은 이가 42만 명으로 역대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백패킹은 보통 특별한 장소가 필요한 게 아니기에 캠핑보다는 넓은 개념이나 어느 정도 규모를 파악하고자 한국관광데이터랩에서 캠핑장을 찾아보니 올해 1월 기준 전국에 3758곳으로 나타났다.경남에서는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소쿠리섬이 백패킹에 입문하기 좋은
새잎이 났다. 임설아(34) 씨와 표유빈(34) 씨가 식물을 키울 때 가장 반기는 순간이다.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서 식물가게 '새잎이'를 운영하는 이들은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던 시기에 자신들의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화분이 점점 늘어 이젠 집에서만 식물 60여 종을 키우고 있다. 둘은 식물 키우는 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었다. 꽃집이 아니라 식물만을 판매하는 공간을 꾸리고자 했다. 그래서 2022년 2월 창원시 의창구 서상동에 매장을 열었다. 이후 더 넓은 공간을 찾다가 도계두리길6번길 29 건물 2층에 자리를
2023년 3월 28일태즈메이니아의 마지막 날인데 비가 오네요. 오늘은 휴온빌이란 곳과 프랭클린이란 곳을 가보려고요.버스 타는 데까지 20분이면 간다는데 제가 타야 하는 D1 버스 정류장을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분명히 이 부근인데 하며 40분을 헤매다 눈에 띈 D1~! 건너편으로 지나가느라 못 본 거예요. 길이 우리나라랑 방향도 반대고 큰길이 일방통행이었다 양방통행이었다 하니 참말 헷갈리더라고요. 아무튼, 무사히 차는 탔고 휴온빌로 출발했어요. ◇사과의 고장 휴온빌사과의 고장답게 여기저기 과수원과 사과농장이 많이 보였어요. 50
3월 25일.오늘은 숙소 이사하는 날이었어요. 묵고 싶었던 숙소가 6일이 다 안 돼서 다른 곳에서 2박을 했거든요. 택시를 타고 새 숙소 오는 길에 보니 토요마켓이 열린 것 같아요! 체크인 시간이 멀어서 가방만 넣어 놓고 마켓으로 가보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재밌는 마켓이 펼쳐지는군요! 일단 음악부터 신이 납니다. 뭘 살 수는 없지만 기웃기웃 여기저기 돌아봅니다. 그러다 직접 만든 태즈메이니아 마그넷도 하나 사고요, 커피랑 빵도 사서 공원에서 여유를 부려 봅니다.◇현지에서 생긴 벗 '현지'그러다 생각난 현지. 마침 쉬는 날이라고 기꺼
장춘사(長春寺)는 함안군 칠북면 무릉산(武陵山)에 있는 사찰이다. 통일신라 815년(헌덕왕 7) 무릉(武陵)이란 승려가 창건했다고 한다. 현재 사찰에는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과 석탑 등이 남아 있다. 그러나 오늘날 백과사전의 설명을 보면, 창건 유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을뿐더러 이후의 내력도 자세하지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과연 장춘사는 아무런 기록 없이 천 년의 역사를 이어왔을까? 유구한 역사가 있으니 왠지 그렇지는 않을 것만 같다. 장춘사의 이름은 조선시대 여러 지리지에서 그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상 칠원(漆原)을
남해군 고현면 차면리 앞바다를 관음포라 부른다. '관음'은 불교에서 말하는 관음보살(觀音菩薩)에서 따온 이름이다. 관음보살은 대자대비로 중생을 구제한다는 성자다. 관음포는 고려 말 왜구를 물리치는 데 큰 공을 세운 정지(1347~1391) 장군의 '관음포대첩'으로 처음 등장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지역은 불교와 관련이 깊다. 학자들은 고려시대 위대한 역사(役事), 고려대장경 판각(나무에 새기는 일)을 관음포 일대에서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옛 관음포는 뭍으로 깊숙이 들어온 바다였다. 적어도 지금 고현면 탑동마을 앞까지는 바다였
경남과 부산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16명이 모여 '마우스 북페어'를 연다. 마우스 북페어는 다음 달 9·10일에 부산 서면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다. 전국 독립출판 창작자 125개 단체가 참여한다.마우스 북페어의 대표 캐릭터는 '생쥐'다. 독립출판 세계에선 누구나 창작자가 되고, 작고 소중한 이야기일수록 빛나는 콘텐츠가 된다. 주최 측은 작고 소중한 이야기를 표현하려 생쥐를 떠올렸다. 작은 몸집으로 어느 곳이든 어렵지 않게 드나드는 생쥐처럼 마우스 북페어에서 소개하는 독립출판물들도 독자 마음에 쉽게 도착할 수 있길 바랐다.올해 처
'2023 경남 콘텐츠 페어'가 이달 26일부터 27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 3전시장에서 열렸다.경남콘텐츠페어는 올해 처음 열리는 지난 7월 16일에 발표한 '경남 문화콘텐츠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라 도민과 소통하는 체험형 문화콘텐츠 행사다. 도내 문화콘텐츠기업 홍보와 판로개척을 지원한다.△GN존 △캐릭터존 △실감콘텐츠존 △플랫폼·에듀테크존 △웹툰·애니메이션존 △게임존 △대학존 등 7개 분야 체험·전시관이 열렸다.이번 콘텐츠페어에선 드론체험 및 드론빙고대회, 대규모 회의, 판업 세미나, 경남 최고의 캐릭터를 가리는 '캐릭터 어워즈' 등
창원은 사실 아기자기하게 재밌는 곳이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순수 예술대학이 있는 곳인 만큼 문화 예술 감각을 지닌 젊은이들이 계속 배출된다. 지금도 도심 곳곳에서 저마다 문화를 일구는 이들이 많다. 도시 문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이런 이들이 계속 창원에 머물며 저마다 개성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핵심은 이들 사이의 연결이다.경남도민일보가 창원시문화도시지원센터와 창원 문화지도를 그려 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즘 문화생활에서 단순히 구경꾼이나 관객이 아닌 직접 참여해 자기 실현과 만족감을 추구하는 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