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드라마는 MBC <허준>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22일 첫 방송돼 올 6월 말까지 총 64회로 막을 내린 <허준>은 사극이라는 장르에 10대들을 끌어들이며 각종 기록들을 경신하고 유행어와 스타들을 배출해 내는 등 ‘허준 신드롬’을 만들어 내기에 손색이 없었다.

최고 시청률 64.7%, 평균 시청률 50%를 상회하는 기록을 낸 <허준>으로 전광렬은 스타반열에 올라섰고 황수정에게는 ‘예진아씨’라는 영원한 애칭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홍춘이”를 연발했던 임현식을 비롯, 최란·이희도·김해숙 등 조연들의 비중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허준>이후 이렇다할 드라마는 없었지만 <허준>의 후광으로 ‘드라마 왕국’을 지킬 것 같던 MBC에 딴죽을 건 것은 올 가을 방영된 KBS <가을동화>. 출생의 엇갈림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없었던 슬픈 사랑이 가을이라는 계절과 맞물려 이 역시 ‘가을동화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MBC <비밀> 등 ‘출생의 비밀’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애용된 것도 특징이다.

올해에 빼놓을 수 없는 장르는 바로 시트콤. SBS <순풍산부인과>가 9시 뉴스까지 제압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방송 3사는 너나할 것 없이 시트콤을 만들어 올 한해만 10여개의 시트콤이 난무해 그야말로 ‘시트콤 홍수시대’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 중에서 MBC 성인시트콤 <세친구>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SBS가 이달 초 또 다른 시트콤 <웬만해선 이들을 막을 수 없다>로 승부수를 던져 내년에도 시트콤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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